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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 : 2011. 12. 11(일) /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9번출구 (10시)
◈ 산행지 : 인천 중구 무의도(舞依島) '호룡곡산'(246m)
◈ 산행코스 : 하나개유원지-호룡곡산(정상)-자연생태관찰로-하나개해수욕장-하나개유원지
◈ 산행 소요시간 : 약 3시간 (11:30~14:30)
◈ 참석자 : 13명 (갑무, 정남, 종화, 창수, 기인, 형채, 경식, 원무, 전작, 문형, 광일, 근호, 양기)
◈ 동반시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뒤풀이 : 모듬회에 소·맥주·막걸리 / '인천항활어회‘<을왕리해수욕장, (032) 746-7101> → 김종화 산우 협찬
쌀쌀할 것이란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산행하기 적당한 포근한 날씨이다. 집결지인 과천에 도착하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선착한 착실과장들이 있기 마련인데 오늘따라 ‘법대로’ 회원만 참석하는 건가?
때맞춰 ‘다솜유치원’의 노란색차가 멈춰 선다. 오늘 산행이 호사스런 유람이 되게끔 자원봉사 하겠다는 남기인 군의 도착이다. 여러모로 부담이 많을 텐데 회원들의 편의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점 고맙고 부럽다.
집결시각 5분전이 되자 산우들은 모두들 차에 오른다. 포근한 날씨임에도 지하에서 담론에 열중했나 보다. 오늘은 참석인원 13명. 등록회원 26명의 50% 참석, 근래의 모임으로서는 양호한 실적이란다. 봉사차량 승차인원을 감안하여 창수 군과 경식 군은 카페리 선착장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제2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인천대교에 들어서자 시원스런 바다풍경이 전개된다. 항만의 커다란 외항선은 각각 섬처럼 보인다. 움직이는 섬은 상념의 나래를 넓게 펼치게 한다. 외형만 보면서 지나칠까 내면의 구성인자도 관조해 볼까나.
인천대교는 한국 최장 다리란다. 송도쪽의 기점에 따라 12Km 또는 18.4Km의 거리로 표기가 된단다. 세계적 순위는 6위의 다리다. 세계 최장다리는 중국 청도에 있는데, 36Km 정도 다리로 교각이 높지 않아 시화방조제와 같은 길이다. 내 기억으로는 흔들림 없는 고속도로였다.
영종도와 맞닿아 있는 용유도는 오래전부터 별개의 섬인줄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본인이 처음 방문했던 25년 전에도 영종도의 끝자락인 줄로 알았다. 용유도와 무의도 사이의 잠진도는 오래전부터 제방 같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무의도행 선착장까지는 버스시간 간격이 길어서 산책삼아 걸어가도 되는 거리다.
카페리로 10여분 거리인 무의도에서의 마지막 배편은 6시 30분이면 끊긴다(시간당 2회 왕복). 여객선 터미널에서 조우키로 한 두 친구를 기다리는 30분의 여유로움을 공허하게 보낼 시산회원이 있겠는가.
텅 빈 대합실, 우리들만의 공간, 문형 군이 알싸한 홍어회 찬합을 열어놓자 막걸리가 따라온다. 그 맛! 우리들의 맛. 이번의 홍어는 지난주에 부친제사를 위해 준비한 것이라 하니 망부의 명복과 더불어 조군의 정신건강을 빌어주자. 지난번까지의 根건강용 홍어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맛을 기억하자.
섬의 형태가 장군이나 여인네가 춤추는 모양 같다고 하여 무의도란 이름을 얻었다는 이 섬은 남쪽 봉우리를 호룡곡산이라 하고 실미도와 가까운 북쪽 봉우리를 국사봉이라고 한다. 두 봉우리가 모두 해발 240m 정도인데, 들머리를 따로 하면 각기 독립된 산세같이 보인다.
오늘 산행지는 호룡곡산(246m)만 오르기로 했다. 하나개유원지 주차장에서 등산로가 바로 시작된다. 제법 산세를 갖추었다. 건천이지만 계곡도 있어 바위 같은 돌로 차 있다. 산중턱에 있는 호랑바위가 제법 크다. 이름그대로 호랑이가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의 해설판도 있다.
이곳부터 산등성이다. 섬지방 산등성이는 가슴이 활짝 열리는 기분이 든다. 사방이 바다이기 때문이다. 산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산, 바다, 갯벌 등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광경을 관망할 수 있다.
등산은 독서와 같다. 遊山如讀書. 17세기 어유봉 선생이 남긴 글에 있단다. 조용헌 살롱에 소개된 글이다. 바위에 오르고, 노을을 감상하고, 소나무 밑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독서라는 뜻이란다. 섬에 오면 툭 터진 바다경관이 보너스로 추가된다. 이런 지점에서 인생이 무엇인가를 생각 안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정상에 오른다. 서울 근교의 비슷한 등산로를 비교하자면 옛골에서 출발하는 청계산 이수봉 같은 거리이고 느낌이다. 나의 느낌이 그랬다는 얘기다. 선정된 시를 낭송한다. 시인의 감정을 느껴보려고 애써보지만 이해되는 않은 무지함이 매번 부끄럽다. 공감 상실의 시간을 맛본다.
동반시 선정은 회원 모두의 윤회 선정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선집으로 간행해도 의미가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선정 경위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몇 년 전인가?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가 성역 침해라는 지적을 받은 적도 있지만. 선정시 낭송과 더불어 정상주 음미시간을 즐긴다. 먹산회원으로 변하는 시간이다. 아내가 사랑과 정성으로 챙겨주는 새참.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그미들의 자상함이 변한 것 같다. 늙음 때문일까?
하산로는 둘레길이다. 자연생태관찰로라 하여 잘 정비되어 있다. 갯가를 끼고 조성된 산책로다. 낮은 절벽형의 바닷가. 갯바위에 부딪치는 하얀 파도. 섬 산행의 정취를 만끽한다.
이어진 하나개해수욕장. ‘천국의 계단’의 드라마에 나온 별장지 세트장이 남아 있다. 모래계곡을 지나 산책로까지 연결시킨 나무다리가 멋스럽다. 회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지나친다. 예전 같지 않다. 이것도 늙음 때문일까? 창수 군이었나? 누군가 한 사람은 구경하더군.
도선장에 도착하니 안개비가 짙어진다. 무의도의 전송인사...! 멋진 보너스다. 종화 군의 안내로 을왕리해수욕장의 횟집 ‘인천항활어회’로 이동을 한다. 종화 군이 은퇴 직전 복무했던 연구소의 소재지 근처이다. 예정대로 종화 군이 뒤풀이를 쏘았다.
을왕리해수욕장. 써치라이트에 밝은 모래사장. 몰려오는 하얀 파도. 이런 풍광도 관심이 없다. 그저 바쁘기만 하다. 식후 산책 생략. 곧바로 승차. 뭔가 변한 것 같다. 기분파 회원의 개인부담은 15만원으로 한정해 온 전통도 잊혀진 것 같다.
경조사 답례 행사 때도 지켜왔던 관례인데, 좋은 관습은 지키는 게 좋은데, 참석 못한 동안에 변했나 보다. 각설하고 종화군 복 받을거네. 감사의 예를 표하네. 귀로의 교통편. 승차 초과인원 조정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들른다. 전원 하차...
고마운 남기인 군의 귀로 부담을 덜어주는 예의바른 회원들. 리무진 이용자 3인, 공항철도 이용자 9인, 조금은 불편해도 귀로시간은 같다. 시간이 돈 이라는데, 노년 시간의 확실한 돈은 BMW...
2011년 12월 15일 한양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