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 옛길에서 김다솜
꿈꾸는 돌탑들 보듬어 주려고 폭포소리와 바람소리 아득하다
형이상학적 질문과 대답들이 모여 용마루 그 아래 주춧돌 하나 둘 셋... 아름드리 소나무, 굴참나무, 벚꽃나무, 사랑나무 심었으리라
큰 길은 문경 새재, 작은 길은 하늘재 그 고갯길에서 연지벼루와 사금파리 어음 주고받던 봇짐은 잔디밭에서 등걸잠 잤을까
굽이굽이 고갯길 자욱한 안개와 건달 바람들은 어깨동무하고 불렀던 구슬픈 문경새재 아리랑은 이제 흥겨운 아리랑 아라리오
짚신, 나막신, 고무신, 말발굽소리들은 황톳길, 단풍길, 하얀 고갯길 무섭고 외로워도 고비사막처럼 넘어야 했던 보릿고개 3관문*
새재주막에서 얼큰한 국밥에 막걸리 한 잔 마시던 그 선비와 보부상은 팔작지붕 찾아 맞배지붕 찾아 고향으로 갔으리라
외로운 야생화 전설이 숨어 있는 옛길마다 계곡마다 뭇별들 가득하다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
무채색 수채화를 그리는 강
그러니까, 상주보에서 경천교 까지 빗살무늬 얼음들은 고급한지처럼 펼쳐졌으나 낙강교에서 비봉산 언저리까지 블랙홀 같은 강물 이승과 저승처럼 보이는 푸른 뜬구름들 보았지
그러니까, 낙강교 주변에서 냉이뿌리 캐는 봄의 전령사는 호미걸음으로 사뿐 왔으리라 왜 여기만 안 녹았지 종달새들의 재잘거림, 그 수수께끼는 숙면의 밤을 불면의 밤을 만들었지
그러니까, 지금 곰곰 상상해보니 저 멀리 산봉우리 머물던 해넘이가 낙강교를 사랑해서 감빛노을과 블랙홀 만들고 빗살무늬얼음 만들었지 썰매타고 눈싸움 했었던 친구들 보고 싶은 날이다
그러니까, 살기 위해 다리와 다리를 건너듯 살아가려면 지하철 환승역 갈아타듯 피할 수 없는 인고의 세월 역에서 지름길 찾지 못하고 부딪히면서 변덕스런 계절을 거부하지 않고 그곳까지 온 강물들
그러니까, 빗살무늬얼음 아래로 흐르는 강물들은 밤에는 별들하고 낮에는 구름하고 황지에서 남해로 김삿갓처럼 유랑하려고 상주보와 낙강교 까지 흘러와 잠시 휴식하는 고급한지 닮은 빗살무늬얼음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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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다솜 시가 다른 카페 있기에 복사해서 가져옴
여기에 올렸으니 삭제하시지 마세요 낙동강의 대한 시도 있어요
깊은 사유 속에서 건져 올리신 작품인 듯하네요.
감상의 기회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러니까, 다솜샘이 무채색 수채화를 그리는 강을 그린거라는 거죠.
상주보에서 경천교까지 고급한지처럼 평쳐진 빗살무늬 얼음들을...
또 그러니까....
다솜샘이 그린
무채색 수채화를 그리는 강을
저도 따라 그려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