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트럼프·중국·한국의 AI 경쟁 속에서 진짜 놓치고 있는 것
유럽연합(EU)은 최근 ‘인베스트AI 이니셔티브(InvestAI Initiative)’라는 이름으로 2000억 유로(약 325조 원) 규모의 초대형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 중국의 ‘AI 플러스(+) 이니셔티브’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다.
EU는 이 투자로 데이터, 컴퓨팅, 인재, 산업 적용, 윤리 등 5대 핵심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유럽 전역에 최소 4개의 AI 기가팩토리와 13개의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총 투자 중 500억 유로는 공공기금, 1500억 유로는 민간 투자로 조달되며 약 60개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약 713조 원)의 AI 인프라 투자를 선언했다. 초기 투자액만 1000억 달러(약 143조 원)에 이른다. 이는 AI를 민간 중심으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확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중국 역시 ‘AI 플러스(+) 이니셔티브’를 통해 1500억~24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2030년까지 세계 AI 1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명확한 목표 아래, 기술 개발과 산업 내 AI 통합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AI 시장은 ‘미국-중국-EU’ 3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기술만이 아니라 투자 규모, 인재 전략, 규제 체계까지 포괄한 경쟁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한국 정치권도 AI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여당 유력 정치인 한동훈 전 장관은 'AI 코리아' 선언과 함께 200조 원 규모의 투자 공약을 발표했고,
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2025년 4월 14일 국산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해 ‘AI 100조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는 ‘AI 세계 3대 강국’을 목표로, 한국형 챗GPT 보급, AI 특구 확대, 인재 양성, 병역특례 확대 등을 약속했으며, 대통령이 직접 국가인공지능위원장을 맡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정치권의 관심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남는 질문은 같다.
"그 AI 투자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나는 은행에서 38년간 근무한 뒤, 치유농업사로서 농촌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 및 스마트폰 교육을 해오고 있다.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간단치 않다. QR결제 하나 익히기 어려워 좌절하는 시니어, 본인 인증 실패로 금융거래를 포기하는 농촌 어르신, 스마트 기기를 받아도 사용법을 몰라 묵혀두는 사례까지 비일비재하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손에 닿아야 하는 도구’다.
그 도구가 진짜 쓰이려면, 정치적 선언이나 수치 경쟁을 넘어, 삶의 언어로 전달되는 정책이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포용형 AI 투자 전략’이라 부르고 싶다.
첫째, 포용성이다. 디지털 소외계층인 시니어, 농촌 주민,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AI 교육과 접근 인프라가 전제돼야 한다.
둘째, 지속가능성이다. 스마트팜 기술, 디지털 돌봄 서비스, 시니어 재교육 등으로 연결되는 일상 속 AI 응용 모델이 필요하다.
셋째, 책임성이다. 기술 개발과 함께 반드시 윤리, 투명성, 신뢰를 확보할 공적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정치권의 AI 투자 공약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다. 그러나 숫자가 클수록 놓치는 사람들도 더 많아질 수 있다. AI가 진짜로 사람을 이롭게 하려면, 국가의 전략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나는 치유농업사이자 디지털 강사로서, QR코드 하나를 천천히 배워가는 시니어의 손을 잡는다. 그 손 안에서 나는 ‘디지털 포용국가’의 희망을 본다. 그리고 그 희망은, 거창한 예산보다도 지금, 여기, 우리 곁의 사람 안에 있다.
김동영 칼럼니스트 • 디지털교육강사
※본 칼럼은 인터넷 신문 원예닷컴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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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AI와 함께 배우는 시니어' – QR코드 사용을 연습하는 시니어의 손과 스마트폰. 디지털 전환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에 닿을 때 진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