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방고 델타/221227/박찬석
세상에 이런 곳도 있다. 비행기로 내려다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늪지이다. 사막 가운데 있다. 듬성듬성 나무가 서있고, 수초로 덮여있다. 보츠와나에 있는 오카방고 삼각주이다. 앙골라고원에서 발원한 오카방고 강은 1200km를 흘러 카라하리 사막을 만나 거대한 내륙 삼각주를 만든다. 경상북도 면적(18,000㎢)크기이다. 내륙 델타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큰 강은 사막을 만나 땅으로 스며들고, 증발되고, 식물로 증산되어 사라진다. 큰 와디이다. 우기에는 거대한 포유동물이 나타난다. 케냐 마사이마라, 탄자니아 세링게티, 남아공 크루거, 짐바브웨 한지 국립공원과 동물은 비슷하다. 보츠와나 모레미(Moremi)와 초베(Chobe) 국립공원은 습지 국립공원이다. 경관이 다르다.
오카방고 삼각주는 강이 바다를 만나는 삼각주가 아니다. 거대한 하천이 사막을 만나 늪지를 만든 지형이다. 건기가 되면 늪지는 마른 풀만 남는 매 마른 땅이 된다. 그동안 번식했던 물고기들은 땅속에 알을 낳고 말아 죽는다. 철새들은 물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대형초식 동물들도 풀을 찾아 상류로 이동한다. 죽고 소수는 살아남는다. 생명의 근원은 물이다. 우기에는 상류에서 강물이 내려온다. 늪지에 풀이 자라고, 풀을 찾아 초식동물이 들어오고, 초식 동물을 따라 포식자들이 들어온다.
마른땅에 어슬렁거리는 코끼리를 보는 것과 광활한 늪지에 떼를 지어 이동하는 코끼리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나는 코끼리가 늪지에서 잠을 어떻게 자는지 궁금했다. 서서 잔다고 했다. 오타방고 명물은 사슴과의 리추에(Lechuwe)이다. 개체 수가 가장 많다. 리추에는 진화를 하여 앞발에 물갈퀴가 있다. 초식동물을 따라다니는 사자, 표범, 치타, 점박이 하이에나, 아프리카 들개가 있다. 동물만이 아니다.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도 다양하다. 늪지는 습지 식물로 덮여있다. 물길을 방해하는 것은 파피루스(왕골)뿌리이다. 모터보트가 풀뿌리 때문에 잘 다니지 못한다. 통나무배, 모코로(Mocoro)는 원주민의 교통수단이다. 물 깊이는 얕다,
관광은 늪지에 물이 들어 있는 4월 5월이 좋다. 건기에는 볼 것이 없고, 우기는 물 때문에 육상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관광객 수는 적다. 유럽, 아시아, 미국의 대도시에서 보츠와나로 가는 직항로는 없다.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Gaborone,)와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환승하여 들어온다. 요하네스에서 마운(Maun)까지 자동차로 12시간 항공기로 1시간 거리이다. 먼거리는 아니다.
한국인 관광객도 많다. KBS와 EBS에서 방영했다. ‘오카방고’는 이국적인 이름 때문에 ‘부시맨’처럼, 우리나라 카페, 베이커리, 식당 이름으로 다양하게 사용한다. 김찬삼 선생 <세계여행, 1983>때와는 다르다. 친구나 가족 모임을 만들어 패키지 투어를 한다. 마운(Maun, 5만5천명)이 중심도시이다. 삼각주 사파리 관광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운 공항에는 경비행기가 수십 대 늘어서있어 장관이다. 사파리는 수상, 육로, 항공기로 한다. 코모로(Mocoro)라고 불리는 통나무배를 많이 이용한다. 좁아서 한사람씩 앞뒤로 앉는 3m 길이다. 막대로 밀어서 수초를 헤치고 운행한다.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다. 산이 없는 광활 한 늪지이므로 경비행기를 많이 이용한다. 비행기를 타야 멀리 삼각주가 눈에 들어온다.
어느 국가나 자연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싶어 한다. 오카방고 델타는 UNESCO에 등재된 인류 자연유산이다. 영원이 남기고 싶다. 습지보존이 힘들게 되어있다. 경제개발과 자연보존은 상충되는 정책이다. 어느 하나를 고집 할 수 없다. 오카방고 델타에 많은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 석유를 채굴하면 삼각주는 오염되기 마련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돈이 되는 석유를 외면하기 어렵다.
오카방고 강은 나미비아 영토를 가로질러 흐른다. 나미비아는 강의 상류를 잘라 관개를 하여 농업용수로 쓰기 시작했다. 오카방고 삼각주에 들어갈 물이 사라진다. 보츠와나와 앙골라 사이 폭32km 길이 200km 좁은 카프리비 지협(Caprivi Strip)이 있다. 나미비아 땅이다. 일명 오타방고 손잡이(Okavango panhandle)이라 한다. 이상한 모양의 땅이다. 식민지 역사가 있다. 독일은 아프리카 대륙 서쪽 나미비아와 동쪽 탕가니카를 잠베지 강을 통해 연결하고자 했다. 영국과 독일은 조약을 체결했다. 독일은 아프리카 인도양에 있는 잔지바르 섬을 영국에 주고, 창살같이 생긴 길쭉한 프라이팬 손잡이 땅을 받았다. 당시 독일 수상 카프리비지펠 이름을 땃다. 카프리비 지협은 4개의 나라, 보츠와나, 나미비아. 앙골라, 잠비아가 마주하고 있다. 전략적 요충이 되고 있다. 석유로 오렴되고 물이 없으면 습지가 사라지고 코끼리도 리추에도 사라진다. 환상적인 자연경관도 멀지 않아 사라질 운명에 놓여 있다.
그림 오카방고 삼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