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이 / 유수현
햇빛이 쨍쨍한 금요일, 우리 동강초등학교 학생들은 고흥우주항공 축제에 갔다. 우주항공 축제는 나로도에서 21일 부터 23일 까지 열린다. 6학년 반 친구들은 왜 하필 금요일에 가냐 투정을 했지만 막상 가니 재밌어 했다.
1시간을 걸쳐 도착한 고흥우주항공 축제는 내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버스 창문 밖에서 본 체험부스도 흥미없어 보였다. 내 최약체인 과학과 관련되서 그런가 체험학습인데도 신나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리고 졸업앨범에 들어갈 사진을 찍으러 반 친구들과 포토존에 가 사진을 찍었다. 건물 밖으로 나가자 윤제현 선생님이 신나게 놀다 12시 전까지 모이라 하셨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반 친구들은 흩어졌다.
나는 모둠인 유진, 정원, 혜빈이와 같이 다녔다. 우리는 곧 바로 기념품 부터 가지러 갔다. 아까부터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 노랑이 풍선을 들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노랑이는 고흥을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풍선을 받고 아빠에게 기념품으로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풍선을 갖고 우리가 첫 번째로 간 곳은 에어로켓 만들기 부스였다. 가보니 운영자 언니가 많이 바빠 보였다. 자리가 많이 남아있길래 친구들과 앉았다. 언니는 급한지 우리에게 만드는 방법을 신속하게 알려주었다. 진도가 빨라도 6학년이여서 제법 이해를 잘 했다. 게다가 운영자 언니가 말 하는게 너무 웃겨서 에어로켓을 빨리 만들 수 있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아이스크림 가게 였지만 얼음 부족으로 인해 1시간 뒤에 먹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장님 탓이 아니지만 아이스크림을 못 먹어서 안그래도 더운 몸에 열이 뻗쳤다. 애써 괜찮다 말한 뒤 우리는 열변색 컵 만들기로 갔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다른 곳을 찾으로 가는 도중, 제현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저쪽에 타투 부스도 있으니 가보라고 말 하셨다. 우리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타투 부스로 갔다.
타투부스로 가 타투스티커도 많이 붙이고, 비눗방울 체험 부스에도 가보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팽이 만들기 부스에도 가 열심히 만들다 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어있었다. 모임 장소로 가보니 다른 모둠 친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 모이자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야외식당으로 갔다.
야외식당으로 가니 이미 그늘진 자리는 모조리 다 뺏기고 없었다. 어쩔수 없이 우리는 햇빛이 너무 잘 들어 뜨거워진 자리에 앉게 되었다. 친구들은 덥다며 투덜댔고, 다른 친구들은 살이 탈까봐 아까 받은 노랑이 풍선으로 햇빛을 막고 있었다. 돈까스를 기다리는 중 그늘진 자리가 생겨 재빨리 친구들과 앉았다. 눈치 게임에 성공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돈까스가 너무 늦게 만들어져서 더위를 못 참은 나와 소망이, 유진이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
야외식당 앞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 나는 에이드를 먹으려 했지만 여기 역시 얼음이 다 떨어져 아이스크림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아이스크림을 샀지만 엄청 작았다. 이 작은거 하나에 4000원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돈이 너무 아깝지만 그 때는 너무 더워 그냥 사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사서 남자애들을 실컷 놀리다보니 돈까스가 나왔다.
돈까스를 한 입 먹어보니 내 입맛에는 안 맞았다. 옆에 친구들도 감자 맛이 난다며 남겼다. 결국 절대 남기지 않겠다는 나도 남기고 말았다. 먹는 거라면 모조리 다 먹어치우는 그 전설의 황연우도 남겼다. 점심을 남기니 아직 배고팠다. 친구들도 같은 생각이였는지 다 같이 콜팝을 먹으러 갔다. 콜팝은 줄이 꽤 많이 길었다. 콜팝을 기다리며 땡볕에 일어서서 기다렸다. 기다리며 하늘 위에 연 날리기쇼(?)도 보았다. 너무 많이 날려 '저러다가 동강까지 가겠다'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우린 콜팝을 다 먹고 바닷가로 갔다. 바닷가로 가 예쁜 돌도 줍고 모래사장에 가 글귀를 적기도 했다. 양말을 벗고 바닷물에 들어가 놀다 보니 이제 다들 바다는 질린 것 같았다. 다시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 체험할 부스를 찾다 보니 저 멀리 공연소리가 들려왔다.
무대 쪽으로 가보니 진행자 분이 무대에 설 사람들을 구하고 있었다. 대충 노래에 맞춰 춤추러 올라오라는 뜻 이였다. 나와 유진이는 갈까? 말까? 이러기만 10초 하다 카운트를 시작하길래 호다닥 올라갔다. 노래가 다 끝나니 진행자분이 랜덤 노래를 틀 테니 무대에 올라온사람들 중에 제일 오래 살아남은 사람에게 상품을 준다 했다. 나는 잘못 올라왔다 생각했다. 생각한 대로 역시 나는 첫번째 부터 탈락했다. 다른 노래라면 출 자신 있었는데 첫노래부터 모르는게 나왔다. 나와 같이 나간 사랑, 채연도 같이 탈락했다. 유진이는 잘 췄지만 진행자 마음에는 안들었는지 두번째에 탈락했다. 유진이는 아쉬워 했지만 금방 떨쳐냈다. 상품은 남학생 3명이 타갔다. 아쉬웠다.
우리는 또 드론다트 부스에 가보고, 한우 시식도 하고, 편의점에 가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그렇게 약속 시간인 2시 30분이 되었다. 순종이와 준후가 많이 늦긴 했지만 통학차를 탈 시간에는 왔으니 다행이였다. 버스를 타고 마지막으로 창문 밖에 보이는 고흥우주항공축제를 내 머릿속에 저장했다.
학교로 돌아와 교장선생님께 기념품인 노랑이 풍선을 드렸다. 사실 아빠에게 줄려 했지만 왠지 모르게 교장쌤에게 드려야 될 것 같았다. 교장선생님의 표정이 밝아지셨다. 다시 통학차를 타고 집으로 가며 나는 생각했다. '다음에 또 가고싶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