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도서관에 가야되는데 비가 계속 보슬보슬 내려 3시쯤 포기하고 버스를 타고 갔다 왔습니다. 집에 버스로 돌아오니 4시 반이네요. 눈이었다면 자전거를 탈 수 있었을텐데. 더 억울한건 버스타고 갔다 오는 시간에는 비가 똑 안 오더랍니다. 대신 버스 기다리며, 타며 책을 더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해의 마지막이라 다 안 읽고 더 읽고 싶어도 과감히 반납했습니다. 12월 31일에 도서관엔, 사람이 꽤 많더군요! 놀랐습니다. 다들 왜 여기에?
구립도서관 A
불한당들의 세계사
- 인터넷에서 올 해 한 달마다 보르헤스 소설을 한 권씩 읽겠다고 하는 모임이 있어서 꼈습니다. 인용으로 듣기도 많이 듣고 대충 무슨 단편이 있는지도 알지만 읽을 기회가 안되어 못 읽은 걸 이 핑계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다의 자연관찰일기
- 이다의 책은 가끔씩 보이면 읽습니다. 그의 책은 어쩔 때는 생각도 못했던 놓치는 지점을 짚어주기도 하고 알고 있었던 지점을 명확히 말하기도 합니다. 첫 장을 열자마자 '우는 소리가 못난' 그 새가 물까치라는걸 또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
- 장강명의 에세이에서 한국 문학의 진보 진영이 북한 인권에 대한 소설을 정말 쓰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인이 쓴 북한 인권 소설이 큰 상을 탄 것도 있다, 는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면이 있어서 그럼 장강명이 쓴 북한 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빌려봤습니다. 정치 지형 때문인지 인권이란 진보 의제가 북한 내부에 대해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어떤 것이 나올 수 있나 궁금합니다.
식량위기, 이미 시작된 미래
- 식량 위기를 다룬 책은 많지만, 실제로 그래서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책은 없습니다. 사실 이 책도 그런 책은 아니지만 최근 나온 짧은 책이니 요새는 어떻게 이야기하나 궁금해서 빌려봤습니다. 아주 큰 기대는 안 되네요.
소네치카 ( 재대출 )
- 독서모임 책인데 거의 안 읽었습니다. 독서모임을 위해 다시 빌렸습니다.
배터리 전쟁 ( 반납 )
- 열어보지 않고 반납합니다. 역시 되는대로 빌리면 안 됩니다.
도시의 만화경 ( 반납 )
- 시에나 부분을 조금 보고 반납했습니다. 버스로 반납하려고 들고 가는데 너무 무거워서 반성했습니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 반납 )
- 완독했습니다. 장강명과 꽤 비슷한 관점이 많다는걸 알게 되어 반가워졌습니다. 몇 번 낄낄 웃기도 했습니다. 그의 책을 골라서 좀 더 읽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교양 인문서와 영미 스릴러를 꽤 읽지만 소위 순수문학은 그다지 탐독하지 않고, 한국 소설은 드물게 시도하는 50대 독서가가 있다 치자. 당대 한국문학에 관심이 생겨 한 권을 찾아 읽으려 할 때 그는 신문의 서평 기사나 문학상 수상작, 혹은 베스트 셀러 순위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영역의 추천은 그의 취향과는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몇 번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그는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을 추천 받았다는 생각보다는 '요즘 한국 소설 정말 시시하다'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 쉽다. 불평을 터뜨리고 싶은데 자신의 생각이 소수 의견일 것 같아 조심스럽다. 문학 담당 기자나 문학상 심사위원의 권위에 혼자 도전하기도 부담스럽다.
- 읽는데 전에 했던 이야기가 떠올라 빌췌해 봅니다. 그래서 결론은 [한국 소설이 좋아서]라는 책을 냈다고 합니다. 읽어볼까 싶어졌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싸운 일본인 ( 반납 )
- 굉장히 흥미로워서 2/3 정도 읽었습니다. 연말이라 일단 반납했고, 다시 빌리게 될 것 같습니다. 태평양 전쟁 전후, 미국에 패배한 일본이 왜 미국과 밀착하게 되는지, 패전 이후의 일본인들의 삶과 관념은 어떠했는지를 잘 알게 됩니다. 사실 한국전쟁에서 싸운 일본인은 70여명 정도로 어떻게 보면 한 줌에 불과하고, 책의 설명에 따르면 재일한국인도 꽤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전란의 시기에 한 명 한 명의 삶의 궤적을 면밀히 파악하는데 역사의 손에 들려 이리 던져지고 저리 던져지는 소시민의 정신없음이 너무나 또렷히 보였습니다. (한국인들이 일본어를 할 수 있어서 영어를 하는 일본인을 북한 스파이가 아닐거라는 믿음으로 통역병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원산 상륙작전에서 바다의 지뢰를 일본인들이 제거하기도 합니다.) 한국 전쟁 시절의 일본의 관점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첫댓글 흥미로운 책도 보이네요. 특히 보르헤스의 책이요. 식량위기도요
정말 불한당 목록이더군요. 식량 위기 책은, 지금까지 나왔던 식량 위기 책들 리바이벌 같습니다.
발췌글이 흥미를 끄네요
흥미에 그칠지 아니면 노력을 더할지
나 스스로도 예상이 안되네요
[한국 소설이 좋아서]는 [한국 소설이 좋아서 2]도 나왔더군요. 1은 2017년, 2는 2022년이라고 하니, 적당히 한국 소설 추천을 받아보려면 읽어보시는 것도? (책 한 권당 한 두 페이지로 짤막짤막하게 설명하더군요.) 어디서는 무료 전자책이라고 하니 그냥 서점에서 만든 무가지라고 봐도 될지도?
@서정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서정님 덕분에 좋은 정보 많이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