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edpolicy.kedi.re.kr/frt/boardView.do?nTbBoardSeq=&strCurMenuId=68&nTbCategorySeq=&pageIndex=1&pageCondition=10&nTbBoardArticleSeq=817615&searchTopic=&searchObject=&searchCondition_W=6&searchKeyword_W=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선진국으로 2017년 기준 전체 인구 약 560만 명의(Department of Statistics Singapore, 2017) 도시국가이다.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연방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작은 영토와 부족한 천연자원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하여 교육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실행한 결과 교육강국이라는 위상을 갖게 되었다. 일례로 2015년 OECD에서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에서 읽기, 과학, 수학에서 싱가포르 학생이 모두 1위의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OECD, 2016), 이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해서 미래 사회에 대비한 교육 비전 제시와 이를 위한 실천전략의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1997년에 제시한 교육 비전 ‘생각하는 학교, 학습하는 국가(Thinking Schools, Learning Nation)’와 2004년에 제시한 교육 비전 ‘덜 가르치고, 더 학습하자(Teach Less Learn More)’를 통해 싱가포르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에 힘쓰면서 역량 기반 교육과정 개발, ICT 활용 교육, 교원 전문성 함양 등 전방위적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 중 본고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싱가포르의 학교 혁신 사례는 싱가포르의 미래 학교(Future School) 정책이다1).
1) 본고는 싱가포르의 미래 학교 정책의 소개를 위하여 Chung et al. (2017)의 내용을 발췌하여 요약, 정리하였음.
2008년 싱가포르 교육부는 5개의 미래 학교를 설립하고 이 학교의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모델 학교로 지정하였다. 이 중 첫 번째 미래 학교로 선정된 학교가 화총학원이다. 화총학원(Hwa Chong Institution, 이하 HCI)은 화총고등학교(Hwa Chong High School)와 화총대학교(Hwa Chong College)로 구성되어 있으며 싱가포르의 명문 학교 중 하나이다2). 최초의 미래 학교로서 화총 학교는 싱가포르 교육부와 싱가포르 인포콤 개발국(Infocomm Development Authority of Singapore)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ICT를 학교의 교수, 학습에 적용하려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ICT와 더불어 국제화되어 가고 있는 세계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교육과정 안에 통합하도록 하였다.
2) 싱가포르는 초등학교 이후의 전기 중등학교 및 후기 중등학교들이 모두 서열화되어 있음.
HCI가 미래 학교로 기능하기 위하여 가장 중시하는 것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미래의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민첩하게(agility)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하여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다양한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협력하여 연구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협력적 환경(collaborative learning environment)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HCI에서 교사의 역할은 ICT 기반 학습의 중재자로서 변화해 가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TED 강연과 같은 비디오 클립을 개발하거나 Nearpod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였다. 이 외에 교육을 위한 구글 어플리케이션 활용, Pigeonhole 등과 같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HCI를 미래 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의 첫 단계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환경 조성을 통한 국제적인 학교(Global Academy)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였다. [그림 1]을 살펴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미래 학교를 운영하기 위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과 교원의 역할을 포함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새로운 아이디어와 교육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하여 ICT 기반 교실, 학생들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역동적인 교실 배치(flexible furnishing), 무선인터넷 설치와 더불어 온라인 소스에 접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프로젝트 및 상호 리뷰를 위해서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다른 국가에 있는 학생과의 협업을 위해 가상플랫폼(virtual platform)을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 버지니아의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Science)의 학생들과 HCI의 학생들이 협동하여 과학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또 다른 예로 국제 과학 청소년 포럼(the annual International Science Youth Forum)에서 HCI 학생들은 매년 최고 수준의 교육자와 네트워크를 통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약 30명의 노벨상 수상 과학자들과 필드상 수상자들이 HCI의 학생들과 교류의 기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HCI의 교사들에게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교사들에게 Web 2.0 테크놀로지를 소개하고 전문가들의 강의와 더불어 교사들 간의 상호작용 및 연수를 통해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익히도록 하였다. 2년 동안 교사들은 블로그, 위키, 팟캐스트,E-포트폴리오, 애니메이션, 비디오 등을 통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HCI는 아래로부터 제안되는 혁신을 위에서 지원해 주는(bottom-up initiative, top-down support) 접근을 통해 학교 수업에 ICT를 통합하는 데 성공적일 수 있었다. 또한, 교사들은 ICT를 활용하여 대안적인 교수법을 활용할 것을 권장 받고 있으며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ICT 기반 수업에서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기대받고 있다.
두 번째 단계인 2013년~2015년에는 이전의 HCI의 경험을 확대하여 21세기 학습자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HCI의 홀리스틱 교육 모델을 적용하며, 교내의 연구와 혁신의 문화를 강화하기 위하여 교육과정 혁신을 시도하고자 하였다.
출처: Chung et al. (2017) p.392.
[그림 1] HCI의 미래 학교 비전
미래 학교 HCI는 싱가포르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홀리스틱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학생의 전체적인 발달을 덕(德), 지(知), 체(體), 군(群), 미(美)에 걸쳐 도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홀리스틱 교육 모델은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적 사고(creative thinking), 그리고 배려하는 사고(caring thinking)를 강조한다([그림 2] 참조).
출처: Chung et al. (2017) p.395.
[그림 2] HCI 홀리스틱 교육 모델
비판적 사고는 정련된(disciplined) 그리고 종합하는(synthesizing) 마인드(minds)를 개발하기 위해 요구된다. 정련된 마인드는 역사, 수학, 과학, 법학, 의학 등의 주요 학술적인 원리와 관련된 방법을 활용하여 사고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의 중요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고 공식적인 교육을 넘어 꾸준히 지속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개발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HCI의 과학 연구 프로그램이 정련된 마음가짐을 기르기 위한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HCI의 학생들은 매년 국가 수준의 경쟁 혹은 공공에서 개최하는 포럼에서 9개월 정도 수행한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 종합하는(synthesizing) 마인드는 학생들이 여러 가지 소스에서 얻은 정보를 종합하고, 이해하며,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종합하는 마인드는 HCI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과에 녹아들어 있으며 HCI 학생들은 폭넓은 분야에 대해 독서하고 다양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형성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창의적 사고는 창의적인 마인드를 만드는 데 기초가 된다. 홀리스틱 교육 모델에서 창의적 사고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ial Mindset)과 연계되어 제시되는데, 싱가포르는 이전부터 꾸준히 교육에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에 따라 위험을 계산하고 실패로부터 배우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가 정신이 스포츠, 연구, 프로젝트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배려하는 사고는 학생들이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것을 기대한다. 이는 가드너의 윤리적이고 존중하는 마인드(Ethical and Respectful Minds)에서 기인했는데 학생들이 사회인으로서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측면에서 강조하는 사고에 속한다. HCI가 초점을 두는 가치는 ‘윈-윈(WIN-WIN, 己立立人, 己達達人)’과 ‘공로자 기억하기(remembering our benefactors, 飮水思源)’인데 이러한 가치를 학생과 교원의 일상적인 생활과 인간관계 그리고 의사결정 과정에까지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배려하는 사고는 지역사회와 사회에서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고려하는 사고이며 윤리적 관점에서 HCI 학생들은 지역사회 봉사활동, 국제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도록 권장 받고 있다.
HCI는 홀리스틱 교육 모델의 실현을 위하여 STEM 교육과 글로벌 리터러시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12년 HCI는 과학, 테크놀로지, 엔지니어링, 수학(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이하 STEM)을 위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STEM 관련 과목과 더불어 인문학과 사회과학과 관련된 과목들도 함께 제시하였는데 이는 학생들이 문제를 총체적으로(holistically)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HCI의 전략 파트너인 Rolls-Royce, GlaxeSmithKline, 3M과 Intel 그리고 지역 정부기관(예: Singapore’s Development Board, Defence Science Organization, 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을 통한 지원이 동반되었다. 또한, 글로벌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있다. HCI에서는 글로벌 리터러시를 위한 태스크포스가 형성되어 글로벌 리터러시 매트릭스(Global Literacy Matrix)를 활용하여 전 교과에 걸쳐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싱가포르 미래 학교 중 HCI는 정책을 통해 우리 미래 교육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한다면 우선 ICT 기반의 교실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는 점과 이를 실행할 교원에게 필요한 역량을 지원하는 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싱가포르의 미래 학교가 앞으로 어떠한 성과를 낼 것인지 기대된다.
참고문헌
Chung, W. C., Yeo, H. J., Tan, A. C., Tey, J., Lim, M., & Hon, C. W. (2017). Preparing students for a new global age: Perspectives from a pioneer ‘Future School’ in Singapore. In Educating for the 21st century (pp. 389-404). Springer, Singapore.
Department of Statistics Singapore (2017). Population trends 2017. Department of Statistics Singapore.
OECD (2016). PISA 2015: Results in focus. OECD.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백선희 교수는 미국 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 Curriculum, Teaching, and Educational Policy 전공으로 박사학위(Ph. D.)를 취득하였으며 싱가포르의 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의 박사후 연구원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부연구위원으로 재직하였다.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교육학과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관심사는 교육과정 정책, 교사교육, 고교-대학 연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