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근로복지공단(“공단”)이 공사업체와 운전 노무 제공 계약을 하고 작업하다가 산재사고를 낸 굴삭기 기사에게 산재보험금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다고 선고했다.(파기 자판) 그 이유는 한 사업장에서 같은 위험을 공유했다면 산재보험법상 공단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3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2018년 3월 부산 해운대구 한 철거 현장에서 A씨가 업체 소유의 굴삭기를 운전해 작업하다가 철근이 튀어 이 업체 근로자 얼굴을 가격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공단이 이 근로자에게 약 8천만 원을 지급한 뒤, A씨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했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공단이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재해 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제3자’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문제였다.
1심과 2심은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제3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ㆍ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재보험 관계가 없는 사람을 말한다고 해석해 왔고, A씨는 재해 근로자와 ‘보험관계’가 없으므로 공단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2026년 1월 전원합의체는 ‘제3자’를 판단할 때는 ‘보험관계’가 아니라 ‘사업장에 내재한 같은 위험을 공유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했다. 가해자가 사업주와 고용계약을 맺지 않았더라도(이 사건의 경우 노무제공 계약임) 그 사업주의 지휘, 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산재가 발생했다면 가해자와 재해 근로자는 사업장에서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한다고 본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