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몸치의 댄스일기34(댄스의 만족감)
2004.7.25
입문시점의 왕초보 시절에는 남들이 잘한다고 칭찬하면 정말 그런 줄 알았다. 자아만족 마음대로 착각 그런 저런 과정을 겪으면서 어느덧 모던댄스를 시작한지가 1여년이 되었다.
이제는 남들의 의례적인 칭찬이나 격려에도 몸 둘 바 모르겠다. 댄스 자체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듯하다.
그리고 문득 문득 왜 내가 댄스를 하는지 의문 내지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프로선수나 전문 직업으로 할 것도 아닌데 하는 그런 생각들도 자주 들었다.
그러면서도 나를 유혹하고 잡아당기는 대단한 마력 그리고 그 강한 중독성.
지금 입문하는 초보 분들은 물론 몇 년씩 경력이 쌓인 선배님들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한 번씩은 해봤을 수많은 댄스 애호가 및 동호인들 댄스를 배우겠다고 벼르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예비 매니아님들.
나름대로 이유도 있을 테고 명분들도 많겠지만 어쨌든 댄스가 주는 즐거움과 사람을 잡아끄는 묘한 위력이 있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처음 입문시점부터 가장 열심히 했고 약간의 맛도 느껴보았던 그러다가 결국에는 미쳐버린 듯 했던 종목은 역시 왈츠!
느낌 같은 것도 살짝 맛보았다. 그 우아하고 화려한 동작들. 심장을 멎게 할 듯한 몸동작의 쾌감들.
한 동작 한 동작에서 깨닫고 느껴보았던 걸 제대로 정리를 할 수만 있다면 한권의 댄스 책이 되고도 남을 듯하다.
강습과 레슨 기간으로 본다면 탱고도 왈츠를 능가할 테지만 연습량은 별로였다. 솔직히 왈츠만큼 흥미나 재미를 못 느끼고 그저 그냥 선생님이 시키니까 했다고 해야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탱고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지난날의 왈츠만큼 탱고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그냥 왈츠를 하면 탱고도 어느 정도 할 줄 알아야 된다는 막연한 압박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조금씩 탱고에 관심을 갖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동호회 여성회원님들의 공통적인 말들이 탱고음악이 너무 좋고 탱고가 좋단다.
난 1여 년 동안 왈츠 음악도 제대로 못 타서 버벅대고 헤매느라 탱고음악은 더 어려운 듯 했다. 음악도 안 들렸고 동작도 제대로 안되었다.
탱고하기 싫다고 했다가 사부님이신 김원장님께 심한 질책과 꾸중도 들었다. 그걸로 인해 댄스 자체를 포기할까하는 위축감마저 든 적도 있었다.
이제는 타의가 아니라 내 스스로 탱고의 맛을 알게 되어서 틈만 나면 연습 종목도 탱고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좀 더 정확한 동작 탱고의 샤프한 멋 강열하고 정열적인 스타카토 등. 제대로 탱고의 맛을 내보려고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 익히기엔 탱고의 동작과 자세가 어려운 듯 했다.
어색하고 부자연스런 홀딩 자세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워킹 매번 자세가 찌그러졌다고 지적받는 프레그레시브 링크 등등.
정말 곤욕스럽던 탱고 음악 이제는 활기차고 열정적인 그 음악의 박자와 리듬이 몸에 와 닿고 가슴으로 느끼기도 한다.
새로운 댄스의 맛을 포착하는 순간이었다. 그 짜릿하고 상큼한 맛과 멋!
어느 장소에서든 탱고의 끊고 자르는 듯한 동작들을 남의 눈에 들킬세라 조심스레 흉내도 내보며 불만과 아쉬움이 있어도 한 구석으로 스며드는 뿌듯한 쾌감과 희열!
왈츠 이외의 종목에서 맛보는 새로운 세계.
이렇게 한 종목씩 세월과 함께 쌓이는 여유로움과 만족감 때문에 선배님들도 초급자들도 댄스에 미쳐버리고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어지는 듯하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듯한 오묘한 깊이에 매료되어 사실은 댄스가 뭔지도 모르면서 현실의 쓰라린 고통과 마음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을 아랑곳 않고 나는 오늘도 댄스에 미쳐있는 듯하다. 사실은 밥만 먹고 죽는 날까지 댄스만 하고 살았으면 좋으련만...
2004.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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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저도 요즘, 콜라텍에 가면 탱고를 많이 연습한답니다. 그 스타카토의 매력... 열심히 하세요........^^* 04.07.29 22:09
답글 엘레강스
역쒸~~~난 언제나 탱고의 매력을 알래나?~~ 04.07.29 22:13
답글 blue
예전에 제가 홀로 되고나서 어머니와 다퉜지예. "엄마, 나 직장 때려치고 싶어. 댄스스포츠를 열심히 배워서 선생님하고 싶어". 어머니 왈, "미친 놈, 공무원 되기가 얼매나 힘든데, 앞으론 땡전 한 푼 없어!"..ㅉㅉㅉ.. 그래서 퇴직을 포기했지요. 덕분에 집 몇 채하고 강원도 인제 땅하고... 나중에 손자에게 주라고..... 04.07.30 12:37
답글 CBM~
강변님이나 블님이나 참말로 열심입니다. 강님은 깊게 파고 있는 것 같고 블님은 넓게 파고 있는 것 같고...블님, 나중에 퇴작하면 집 한 채 팔아 댄스홀 하나 만듭시다! 04.07.29 23:26
답글 cbmp
강변마을님 여전히 열심이시군요..... 04.07.30 06:11
답글 바람과라이온
"무식하면 용감하다"란 말 있는데요. 저도 아무것도 모를 때가 좋았답니다. 조금 안다고 아는게 아니더라구요...그래도 서울계시는분들은 주위에 훌륭한 선생님 선배님들이 계시지만 이곳은 거의 독학아니면 벼르고 별러서 큰 맘 먹고 서울 부산으로 유학 다녀와야 합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댄사모"회원님들 행복하신거에요 04.07.30 08:34
답글 차칸맨
모두들.. 열심이십니다.. 하는 도중에 많은 생각을 느끼게 되죠.. 사람마다 가치관이 여러 형태일 게고 살아가는 과정도 직업이나 주위환경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으니.. 저도 요즈음 댄스가 어려워 잠시 out-sider 가 되어 나를 관조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들곤 합니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길인가 하고 반문을 해보 04.07.30 08:43
답글 차칸맨
그러다가도 어떤 취미생활의 중독성이라는 것이 무서워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다른 취미생활은 그래도 주변에서 많이들 이해도 해 주고 또한 부러움의 연속인지라 괜찮지만 이 댄스는 그러하질 못해 참 묘하다고 생각듭니다.. 역시 본인들의 결정및 판단이 중요하리라 느낍니다.. 처신이나 주변활동하는것이 04.07.30 08:39
답글 차칸맨
너무 어려워 많은 갈등중입니다.. 친구들과의 어울림.. 가족들 보살핌.. 진로및 나아가야할 방향들.. 많은 생각들이 오버랩되어 복잡한데도 많은 분들이 좋은 생각과 포근한 마음으로 대해주시니 오늘도 우리 회원분들 쫒아 따라다니곤 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글 써주신 님에게 감사와 찬사드립니다.. 04.07.30 08:42
답글 라인...♡
열심히 땀 흘리는 모습에 언제나 응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04.07.30 08:43
답글 Thalamus
차칸맨님...동감합니다. 04.07.30 11:22
답글 은희
강변마을님이 어떻게 생기셨는지는 모르지만 댄스를사랑하는그마음은동감합니다.저도왈츠배우는데중독성이보여서걱정이되고 개인렛슨중이라서이렇게여러분이모여서하시는걸들으면부럽습니다.한강둔치에서야밤에그렇게연습을..... 04.07.31 07:15
답글 blue
...지도 예전에 첨, 라틴 배울 때, 지하 주차장에서... 아님, 이른 새벽 아무도 없는 약수터 공터에서, 홀로 연습하던 생각이... 그때 생각하면 눈물과 한이........ㅋㅋㅋ.....................^^* 04.07.31 1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