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 불꽃축제가 여의도 한강 공원 앞에서 열렸다. 정말 화려했다. 인파 죽여주고. 폭발음 못잖게 사람들의 탄성도 컸다. 그런 탄성을 지르는 순간 우리 기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폭음이 가까이 들리고 불빛이 얼굴에 반사되는 위치에서 봤으니 모처럼 미울만큼 즐거웠다. 월드컵 축구 첫게임 첫골 터진 순간 같았다.
발사대 3곳은 강 가운데 떠있었고, 종합 통제소, 총괄 안전센터, 화장실 여러 곳, 안전인력, 안내인력, 귀빈 초대석, 일반 관람석, 발전기 몇 대, 진입로에 급조된 “음료수랑 군밤에 뻔데기까지 진열된 먹거리” 매대, 곳곳에 설치된 촬영장비들, 거대한 공중파 방송장비, 평소 자유롭게 활보했던 잔디에 쳐진 통제선, 전선, 안내선 등 참 많은 것들이 다양하게 널려있었다.
이게 대략 시작 3시간 전 풍경이다. 그리고 놀람과 즐거움과 환호의 탄성이 지난 아침에 일부러 그 현장엘 갔다. 평소와 같이 해돋기 전의 고요함이 멀리서 들리는 차소리를 이겼다. 강가엔 낚시꾼 여럿 있다. 간밤에 그렇게 짓밟힌 풀들이 신음도 없고 상처도 없이 그 신선한 산소와 풀내음을 얼마나 강하게 뿜는지 심호흡을 여러 번 했다.
기분 참 좋다. 수백개 관람석 의자가 가즈런히 정리되어있고, 지저분하게 쓰레기가 널려있을줄 알았는데 놀랍도록 깨끗했다. 질서와 안전과 편의를 확보해준 이벤트 지원 수준이 고맙다. 상당한 비용과 전문성을 투입해 아름다움과 환희를 제공한 주체가 대단히 고맙다. 그렇게 무참히 밟힌 풀들이 그래도 맑은 산소와 상처의 향기를 진하게 뿜어줘 정말 기분 째진다! 감사해요!
첫댓글 빛의 불꽃 향연 영상으로 즐감케 해주셔서 많이 고맙습니다. 우리 집에서도 볼 수 있엇는데 정보 빈곤으로 놓치고 말았군요. 현장감 넘치는 글 표현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