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강화 ‘동검도’
드넓은 갯벌과 서해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강화도는 자주 들리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새롭습니다. 섬 전체에 흩어져 있는 선사시대부터 개화기까지 수많은 역사의 흔적들로 인해 가히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닷가 해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과 낙조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지요.
설날 연휴 첫날인 2월9일(토), 강화도의 새끼섬인 동검도(東檢島)를 찾았습니다. 동검도(東檢島)는 강화군 남부에 있는 섬으로 행정구역상 강화군 길상면 동검리입니다. 강화에는 석모도를 비롯해 교동도, 황선도 등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새끼 섬이 있습니다. 동검도도 그 중의 하나로 면적은 1.61㎢, 해안선 길이 6.95㎞의 작은 섬으로 포구를 따라 갈대밭이 발달해 있는 곳입니다.
<동검도 위치>
강화도는 내륙이나 해안을 끼고 걸어 다닐 수 있는 나들길이 여러 코스가 있는데 이중 제8코스(초지진~분오리돈대) ‘철새 보러 가는 길’을 따라가면 동검도 입구(연륙교)를 지나가게 됩니다. 동검도를 가기 위해서는 강화도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동검도’라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그 곳에서 바닷가 해변길을 끼고 야트막한 고갯길을 넘으면 연륙교로 이어지는 섬이 바로 동검도입니다. 원래는 강화도에 딸린 조그만 섬인데 지난 1980년대에 자동차가 지나갈 정도의 길(연륙교)이 생겨 이제는 섬이 아닌 강화도의 일부분이 된 곳입니다. 이곳은 서해의 강화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며, 사진작가들이 갯벌 촬영을 위해 출사를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초지대교를 건너서 바로 좌회전을 하여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면 동검도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강화도와 동검도를 연결하는 연륙교 입구 삼거리에 있는 강화나들길 8코스 안내 표시>
강화에는 삼산면의 서검도(西檢島)와 길상면의 동검도(東檢島)가 있는데, 서검도는 예전 중국으로부터 해상으로 교동, 양사, 송해면과 연백군 개풍군 사이 바다를 지나 한강을 통해 서울로 진입하는 배를 검문(檢問)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검도는 일본과 태평양 배들이 강화, 김포 해협을 지나 한강을 통해 한양으로 들어가는 선박을 조사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동·서검도는 예전에는 서해를 통해 한양(서울)으로 들어오는 바다의 해상검문소였던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한양과 강화도의 통신수단으로 봉화대를 설치했는데 지금도 동검도 산꼭대기에는 봉화대 터가 남아있습니다. 흔히 강화도에서 낙조 감상의 ‘포인트’라면 동막리 해수욕장의 갯벌을 꼽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동검리 일대의 갈대밭을 배경으로 한 갯벌과 일몰도 동막리 못지않은 곳입니다.
지난 1980년대에 세워진 강화 본도와 동검도를 이어주는 연륙교는 교통은 편리해졌으나 해수(海水)의 유통이 되지 않아 갯벌생태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다리는 섬사람을 육지 사람으로 만들어준 소통의 다리인 동시에 바다를 둘로 갈라놓은 단절의 다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강화 본섬에서 동검도로 연결되는 연륙교.>
<연륙교를 건너면 이런 갈대밭이 펼쳐집니다.>
연륙교를 건너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첫 네거리에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이곳 정류장에는 이 마을 사람이 그린 ‘이야기가 있는 동검마을 지도’라는 예쁜 안내 그림 지도가 있는데 이 지도만 잘 살펴보면 동검도 일주를 하는데 별 무리가 없습니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동검리 마을 안내 지도>
이 그림에는 동검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검도
동쪽에 있는 검문소라 하여 붙여진 이름.
꼬무락 꼬무락 살아 움직이는 갯벌과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깊은 회색의 갯골.
검회색 갯벌을 빠알갛게 물들이는 영생식물 군락을 볼 수 있는 곳.
사라락 사라락 갈대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천연기념물인 두루미가 찾아오는 아름다운 마을.
그리고 마을보다 더 아름답고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동검도입니다.
이곳 버스 정류장에서 왼쪽 콘크리트 포장길로 들어서면 갯벌 해안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저는 오른쪽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동검도를 거의 한바퀴 도는 코스로 답사했습니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전망 좋은 곳에 이런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아스팔트 도로는 섬 전체를 연결하지 못합니다. 중간에 군 부대가 있어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부대 정문 앞에서 오른쪽에 있는 조그마한 야산(공동묘지)을 넘어 숲길을 따라가면 해안 갯벌을 만나게 됩니다.
<내린 눈으로 인해 잠시나마 눈밭을 걸어 야산(공동묘지 구역)으로 올라갑니다.>
<야산 정상에서 갯벌 해안까지는 이런 소나무 숲길을 걷게 됩니다.>
<소나무 숲길을 나서면 갯벌 해안을 끼고 도는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옵니다.>
<이 지역은 펜션 단지로 예쁜 펜션들이 많이 있습니다.>
<콘크리트 포장길. 한쪽은 갯벌 해안, 한쪽은 펜션단지입니다.>
<썰물로 인해 드러난 갯벌이 얼어붙어 온 천지가 하얀 풍경입니다.>
<썰물로 인해 갯벌에 묶여 있는 어선. 강화도 갯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동검도 선착장을 만납니다.
지금은 작은 배만 들어올 수 있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조기를 잡는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는 제1선착장이었으나 연륙교가 생긴 후 해수유통이 되지 않아 뻘이 쌓이면서 더 이상 큰 배가 들어오지 않는 선착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동검도 선착장 앞 풍경>
<선착장을 따라 바다쪽으로 나갑니다.>
선착장을 따라 걸으면서 드러나는 강화도 동검도 갯벌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선착장 끝머리에서 보이는 풍경. 저 멀리 영종대교의 모습이 보입니다.>
동검도에 딸려있는 무인도인 ‘동그랑섬’. 말 그대로 그 모양이 동그랗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이곳 주민들은 ‘똥섬’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해안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산양과 염소를 방목하는 곳도 만납니다.>
그리고 이곳 해안 갯벌의 갈대밭은 두루미가 날아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비록 두루미는 보지 못했지만 그만큼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 아닐런지요?
<여행 참고사항>
① 승용차로 갈 경우 연륙교를 지나 첫 번째 만나게 되는 조그만 4거리(버스정류장)에서 차량 1대가 지날 정도의 왼쪽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가면 바로 갯벌 해안에 도착합니다.
② 동검도 내 갯벌 해안에는 예쁜 펜션들이 많이 있습니다. 숙박을 할 경우 이곳을 예약하면 되며, 동검도 내에는 식당을 별로 없고 미니 수퍼 등이 있습니다.
*승용차로 가게 되면 숙박을 하지 않을 경우 동검도 해안을 둘러보고 식사는 강화도 읍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