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38장은 일종의 삽입장이다. 갑자기 요셉의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유다와 다말의 이야기를 끼워 넣은 것은 성경이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기록된 것이라는 것을 말해는 주는 것이다.
(마 1:2)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 (마 1: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고
형이 자식이 없이 죽으면 시동생이 형의 씨를 이어주는 형사취수제도는 근동지방에 관습이었고 우리나라도 고구려와 부여 같은 곳에서 실시되던 제도다. 가문을 이어주는 의미도 있지만 고대 농경사회나 유목민들 사이에서 남편 없이 홀로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돌보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창 38:6) 유다가 장자 엘을 위하여 아내를 데려오니 그의 이름은 다말이더라 (창 38:7) 유다의 장자 엘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신지라 (창 38:8) 유다가 오난에게 이르되 네 형수에게로 들어가서 남편의 아우 된 본분을 행하여 네 형을 위하여 씨가 있게 하라 (창 38:9) 오난이 그 씨가 자기 것이 되지 않을 줄 알므로 형수에게 들어갔을 때에 그의 형에게 씨를 주지 아니하려고 땅에 설정하매 (창 38:10) 그 일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도 죽이시니
유다는 졸지에 두 아들을 잃었다. 셋째 아들까지 잃을까 두려운 유다는 다말을 친정으로 돌려보내고 막내가 장성하여도 관습을 따르도록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말은 그런 시아버지를 속이고 딤나로 올라온 유다를 유인하여 유다의 아이를 잉태한다. 이 해괴한 사건으로 다말이 임신하였다는 소문이 퍼지고 유다는 가문에 수치를 입힌 며느리를 “그를 끌어내어 불사르라”고 소리친다. 그때 다말은 자신을 임신시킨 사람의 징표를 보여주자 유다는 “그는 나보다 옳도다.”라고 신속하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사안이 남의 이야기일 때 핏대를 세우고 열을 올리지만 정작 그것이 자신의 문제가 되면 금방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예수께서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죄하고 비난하는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유다처럼 다른 사람의 허물에 대하여 처음에는 핏대를 세우고 처결하라고 소리치지만 알고 보면 정작 자신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 7:2)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고 주님은 말씀 하셨다. 유다는 이런 쓰라린 경험들을 통하여 변화 되었다. 후일에 애굽에서 그는 요셉과 대면했을 때 베냐민을 아버지에게로 데려가는 문제에 어느 형제들보다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나서서 애걸한다. 그 자신도 자식을 잃어 본 경험이 있었던 유다는 아버지가 요셉마저 잃고 베냐민마저 잃게 된다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고 했던가? 사람들은 종종 남의 얘기를 할 때면 그것이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모르고 함부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살을 베는 고통스러운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 생명을 포기할 만한 상처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정말 살피고 조심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지 남이 아니다. 남을 살필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살피고 돌아보는 자가 지혜로운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가십거리로 삼는 자들에게 오늘 성경은 “그럼 너는....”이라고 묻는다. 유다는 신속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아직도 그것을 모르고 남 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은 또 어리석은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 다른 사람들의 허물에 열을 내고 분기를 일으키지만 정작 자신들은 더 많은 허물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사람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바로 본다면 우리가 누구를 정죄하거나 비난 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사명이 정죄의 사명이 아니라 사랑과 위로의 사명임을 기억하게 하시고 감싸주고 쌔매주는 치유의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이기심과 욕심으로 오난의 길을 가지 않게 하시고 너그러움으로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