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고정순 선생님이 새 그림책을 펴내셨습니다. 텀블벅 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았는데 저도 참여해서 저자 사인본 도서 두 권을 선물로 받았어요.
고정순 작가님은 <가드를 올리고> <철사 코끼리> 같은 책으로 아픈 마음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책들을 냈는데요...작가님이 쓴 에세이 <안녕하다>를 보면 그가 쓴 그림책이 왜 사람들 마음을 울리는지 이유를 알 수 있어요. 이 에세이는 글도 내용도 참 좋아서 제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그런가하면 최근에는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을 펴내 사육당하고 죽임당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최근 작업으로 <63일>이라는 그림책을 만든 거예요. 위에 소개한 작품들과 달리 이 두 작품은 고정순 작가님이 그림만 그리고 글은 허정윤 작가가 썼습니다. 두 분이 의기투합해서 목적의식을 갖고 만든 그림책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63일>은 자연에 부여된 이치대로 탄생하는 생명체가 아니라 공장에서 마치 물건처럼 인간의 입맛에 맞게 찍어내듯 생산되는 공장 강아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 장의 그림, 한 줄의 글....많은 걸 설명하진 않지만 인간이 자연에, 자유로움을 부여받은 생명들에 어떤 몹쓸 짓을 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흑백 톤으로 그렸지만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진 강아지들의 표정은 생생합니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 애완동물을 갖고 싶다 말하는 어린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며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그래봤자 개구리>는 장현정 작가 새 그림책입니다. 장현정 작가는 그림책 <맴>에서 글자 없이 그림만으로도 한여름 숲의 공기와, 매미소리, 타는 여름 속에 시원한 숲속 그늘과 바람을 느끼게 해주었던 분이죠....아름다운 책이었는데요...이번엔 개구리 이야기를 써주었습니다.
역시 긴 글이 없이 그림과 동작만으로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어가는 모습, 다른 누구도 아닌 개구리....그것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발 밑에 개구리일 뿐이지만 그래도 나는 개구리....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그림 작가로서, 글로 서사를 풀어내는 일이 어려울 때 굳이 글을 쓰려고 하기보다는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그림으로 모든 서사를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있다는 걸 장현정 작가는 잘 알고 있고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델라이드>는 토미 웅게러 라는 거장 작가의 초기 작입니다.
너무도 유명한 작가고 한국에도 독자가 많지요...안타깝게도 작년에 돌아가셨는데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에는 그의 뮤지엄이 있어서 여기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기회가 닿지 않았네요. 깊이있는 메시지를 풍자와 유머로 채색해낸 그림과 표현이 멋진 작가입니다. 그중에 한국에 아직 소개되지 않았던 <아델라이드>라는 작품이 이번에 나왔네요.
날개가 달린 캥거루 이야기입니다....꼭 한 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