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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인류를 괴롭혀온 많은 병과 치료약의 개발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AIDS를 살펴보고 그동안의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최근들어 신약 개발자들이 노벨의학상을 받는 경우가 드물어진다 신약 발표 당시는 획기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뜻밖의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하고 또 신약의 막대한 경제적 이익때문에 다툼이 치열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AIDS 치료약도 그렇다
근래에 들어 광우병 SARS MERS 에볼라 등등 공포의 감염병들이 나타난다 특히 AIDS 는 상상초월의 충격이다
1981년 미국 LA 지역의 동성연애자들 사이에서 특이한 폐렴 현상이 보고된다 역학조사 결과 정상인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바이러스가 특정인들에게만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쇠약해지다 결국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하는 것이다
이 병을 후천성면역결핍증 AIDS 라 이름 붙힌다 당시 치사율이 90%를 육박한다
배우 록 허드슨 화가 키스 해링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이 잇달아 희생되고 농구인 매직 존슨까지 고백한다 노스트라마무스의 예언까지 들먹이며 세상은 발칵 뒤집힌다 수혈로 인한 환자까지 포함하여 급격하게 늘어난다
온갖 유언비어와 대인기피 현상이 생긴다 동성연애자들의 병이라고 손가락질이 심하다
1993년 개봉한 영화 '필라델피아'가 당시 사회분위기를 잘 표현한다 종교계의 많은 공격도 받지만 아카데미상 2개 부문을 수상한다
바이러스가 원인일 거라는 가설이 나온다
AIDS 의 원인바이러스의 기원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1920년대 아프리카 콩고에서 시작하였을 거라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AIDS 연구에 몰두하던 미국 국립암연구소 로버트 갈로와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뤼크 몽타니에는 서로 자기가 발견한 바이러스가 원인바이러스이라 주장한다 나중에는 상대방이 연구실적을 훔쳤다고 법적 공방까지 간다
급기야 양국 수뇌인 레이건과 시라크까지 나서서 두사람의 공적을 같이 인정하고 모든 수익을 기부한다는 정치적 중재를 할 정도로 민감하다
두사람 다 관련 연구 공적은 크고 분명하다 그러나 노벨상위원회는 결국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다시 AIDS 로 돌아와서
'얄미울 정도로 잘 만들어진 병'이라는 AIDS 는 원인바이러스가 상처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항체 생산을 돕는 보조T세포를 점령한다 점령당한 보조T세포는 항체만들기를 중단하고 대신 원인바이러스를 만든다 새로 만들어진 원인바이러스는 또 주변의 보조 T세포를 점령하고 또 항체 대신 만들고 ... 이러다 보니 바이러스와 싸울 항체를 만들지 못하고 원인바이러스만 급증한다
이 바이러스를 HIV (면역결핍바이러스) 라 부른다
또 무서운 것은 증세가 감기와 비슷하고 잠복기간이 3년에서 10년이다 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주변을 감염시킨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다르다
세균 즉 박테리아는 아주 작은 단세포 생명체이다 번식을 하고 세균막으로 덮혀있다
세균막 합성효소라는 공통점이 있어 이를 집중공격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더 작다 스스로 증식하지 못한다 생명체인지 아닌지 조차 구분이 모호하다 우주에서 온 물질이라는 주장도 있다
인체의 숙주세포가 바이러스를 만나면 원래 하던 일을 갑자기 멈추고 바이러스를 맹렬히 번식시킨다
바이러스는 세포벽같은 공통점이 없다 각각 개별적으로 공격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종류가 너무 많고 변이가 빠르다 그래서 '인류 최후의 적'이라고 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마쓰야는 다들 기피하는 AIDS 치료약 연구를 맡는다 동료들은 감염될까 두려워 근처에 오지도 않는다
2007년 마쓰야는 영국 제약회사 버로즈웰컴과 함께 HIV 증식을 억제하는 AZT 라는 신약을 개발한다 이 약은 미국 FDA 에서 한달만에 승인받는다 통상 수년까지 걸리는 전례를 볼 때 얼마나 기다리던 치료약인지 짐작할 수 있다
버로즈웰컴사는 특허 등록과 함께 1년치 약 1300만원의 가격으로 시판한다 초창기 치료약이다
많은 AIDS 약이 계속 개발된다 현재 20종이 넘는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완벽한 치료효과를 보지 못한다
변이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가지 약을 동시에 투약한다 칵테일요법이다 세가지 내성을 동시에 가지는 변종은 없을 거라는 가정이다
완치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약을 복용하면서 HIV 의 활동을 억제하여 생존기간을 늘릴 뿐이다
사망자는 반 이상 줄었다 그러나 지금도 1500만명 이상이 AIDS 치료를 받고 있다 그나마 살만한 나라의 환자들만 정상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새로운 문제점이 나타난다 치료약이 나오니 일부에선 경계심이 약해진다 선진국에서는 환자수가 줄고 있는 반면 아프리카나 중국에서는 계속 늘고 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다 치료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거나 안전불감증이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약 3000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보고된다 질병사망 원인 6위이다
AIDS와의 전쟁은 아직 한창 진행형이다 더구나 바이러스 퇴치의 실마리는 보이지도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다 '사랑한다면 안전한 섹스를~'
참고 : 위키피데아 : 세계사를 바꾼 100가지 약 - 사토 겐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