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시집 <꼴찌가 되자>. 2016년 1월. 천년의 시작.
❚신간 소개 /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천년의시인선’ 51번째 시집으로 박상돈 시인의 신작 시집 『꼴찌가 되자』가 (주)천년의시작에서 발간되었다.
박상돈 시인의 시는 주로 과거 회상을 통해 반추한 고향과 친족에 대한 그리움, 자기 불행의 담담한 서술, 타인의 죽음을 통한 자기 죽음의 예비 체험, 소멸에 대한 운명적인 수용과 같은 묵직한 주제 의식을 그려내고 있다.
그 시의 바탕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시적인 장면을 포착한 짧은 시를 특장으로 하면서도 삶의 한 장면을 상황 그대로 보여주거나 요약하여 보여주는 서사시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시인은 이때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실제의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려고 공을 들인다. 그래서 시 속에는 소설의 대화처럼 큰따옴표로 묶인 육성이 자주 등장한다.
박상돈 시인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앓고 있기도 하다. 이런 사실을 시에서 밝히면서 진솔한 자기 고백에 더욱 가까워진다. 한 인간의 덧칠 없는 자기 고백 앞에서 독자는 귀를 활짝 열고 한 인간의 가감 없는 삶에 다가갈 수 있다.
❚추천사❚
박상돈의 시는 목숨을 갈아서 쓴 시다. 누구나 목숨이 닳아가며 생을 살아가지만 결국 한 번 닳은 목숨 다시 갈 수 없다. 박상돈 시인은 목숨이 닳기 전 스스로 목숨을 곱게 갈아 시라는 분을 만든다. 그 분은 누이의 분 냄새처럼 은근하고 향기롭다. 박상돈 시인은 시인이기 전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축구선수 출신이었다. 지금은 시인으로 병이란 맷돌로 목숨을 조금씩 갈아서 시를 쓴다. 아프다 보면 감정의 골이나 비탄의 계곡을 헤매지만 그의 정신은 그것을 터부시하면서 건강하고 맑다, 의지가 대단하다. 그는 강철 같은 삶의 의지로 시를 쓴다. 시가 그의 푸른 목숨이고 삶의 노래이다. 그는 오아시스같이 흡입력 강한 감각으로 먼지 같은 사소한 일상이나 푸른 공기마저 아끼면서 정성스레 흡입한다. 그래서 그의 시는 작으나 맑다. 짧지만 정결하다. 그는 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껴야 하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안다. 그의 시는 선명한 것이 장점이다. 어떤 시대에 대한 질타나 원망보다는 세상을 끝까지 부둥켜안으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그가 대하는 아침이나 저녁이 하루가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왜 아껴야 하는지 햇살이 눈부신 벌판이 왜 장관인지 누구보다 더 느끼고 더 아낀다. 지금 그를 둘러싼 것은 아름다운 세상이고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장 그와 친한 병과 함께 한 계절을 지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그의 시는 명징해지면서 불멸의 노래가 되리라 믿는다. ―김왕노(시인)
❚저자 약력❚
박상돈
1958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졸업했다. 2009년 시집 『아버지 가시는 길』 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교사로 봉직하다가 2010년 2월 경기도 안화고등학교에서 백혈병 골수이식으로 명예 퇴직하였다.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똥개가 미쳤다 13겡상도 아지매 14연어 15모정 16산꼭대기 돌만 있었다 17아파트 18밥상 19꼴찌가 되자 20가을꽃은 가을에 핀다 21말똥이네 가족 22사랑의 단상 23Tissue 24짐작 25쪽배, 은하수 강물을 타다 26말뚝박기 27어머니 28그럴 때도 있었지 29오래된 그림 30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3110년 믿음 32네! 알겠습니다 33그대, 어디를 향해 가십니까 34
제2부
끄덕이는 고개 37 헌옷의 기도 38 전도서 2장 22절 39 보름달 40 못 41 귀성열차歸省列車 42 사계소묘 43 이별 44 귀향歸鄕 45 자전거 46 낙동강 47 육군 대위 48 정가소식政街消息 49 효창 구장은 알고 있다 50엿장수와 아이들 52 황구지천 수채화 1 54 황구지천 수채화 2 56 오리털 조끼 57 눈물 배행 58 헌집 줄 게 새집 다오 60 술래잡기 61 하늘 끝 63
제3부
꽃이 사는 방법 67첫발 디뎌야 끝을 본다 68상속 69인력시장 701996 가을 발안 장터 71강 72창틈바람 73명징明澄 74똬리 75십일홍 76할머니 77그래도 간다 78봄날 그날 79세상에다 던지는 가장 아름다운 욕 80지금은 초저녁 81만추 82고향 2 83고향 3 84들풀과 궁금증 풀었다 85입추 86삿대질 87옛것 잃은 한옥韓屋 88
❚시인의 말❚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멈칫멈칫 머뭇거리면,
그 또한 어리석음
부족하다
그렇지만 용기 내어본다
이 마음으로 첫 시집 세상으로 보낸 것이
엊그제였는데
네 번째 보낸다.
이 말 좋다.
“시가 많이 좋아졌어요.”
끝없는 도전에 도전한다.
담대함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2015.
경기 화성 까치고개에서 돌샘 박 상 돈
❚시집 속의 시 두 편❚
세상에다 던지는 가장 아름다운 욕
詩는,
사느라고 욕봤다
했다
들풀과 궁금증 풀었다
“어디 가니?”
“되돌아갑니다.”
“어딘데?”
“땅.”
“두렵지 않아?”
“재밌어요, 내년에 모습만 바꾸어 다시 오니”
재밌다?
모습만 바꾼다?
아하!
그렇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