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는 장미과의 ‘넓은 잎의 키가 작은 나무’다. 앵두는 꾀꼬리가 먹으며 생김새가 복숭아와 비슷하다고 하여 ‘앵도(鶯桃)’라고 하다가 ‘앵도(櫻桃)’가 되었다. 하지만 옛 문헌에 앵(櫻)은 벚나무로 읽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꽃말은 수줍음이다.
옛사람들은 단순호치(丹脣皓齒)라 하여 미인의 조건으로 붉은 입술과 하얀 이를 들었다. 잘 익은 앵두의 빨간 빛깔은 미인의 입술을 상징했으며, 앵두같이 예쁜 입술을 앵순(櫻脣)이라고 불렀다.
앵두나무의 전설은 옛날에 한 효심 깊은 농부와 앵두를 너무 좋아하던 늙은 어머니가 살았는데, 병으로 앓던 어머니가 앵두를 너무나 먹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직 앵두가 나기엔 너무나 이른 시기였다. 그러나 농부의 간절한 눈물에 때 이른 앵두나무 가지에 앵두가 열렸고, 그 달콤한 맛을 본 어머니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옛날 민가에서는 앵두나무를 울 안에 한두 그루 심으면 뱀이 범접을 못 한다고 하여 심고 가꾸었다.
앵두 나무는 한국, 중국이 원산지이다. 과수로 뜰에 심거나 인가 주변의 산지에서 자란다. 높이는 3m에 달하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나무껍질이 검은빛을 띤 갈색이고, 어린 가지에 털이 빽빽이 나있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5∼7cm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타원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잔털이 있고 뒷면에 털이 빽빽이 있으며, 잎자루는 길이가 2∼4mm이고 털이 있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또는 같이 피고 흰빛 또는 연한 붉은빛이며 지름이 1.5∼2cm이고 1∼2개씩 달린다. 꽃받침은 원통 모양이고 5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타원 모양이고 잔 톱니와 털이 있다. 꽃잎은 5개이고 넓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며 끝이 둥글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꽃잎보다 짧으며, 씨방에 털이 빽빽이 있다. 열매는 부드러운 과육 속에 단단한 핵으로 싸인 씨가 들어 있는 열매[핵과(核果)]고 둥글며 지름이 1cm이고 6월에 붉은빛으로 익는다.
생약 명(生藥銘)은 욱이인(郁李仁)이다. 주로 비뇨기, 소화기 질환을 다스리며, 뱀독에 효험이 있다. 관련 질병은 대변 불통, 변비, 소갈증, 외상소독, 유정증(자신도 모르게 정액이 흘러나오는 증세), 이뇨, 통경(월경이 원활하게 함), 환각증, 황달에 효능이 있다. 불에 탄 가지의 재를 술에 타 마시면 복통과 전신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는 씨를 깨뜨려 그 속의 하얀 알맹이를 탕이나 가루약으로 하여 사용한다. 술을 담가서도 쓰고, 생과일로 많이 먹는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수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부종을 치료하는 데 좋고, 폐 기능을 도와주어 가래를 없애고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여 혈색을 좋게 한다. 동상에 걸렸을 때 즙을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
날로 먹거나 젤리ㆍ잼ㆍ정과(과실ㆍ생강ㆍ연근 또는 인삼ㆍ도라지 따위를 꿀에 조린 음식) 앵두편(앵두를 끓여 걸러서 설탕과 녹두 녹말을 넣고 조려 굳힌 한과)ㆍ화채ㆍ주스 등을 만들어 먹는다. 소주와 설탕을 넣어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이 술은 피로를 풀어주고 식욕을 돋워 준다.
이 앵두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하였는지 알 수 없으나 6세기 중국의 농업 백과전서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재배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우리도 일찍부터 식용하였다고 추측된다. 우리나라의 문헌으로는 고려시대 정몽주의 시가집 《포은집(圃隱集)》에 등장하고 있다.
출처 : 학국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