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이 다음주로 미뤄졌다. 안그래도 긴장감이 몰아치고 있던 와중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그보단 아픈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있었다. 배우임에도 리딩에 참여한 날이 하루밖에 없는 인원도 있었기에, 지당한 것이라 생각했다.
오전 체력단련에 앞서 종훈, 태준, 경빈, 예빈이와 함께 배드민턴을 쳤다. 다들 생각보다 잘 치기도 했고, 경빈이랑 팀도 했었는데...그...어...재미있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다음에 또 같은 팀...하자 ㅋㅋ(아 ,태준이도!)
날씨가 무척 쌀쌀해진 날이었다. 그럼에도 모두가 열심히 훈련을 이어갔다. 정말 장하고 뿌듯하단 마음이 들었다. 오늘과 같은 마인드로 다같이 참여한다면 적어도 공연이 실패하진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닮은 배역 발표가 있었다. 네 배역이 아주 드문 캐릭터는 아니었긴 해도 찾아오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다들 배역을 엄청 잘 찾아왔다. 유일하게 단역을 꼽았었는데, 남들에 비해 고민이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들 열정이 아주 넘치는 것 같다.
그리곤 역할 관련 독백을 진행했다. 3년이란 공백이 너무나도 우려스러웠다. 심지어 기획, 무대 할 것 없이 경험자가 많아서인지 독백을 곧잘 이어가는 사람이 많았다. 간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에 속이 메스꺼울 정도였다. 내 차례가 오고, 드라마 '구해줘'의 교주 백정기의 독백을 했다. 액팅이 많아 조금 삐걱거린 감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에너지가 좋다, (대사 관련)진짜 불에 쏘인 것 같았다는 등의 칭찬도 받았다. 썩 만족스럽진 않았음에도 칭찬을 해주니 그나마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윽고 대본 리딩 및 분석에 들어갔다. 오늘 연습하면서 제일 놀라웠던 점은 연출님의 필력이었다. 분명 숱한 피드백 사이에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었음에도 그 사이 사이의 연결점을 굉장히 훌륭하게 짚어냈다. 몇몇 오타 등을 제외하곤 대본을 읽는 내내 크게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다. 나날이 발전하는, 아니 개조?되어가는 조양준 연출님에게 아낌없이 칭찬을 보내주고 싶다.
오디션은 미뤄졌다. 긴장감은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더 길어졌다. 그러나 아무 상관 없었다. 사실 이번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 사실은 연극에 대한 내 마음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다. 뜬금없이 돌아왔음에도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이 나를 반겨주고 함께 가자 하는데, 배우를 못 할 지언정 이들을 위해 무슨 역할이든 마다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오디션의 긴장감은 옅어지고, 이번 연극을 반드시 끝까지 함께하리라는 다짐을 했던 날이었다.
첫댓글 잊을 수 없는 독백... 믿습니다🙏
나를따르라~~~
멋있어요 진짜루요
같은 팀이 되도록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듬직쓰한 연출님의 아량에 몸둘바 모르겠습니다
🔥 🔥 🔥
다 태워버리겠습니다
선배 보고 배웁니다 🙇♀️
아유 제가 더 배워갈게 많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