재래( 在來)라고 하는 말의 뜻은 '예전부터 있어 전해 내려옴'이다.
'조선견의 모피'의 저자 다카기 고로쿠(高木五六)는 조선견을 크게 조선고유견, 조선재래견으로
구분하였는데, 기타 재래견, 조선견, 잡종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입이 권미(立耳卷尾)인 조선고유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곳은 조사대상 29개소 가운데
함경남도 장진읍과 북면 2개소이며 그 점유비율은 약7%에 불과하다.
물론 함경남도 신풍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조선고유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와 있어서
입이권미인 개가 보편적으로 존재하기는 했지만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았다.
귀가 서있으면서 꼬리가 말린(입이권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개는 진돗개와 풍산개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보호되어 왔다. 하지만 그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개는 대부분 사라지고 없어서 지금은 우리가 보기가 어렵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우리 개' 즉 '재래견'이 사라질 지경인 것이다.
1940년대 초반에는 재래견이 우리나라 개의 다수를 차지했던 보편종이었다.
모리 다메조 교수는 보고서에서 1930년대 후반 조선의 개들이 서양종과 혼혈이
심하여 조선고유종이 잘 보존된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그것은 일본개의 사례를 조선견에 대입한 것으로 잘못된 분석으로 생각된다.
그 당시 조선견은 서양종과 혼혈이 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몽골개를 비롯한
북방견과 동아시아 남부개들의 적절한 조합으로 고유의 혈통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인데, 그 조합비율은 요즈음 개들 보다 몽골개 유전자의 비율이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일제강점기에 보편적인 개였던 재래견(조선재래견)은 우리나라 고유의
개이고 우리의 정서에 부합하는 개인데 재래견이 사라진 지금의 현실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진돗개와 같이 귀가서고 꼬리는 서거나 말렸으며 털이 짧은 개가 우리나라의
보편적이 개가 되었다. 따라서 진돗개를 닮은 개를 Kdog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 것
같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조선 재래견을 복원해야 한다'는 어쩌면
당연한 목표를 위하여 조선재래견을 'Kdog'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