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독서모임, 이번 학기의 종강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만나서 저녁식사 하기로 하였습니다. 만천초교 앞에 있는 메밀칼국수와 옹심이 요리를 잘하는 '밀밭'으로 갔습니다.
양선생은 옹심이를, 라화선생은 옹심이 칼국수를, 강버들도 라화선생과 같은 것으로 주문, 여기에 메밀전까지 주문하였습니다.
먼저 나온 차조밥에 열무김치와 무채, 고추장 넣어 비벼서 먹고 주식이 나오자 또 열심히 먹었습니다.
일단 배를 차우고 나서 사진 찍기-
식당에서 길 건너편에 있는 카페로 자리 옮겼습니다.
오늘 1차시에서는 김유정의 번역 소설 <귀여운 소녀>를 다루었습니다.
이 작품은 김유정 사후에 발표된 작품으로 [매일신보]에 1937년 4월 16일부터 동년 4월 23일(16, 17, 18, 19, 20, 21, 23일)까지 총 7회 연재되었습니다. 번역자는 ‘
故 金裕貞’으로, 장르 표지는 ‘童話'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당시 이 작품에는 원작자의 이름이 없었습니다.
고려대의 이만영 교수가 김유정학회에서 발표한 김유정의 「귀여운 少女」 번역 저본의 발굴과 그 의미( [김유정의 문학산맥], 소명출판, 2017) 에 의하면 이 작품의 원작은 찰스 디킨스의 장편 『오래된 골동품 상점』<<오래된 골동품 상점>>을 축약한 것이라고 합니다.
디킨스의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1840~1까지 연재된 작품으로 총 73장의 구성을 갖춘 장편 대작이라고 합니다.
이만영 선생은 논문발표에서
'이 소설의 배경은 영국 런던이며, ‘넬Nell Trent’과 ‘넬의 할아버지Nell’s grandfather’가 고리대금업자 ‘다니엘 퀼프Daniel Quilp’에게 쫓겨 유랑하는 내용이 서사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오래된 골동품 상점』과 「귀여운 少女」의 사건 배경 및 주요 등장인물들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요 서사가 일치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귀여운 少女」는 『오래된 골동품 상점』을 축약한 번역 작품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만영 선생은
그러나 번역 당시 김유정의 외국어 실력이나 건강 상황으로 보아 대 장편소설인 디킨즈의 원작을 직접 번역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 당시 한국에서 외국문학의 번역과정이 주로 ‘영어 원본 → 일본어 번역본 → 한국어 중역’의 단계를 거쳐온 것을 감안, 「귀여운 少女」가 발표되었던 1937년 4월 이전까지 찰스 디킨스의 『골동품 상점』이 일본어로 번역 ․ 출간된 문건들을 검토, 그리고 해당 문건들과 「귀여운 少女」를 일일이 대조한 결과, 일본의 춘양당(春陽堂)에서 출간된 『디킨스 이야기의 아이들ディッケンス物語の子供たち』(1933.7)의 「소녀 네리少女 ネリイ」가 「귀여운 少女」의 저본임을 확정 하였습니다.
이들을 정리하면
김유정이 번역한 「귀여운 少女」는, 일본어 번역본『디킨스 이야기의 아이들』을 저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디킨스 이야기의 아이들』은『빨강 머리 앤赤毛のアン』의 번역가로 잘 알려진 무라오카 하나코(村岡花子, 1893~1968)의 번역작으로, 춘양당에서 기획한 ‘소년문고 시리즈’의 93번째 작품집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디킨스 원작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영어원서로 300쪽이 넘고, 2015년 한국에서 이 작품이 번역되어 출간되었을 때 700쪽이 넘는 대작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유정 번역의 <귀여운 소녀>는 14~5쪽 분량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일본에서 무라오카 하나코가 영어원서를 번역할 때 축약했기 때문이며 김유정은 무라오카 하나코가 축약해 일본어로 번역한 <소녀 네리>를 충실하게 한국어로 번역한데 기인합니다.
2차시에서는 강버들의 논문 '소설 속 춘천의 문학지리'( [춘천에서 만나다], 솔과학, 2013)를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춘천이 소설의 공간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1906년 이인직의 <귀의 성>에서 비롯되었으며 본격적인 소설공간으로 나타난 것은 김유정의 실레마을 배경 12편의 작품입니다.
현대로 들어오면서 춘천배경의 소설은 무수하지만, 그 가운데서 한수산 <안개 시정거리><대설부>, 이외수< 훈장>, 오정희<옛우물>,박상우< 집시의 시간>, 전상국<플라나리아>, 최수철<머릿속의 불> , 정찬 <죽음의 질문>, 윤대녕 < 소는 여관으로 들어온다 가끔> 김도연< 춘천가는 배>에서 춘천이 소설작품의 주제 구현에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 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수요독서 전학기를 종강 하는 날이었습니다. 7월 한달은 각자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8월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8월에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한 <<동백꽃>>을 처음부터 다시 읽습니다. 동시에 김유정의 친구들의 문학작품을 읽습니다. 8월 첫 만남에서는 이상의 < 실화>, <김유정>을 읽고 오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방학입니다. 즐거운 그리고 멋진 추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수요독서 모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학기에는 좀더 활발한 독서모임이 되기 바랍니다.
2019. 6. 19 강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