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維, <支離子自贊>(지리자자찬), <<谿谷集>>, 권2
장유, <지리한 녀석>
원문:
支離兮 其形貌 錯莫兮 其神鋒 優游乎 事物之外 栖息乎 藥餌之中 天豈閔余之勞生 未老 而佚我以沈痾 明窓煖屋兮 香一炷 早粥晚飯兮 度生涯 海山兜率兮 非所慕 淸濟濁河兮 休管他 淹速去來兮 符到奉行 造物小兒兮 於我何
읽기:
支離兮(지리혜) 其形貌(기형모)요, 錯莫兮(착막혜) 其神鋒(기신봉)이로다. 優游乎(우유호) 事物之外(사물지외)하고, 栖息乎(서식호) 藥餌之中(약이지중)이로다. 天豈閔余之勞生(천기민여지노생)하여 未老(미노)에 而佚我以沈痾(이일아이침아)인가. 明窓煖屋兮(명창난옥혜) 香一炷(향일주)로다. 早粥晚飯兮(조죽만반혜) 度生涯(탁생애)로다. 海山兜率兮(해산두솔혜) 非所慕(비소모)로다. 淸濟濁河兮(청제탁하혜) 休管他(휴관타)로다. 淹速去來兮(엄속거래혜) 符到奉行(부도봉행)이로다. 造物小兒兮(조물소아혜) 於我何(어아하)리오.
풀이:
“支離兮”(지리혜)는 “지리하도다”이다. “其形貌”(기형모)는 “그 모습”이다. “錯莫兮”(착막혜)는 “어긋나고 어둡도다”이다. “其神鋒”(기신봉)은 “그 정신 끝”이다. “優游乎”(우유호)는 “편안하게 놀도다”이다. “事物之外”(사물지외)는 “사물 밖”이다. “栖息乎”(서식호)는 “쉬고 숨 쉬도다”이다. “藥餌之中”(약이지중)은 “약을 먹으면서”이다. “天豈閔余之勞生”(천기민여지노생)은 “하늘이 어찌 나의 고달픈 삶을 가엽게 여기는가”이다. “未老”(미로)는 “늙지 않다”이다. “而佚我以沈痾”(이일아이침아)는 “나를 병에 빠뜨려 편안하게 하다”이다. “明窓煖屋兮”(명창난옥혜)는 “밝은 창 따뜻한 방이여”이다. “香一炷”(향일주)는 “향 한 자루”이다. “早粥晚飯兮”(조죽만반혜)는 “아침 죽 저녁 밥이여”이다. “度生涯”(탁생애)는 “생애를 기탁하다”이다. “海山兜率兮”(해산두솔혜)는 “바다 산, 도솔천(兜率天)이여”이다. “非所慕”(비소모)는 “사모하는 바가 아니다”이다. “淸濟濁河兮”(청제탁하혜)는 “제수(濟水)가 맑고 황하(黃河)는 탁함이여”이다. “休管他”(휴관타)는 “관여를 그만두다”이다. “淹速去來兮”(엄속거래혜)는 “가고 오는 것이 더디고 빠름이여”이다. “符到奉行”(부도봉행)은 “분부가 오면 봉행하다”이다. “造物小兒兮”(조물소아혜)는 “조물주가 어린 아이임이여”이다. “於我何”(어아하)는 “내게 어떻게 하리오”이다.
번역:
지리하구나, 그 모습. 어긋나고 어둡구나, 그 정신. 편안하게 노는구나, 사물 밖에서. 쉬고 숨 쉬는구나, 약을 먹으면서. 하늘이 어찌 나의 고달픈 삶을 가엽게 여기는가, 늙지 않은 나를 병에 빠져 편안하게 하다니. 밝은 창 따뜻한 방이여, 향 한 자루로다. 아침 죽 저녁 밥이여, 생애를 기탁하노라. 바다 건너 선산(仙山), 하늘의 도솔천(兜率天)이여, 사모하는 바가 아니노라. 제수(濟水)가 맑고 황하(黃河)는 탁함이여, 관여를 그만두었노라. 가고 오는 것이 더디고 빠름이여, 분부가 오면 봉행하리로다. 조물주 어린 아이가 내게 어떻게 하리오.
논의:
낯선 말이 이어지고 있어 풀이가 필요하다. “지리하다”는 “지질이도 못났다”는 말이다. 자기는 지리하고 녀석 못난이라고 자처했다. “사물 밖”은 세상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영역을 벗어난 곳이다. 아직 늙지 않았는데 병이 들어 약을 먹으면서 쉬는 것을 하늘이 고달픈 삶을 가엽게 여겨 베푼 은혜라고 했다.
“바다 선산(仙山)”은 도교, “하늘의 도솔천(兜率天)”은 불교의 신앙이다. 그런 것을 사모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수(濟水)가 맑고 황하(黃河)가 탁함”은 세상 형편의 변화를 강물에다 견주어 하는 말이다. 그런 것에 대한 관여를 그만두었다고 했다. “가고 오는 것이 더디고 빠름이여, 분부가 오면 봉행하리로다”라고 한 것은 늦게 죽든 일찍 죽든 불만 없이 따르겠다고 한 말이다. “조물주 어린아이”는 조물주가 장난을 일삼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는 말이다.
자기는 못난 이여서 사는 대로 살다가 죽는다고 했다. 밝은 창 따뜻한 방에 향불을 피워놓고 아침에는 죽, 저녁에는 밥을 먹으면서 정갈하고 편안하게 지낸다고 했다. 종교에 대한 기대도, 정치에 대한 관심도 없다고 했다. 이런 말을 고풍스럽게 하면서 감탄사를 계속 넣어 자기가 못났다는 말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생각하게 했다. 물러나 편안하게 지내는 달관의 경지를 자랑하면서, 잘 났다고 뽐내며 다투느라고 괴롭게 사는 것은 어리석다고 은근히 일러주려고 했다.
늦게 죽든 일찍 죽든 죽음을 불만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조물주가 장난을 일삼아 철부지 어린 아이와 같다고, 불운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문구를 놓고 자기는 예외인 듯이 말했다. 조물주가 자기는 어떻게 하지 못하리라고 하는 것은 근거 없는 낙관론이므로, 뒤집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리석다고 자처하고 물러나 달관하는 것이 불운에 대처하는 최상의 방법임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고취점점(高趣點點)>

*<향리고목(鄕里古木)>
#장유 #支離子自贊 #조동일그림 #노거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