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19/하나님께서 그의 손가락으로 십계명을 쓰셨다는 뜻은?
여호와께서 시내산 위에서 이르시기를 마치신 때에 증거판 둘을 모세에게 주시니 이는 돌판이요 하나님이 친히 쓰신 것이더라(출31:18)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돌판 둘을 처음 것과 같이 깎아 만들라 네가 깨뜨린바 처음 판에 있던 말을 내가 그 판에 쓰리니(출34:1)
하나님은 영이시다(요 4:24). 그런데 십계명 두 돌비에 대해서는 표현이 특이하다. “여호와께서.…증거판 둘을 모세에게 주시니 이는 돌판이요 하나님이 친히 쓰신 것이더라"(출 31:18)고 하였다. 또한 “그 판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요 글자는 하나님이 쓰셔서 판에 새긴 것이더 라"(출 32:16)고 하였다. 그러니 판과 글자 모두를 하나님이 직접 만드시고 새긴 것이다. 물론, 이 두 돌판은 모세가 백성들이 송아지 신을 경배하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던져서 깨뜨려졌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에게 “돌판 둘을 처음 것과 같이 깎아 만들라"고 하셨고 “네가 깨뜨린 바 처음 판에 있던 말을 내가 그 판에 쓰(신 34:1)겠다고 하셨다. 그러니 두 돌비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하나님이 친히 쓰신 것이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손가락을 갖고 계신 분인가? 사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신체에 대한 다양한 묘사들이 나타난다. 이렇게 하나님을 인간의 모습과 용어로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을 신인동형론(anthropomorphism)이라고 부른다. '하나님의 손가락'이란 표현은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는 제유법(提喩法, synecdoche)적 표현이다. 제유법이란 어떤 것의 특징적인 일부로 전체를 나타내는 수사법이다. '하나님의 손가락'이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내는 성경상의 예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애굽의 술객들은 셋째 재앙이 끝난 후에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출 8:19)라고 고백하였다. 그런데 성경은 난하주에서 이 권능'이라는 단어가 히브리어로 '손가락'이라는 것을 밝혀 주고 있다. 즉 바로의 술객들은 '하나님의 권능'에 압도당한 사실을 '하나님의 손가락'이란 말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사자(死者)의 서(書)와 같은 애굽의 문헌을 근거로 여기서의 '하나님의 손가락'은 '아론의 지팡이를 가리킨다고도 주장하지만, 분명히 성경적 문맥은 그들이 하나님의 권능을 체험했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편 기자는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것"(시 8:3)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예수께서도 "하나님의 손(손가락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눅 11:20) 낸다고 하셨다. 결국, 하나님의 손으로 친히 쓰셨다는 말의 의미는 하나님의 권능으로 쓰셨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은 십계명을 그의 권능의 역사로 직접 새기신 것이다. 더군다나 글씨는 물론 석판까지도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은 십계명이 산꼭대기로부터 하나님의 입으로 직접 선포되었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이 모든 사실들은 십계명은 감히 인간이 침범할 수 없는 거룩한 것임을 확신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