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功 與 汾 陽 大 (공여분양대) 공로는 당나라 곽자의에 비기고
名 同 諸 葛 高 (명동제갈고) 이름은 제갈공명처럼 드높다네
千 秋 東 海 上 (천추동해상) 오랜 세월 흐른 동해의 바다에는
皇 賜 重 雙 刀 (황사중쌍도) 황제께서 하사한 쌍검이 운다네
* 汾 陽 : 당나라의 명장 곽자의(郭子儀)
2)
不 八 唐 三 昧 (불팔당삼매) 당시 읽으며 삼매경에 취하는데
此 詩 誰 鮮 高 (차시수선고) 이 시는 누구와 격조를 다투는가
月 黑 雪 重 夜 (월흑설중야) 달없는 어두운 곳의 눈 내리는 밤
聞 雁 動 弓 刀 (문안동궁도) 기러기 소리에 칼과 활 움직이네
3)
世 爲 材 官 賤 (세위재관천) 인재는 벼슬낮다 세상은 말하나
人 將 爵 祿 高 (인장작록고) 장군이 되셨으니 지위도 높았네
閑 山 好 明 月 (한산호명월) 한산섬 달은 지금도 밝게 빛나나
不 照 匣 中 刀 (부조갑중도) 칼집 속의 칼을 비추지는 못하네
신 헌 (1810-1884)
자字는 국빈國), 호는 위당威堂 또는 금당琴堂 등이며, 본관은 평산이고 시호는
장숙(壯肅)이다.
전형적인 무관 가문에 태어나 정약용과 김정희 문하에서 실사구시적인 학문을
수학하였다. 정약용의 민보방위론을 발전시켜 ‘민보집설’ 같은 병서를 저술했고,
추사秋史에게 서예를 배워 ‘금석원류휘집’ 이라는 금석학 관련 저술도 남겼으며,
예서隸書에 특히 조예가 깊었다.
그밖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제작에 힘을 보태고, ‘유산필기‘라는 역사지리서를
편찬하였으며, 농법(農法)에도 관심이 깊어 ’농축회통‘ 이라는 농서를 저술하였다.
순조, 헌종, 철종, 고종 조에 이르기까지 주요 무반 직을 두루 역임하였다. 후에는
6조의 여러 판서를 거쳐 좌참찬, 판의금부사 등을 역임하고, 왕조 말에 전권대관
으로 미국과의 수호조약修好條約을 체결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