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격
“손을 게으르게 놀리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손이 부지런한 자는 부하게 되느니라” (잠언 10장 4절)
내가 회고록을 쓰게 된 것은 첫째는 후손들을(손자, 손녀들) 위하여 할아버지의 삶의 경험을 전수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후손들과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기를 원함이며, 마지막은 이 땅에 살았던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이다. 그러기 위해 나의 모습을 상세히 그려보고자 한다.
먼저 단점부터 말하면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다. 심지어는 지나가는 길가에 건물을 건축하고 있으면 거푸집이 떨어질까봐 피해갈 정도로 겁이 많다. 따라서 어떤 일이든지 안전장치부터 연구하며 문제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한다. 겁이 많은 탓인지 나는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다른 사람과 깊이 사귀고 난 후에나 자신의 소신을 밝힐 정도로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했다.
또한 나는 성격이 급하다. 키는 작아도 걷는 속도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빠르며, 계단도 한 걸음에 두 계단씩 걷는 습성이 있을 정도이다. 무엇이든지 빨리빨리 처리하는 습성 때문에 손해를 볼 때도 많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잠을 못 이루고 연구하여 해결을 보아야 마음이 안정되기도 한다. 때문에 같이 일을 해 본 분들에게 보통 사람의 두 몫을 한다는 말을 가끔 듣곤 하는데 결코 자랑할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인색하다는 말을 많이 듣곤 했다. 내가 살펴봐도 인정이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사람이 냉정하다고 평가를 받곤 한다. 스스로도 나는 뜨거운 가슴보다 냉철한 머리가 우선한다는 생각을 하며, 너그럽지 못한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도할 때마다 부드러워지기를, 그리고 이웃을 위하여 인정을 베풀 수 있는 마음을 주시기를 구한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성격은 어렸을 때 형성된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소년답게 꿈을 키우거나 사랑을 받으며 자라지를 못하였기 때문에 마음이 너그럽지 못하고 인색하며 딱딱한 성격이 된 것이다. 그 영향으로 성장 후에도 여유 있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지는 못하였으며 늘 조급하게 일거리를 찾으며 살아온 것 같다.
한편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公)과 사(私)를 너무 지나치게 구별한다는 평도 들었다. 책임감이 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맡겨진 일은 밤이 늦어도 꼭 다하고야 직성이 풀리고 주어진 일은 이유를 불문하고 완성을 해야 쉬는 성격 때문에 고달픈 인생을 산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성격은 급해도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기를 좋아하며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또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마음이 많다.
내가 꼭 스스로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남보다 부지런하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24시간 가운데 6시간 정도 자고 늘 부지런히 일한다. 또 사색을 좋아한다. 목욕탕에 가서도 쉬지 않고 사색을 하며, 연구하고, 계획을 세우곤 한다.
스스로 모난 성격이라 생각하지만 이 성격으로도 지혜롭게 잘살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위험을 느낄 때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인색한 마음이 떠오를 때는 예수님을 생각하고, 마음이 냉정해질 때는 성령의 은혜를 구했다. 대중 앞에 서기를 두려워했던 것은 교회 생활로 연단하였다. 그리고 비판적인 마음일 때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였다. 모난 성격을 가지고도 잘 극복하고 80평생을 살아오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지금 생각하면 뒤는 돌아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뛰며, 걸으며, 계획을 세우며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누가 쉬어 가자고 권하여도 부지런히 나의 갈 길을 걸어온 것 같다.
끝으로 나는 이웃이나 남에게 신세(은혜)를 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였으나 80평생 동안 너무도 많은 신세를 지고 산 것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성급한 성격과 모가 난 부분을 잘 소화시켜 대과 없이 살아온 것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성령의 도움을 많이 받고 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