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갑작스레 배가 아파 쉴새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열 또한 오르락 내리락 한다.
매년 여름마다 찾아오는 이 고통스런 경험, 바로 급성장염이 주범이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하면 이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올바른 예방법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회사원 이 모(24·전주시 금암동)씨는 점심 식사 후 계속되는 설사와 복통으로 결국에는 회사를 조퇴하게 됐다. 같은 음식을 먹은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혼자서만 하루에 몇 십 번씩 반복되는 설사 때문에 잠시도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계속되는 복통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이씨는 세균성 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장염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김종민 가정의학과 김종민 원장은 “장염이란 물을 통해 몸으로 침투되는 수인성 질환으로 온도가 20도 이상이 되면 세균이 빠른 속도로 증식을 해 장염에 걸리기 쉽다”며 “장염에 걸리게 되면 음식을 최대한 절제해서 먹어야 하고 탈수현상이 심할 때는 부드러운 음식으로 속을 달래줘야한다”고 말한다.
▲ 장염이란?
장염은 바이러스, 세균 등에 의해 위 및 장이 감염이 되어 염증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장염은 복통과 구토, 설사를 동반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것과 세균에 의한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은 열이 없고 복통이 심하지 않지만 세균에 의한 것은 열이 많고 복통도 심하다.
바이러스성 장염의 증상은 대개 열이 없으며 복통도 심하지 않다. 물설사를 동반하는 장염은 대부분 바이러스성 장염.
대개 처음에는 구토만 하다가 구토는 점차 줄어들면서 물설사를 하게 된다. 설사의 양은 적을 수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양의 수분이 설사로 소실되어 탈수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탈수의 정도가 심한데 대개 3일에서 길어야 7일 이내에 저절로 낫게 되며 감기와 같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비해 세균성 장염은 대개 고열과 함께 심한 복통을 동반한다. 또한 구토와 설사를 다 일으킬 수 있으며 설사는 물 같은 양상이기 보다는 점액질이 많으며 피가 섞이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바이러스성 장염보다는 많지 않으며 이질균, 장티푸스균, 대장균 등이 흔한 원인 세균이 된다. 음식물을 매개로 하여 전파가 잘 되므로 주로 여름철에 잘 발생하게 되는 장염은 탈수도 문제가 되지만 고열, 복통 등의 증상도 문제가 된다.
▲ 무조건 굶기보다는 죽, 미음을 섭취해야
급성장염은 특별한 치료가 없이도 1주일 정도면 저절로 낫는다. 그렇지만 그 1주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일단 급성장염에 걸리면 무엇을 먹어도 바로 설사가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아무것도 입에 댈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1주일 내내 이렇게 지내다가는 장염이 다 나은 후에도 체력을 찾지 못하고 심하게 여름을 타게 된다.
또한 1주일 동안제대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할 때는 탈수증상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증상이 경미한 경우는 따뜻한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많이 마셔 탈수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열이 나고 한기가 들거나 변에서 고름이나 피가 섞이는 경우는 심한 장염으로 항생제 등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유산균 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장염에 걸렸을 때는 무조건 굶지 말고 죽, 미음 등의 부드러운 음식으로 탈수를 방지하며 장 점막의 재생을 돕도록 한다.
▲ 철저한 식품·환경 위생이 최선의 예방법
30도 정도의 날씨에 음식을 4∼5시간 방치하면 식중독을 일으킬 만큼 균이 생성된다. 따라서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되도록이면 조리 후 음식을 바로 먹도록 한다. 또한 가능한 오랜 시간 충분히 끓여서 먹고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이라도 맛과 냄새가 이상하면 먹지 말아야 한다.
또 세균의 침범은 비위생적인 식품취급자의 손을 거쳐 일어나기 때문에 조리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예방의 기본이다. 설사가 심하면 탈수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찬 음료와 기름진 음식, 장운동을 촉진하는 과일 등의 섭취는 삼가야 한다.
▲ 장염에 좋은 음식
장염이라면 우선 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조금씩 나눠 먹는 것이 좋다.
정말 심한 장염일 경우 흰쌀 죽과 건더기가 없는 맑은 된장국, 그리고 따뜻한 물을 마시면 무리가 없다. 하지만 보리차는 뱃속을 차게해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용이한 수분 섭취를 위해 차지 않은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높은 산꼭대기의 풀밭이나 개울가의 빈터 같은 곳에 무리지어 연한 보라빛 꽃을 피우는 ‘이질풀’은 장염 증상이 있을 때 가장 좋은 민간 치료약이다.
이질풀은 각종 균을 죽이고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능아 탁월해 세균성 설사나 급성 혹은 만성 장염 등에 2∼3일 정도 복용하면 효과를 본다.
복용하는 방법은 말린 이질풀 20g에 물 2컵 반을 넣고 물의 양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 다음 그 물을 하루 분량으로 삼아서 3회로 나눠 마신다.
매실은 복통 및 설사에 좋은 효과를 주는 음식이다. 청매실 원액을 먹기 좋게 따뜻한 물에 타서 조금씩 마셔주면 좋고, 염증성 질환환자는 여러 가지 비타민과 무기질이 결핍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상적인 권장량의 1-5배이상의 복합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저섬유소식으로 과일 및 채소를 많이 섭취할 수 없으므로 복합비타민제와 무기질제를 보충하는 것도 기력을 잃지 않는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