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와 하룻밤을 잔 소금장수
옛날에 소금을 팔아서 살아가는 노총각이 하루는 소금을 팔러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가다가 날은 저물의 외딴 산골의 어떤 집에 하룻밤 묵어가길 청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 집의 상복을 입은 주인여자가 허락해서 하룻밤을 자기로 했는데, 그녀가 저녁밥을 짓는데, 쌀밥은 자기 아버지에게 드리고는, 소금장수에게는 쌀 찌꺼기와 강냉이가 썩인 혼밥을 주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먼길은 걸어서 너무나 배가 고팠고 시장해서였는지 그걸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시장끼가 살아지자, 소금장수가 잠을 자려고 하는데, 그 여자가 들어와 소금장수에게 울면서 하소연하길,
그녀의 남편이 죽은 지가 오늘로 일 년 가까이 되었는 데, 어저께는 시아버지마저 죽어서, 나 혼자 장사지낼 수가 없으니, 명일 장사를 같이 치루어 주면, 당신을 따라서 가자면, 따라가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려면, 다음에 대한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그 약조를 해줘야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만 해 주면, 오늘밤 내 몸을 당신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하면서, 그리곤, 이 약속을 꼭 지킬 각오가 되었다면 오늘 밤 합방을 해도 좋다, 는 거였습니다.
노총각은 그렇지 않아도 평생을 노총각으로 늙어 몽달귀신이 될것 같아 늘 걱정을 했는 데, 너무나 좋아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그녀와 그날밤을 동침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40년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여자와의 그 맛과 밤은 왜, 그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아쉬웠지만 날이 새자 약속대로 그녀와 같이 뒷산으로 올라가서 남편의 묘자리 위에 시아버지의 묘자리를 파서 묻어 드리고 장사를 마치자, 여자는 집을 정리하고 당신을 따라 가겠다고 하면서 저 산등성이 마루에서 기다리라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소금장수는 여자가 말 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그 여자의 집에서 불이 치솟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소금장수가 급히 쫓아 가보니 여자는 불타는 집 지붕에서 소금장수에게 빨리 가라고 손짖을 하고는, 치솟는 불에다가 몸을 던져 자결을 하고 마는 거였습니다.
시아버지의 장례 때문에 자기의 정조를 그 댓가로 총각에게 바치고 자결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소금장수는 그녀와의 사랑이 하룻밤 풋사랑으로는 끝났지만,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전생의 인연이라고 했는데, 그것 보다도 훨씬 더 찐한 그 하루밤은 평생 총각으로 살 팔자를 면하게 해 준 그녀와의 그런 연은 보통이 아닌 인연인 것이라,
("열녀비")
그 짧았던 밤은 넘 아쉬웠지만 그래도 어제의 그 밤이 너무 고마워서, 뒷산으로 올라가서 남편의 묘 옆에다가 그녀의 시신을 안장해 주면서, 한편으로는 그녀의 본 남편에 대한 일편단심이 넘 부럽고 질투도 나 가증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소금 팔아 장가들려고 모은 돈을 다 털어서 그녀의 묘앞에다가, 열녀비를 세워주고는 몇번이나 뒤돌아보며 가는 뒷모습이 어깨가 몹씨 흔들리는 걸보니, 아마 울면서 멀리 사라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