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과 함께 09.11.3
"방금 동남아순회공연도 포기하고 이곳으로 달려오신 부천 장수당 임형균 선생님을 모시겠습니다."
연극의 마지막 부분, 잔치를 벌이면서 떡만역을 맡은 선배가 극중의 악사를 부르면
나는 '님과 함께' 반주에 맞추어 색소폰을 불고 무대에 나가고
모든 출연자들은 노래와 춤으로 신나게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백년 살고 싶어.
봄이면 씨앗뿌려 여름이면 꽃이 치네 가을이면 풍년되어......'
동두천에 있는 경기도립노인전문병원에 봉사공연을 하는데 특별출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어르신들이 드실 음료수와 과일을 전날 미리 챙겨서 차에 실어 놓고,
러쉬아워에 걸리지 않게 새벽 일찍 병원으로 달렸다.
전날 김현태 선배의 회장선거 출정식에서 야외연주를 했더니 금일봉을 주셨는데
이렇게 좋은 일에 쓰일 줄은 모르셨을 거다.
배우들은 미리와서 대사를 맞추고 있었다.
한 시간 채 안되는 짧은 극이고 더구나 부담 없는 봉사공연임에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진정 아릅다웠다.
"나는 이미 독주회를 한 프로뮤지션인데 아마추어하고 함께 공연하려고 하니 걱정스럽네?" 라고
너스레를 떠니 가소롭다는 듯이 까르르 웃는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벗이 대표를 맡고 있는 극단인데
배우뿐 아니라 스텝들까지도 거의 십 오년 넘게 흉허물 없이 지내다 보니 이런 농담도 자연스럽다.
작년 처음으로 색소폰 연주를 극 중에 넣고 공연을 했을 때
반주기 조작이 서툴러서 극을 엉망으로 만든 쓰라린 경험이 있지만,
이젠 무대 매너 뿐 아니라 순간적 대처능력도 있으니
작년의 실수를 만회하면서 대미를 더욱 멋지게 장식하여 주자!
간병인의 도움없이는 살기 어려운 장기요양 어르신 60 여분,
처음에는 무표정하게 휠체어에 앉아서 눈만 껍뻑이시더니 차츰 해맑게 웃고 박수를 치면서
무미한 병원생활을 잠시 잊고 즐거워 하셨고,
끝날 무렵 "몇 몇 어르신은 내 반주에 맞추어 노래도 하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가 너무너무 행복했다
')">
')">
본 병원에서는 10월 29일 어르신들을 위해서 작은 공연을 하였습니다.
"한내극단"에서 오셔서 "할아버지 쟁탈전"이라는 재밌는 주제를
가지고 연극 공연도 해주시고 멋있는 선생님이 나오셔서 섹소폰
공연도 해주셨습니다. 봉선화 수간호사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인해서 어려움 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봉선화 병동에 계시는 한 어르신의 자녀분께서 "한내극단"에 계셔서
연계되어 즐거운 공연을 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어르신들도 웃고 모두들 함께 웃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답니다.
- 사회사업과 사회복지사 박 강 욱 -
(경기도립노인병원 병원갤러리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