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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 산행시작하며 잠을 설쳐 잠을 제대로 못 자본 건 처음이다
어제 초저녁인 8시경부터 누워 잠을 청해보지만 영 잠이 안든다
모기소리가 나서 모기를 잡으려고 찾아봐도 찾지 못하고
불을 끄면 다시 모기 소리가 난다
다시 불을 켜고 끄기를 반복하다 아예 불을 켜고 자기로 체념한다
이 후 깊은 잠은 오지 않고 지루한 시간만 흐른다
알람시계를 3시에 세팅하여 두었으나 2시에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고 예정을 당겨
몸풀기 준비운동부터 오늘의 일과를 앞당겨 시작한다
4시반 악속한 시간에 산장주인께 전화하여 한계령까지 택배를 부탁한다
오늘 일정이 백두대간 구간 중 8대 위험구간에 속하고
또 지도에도 세미크라이밍(4급코스)구간이라 나타나있고
특히 나에게는 지름티재와 이화령 구간의
희양산(봉정암 뒷산) 직벽바위구간(세미크라이밍 코스4급)에서
등반 후 아래를 바라보고 아찔했던 기억이 나는터라
이 곳 구간도 같은 크라이밍 4급코스 구간이라하니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 긴장을하며 차를 타고 나섰다
한계령에 도착하니 주위는 완전 캄캄하여 칠흑같은 암흑세상이다
민박집 주인인 기사가 진입로를 찿으려고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이곳저곳을 비추지만
이곳이 출입금지 지역이라 이곳저곳을 철조망으로 단단히 막아놓았다
차로 조금 움직여 기사가 진입할 수있는 조그만 틈새를 찾아내 알려준다
그 좁은 곳으로 몸을 먼저 들여놓고 배낭도 당겨내서 진입한다
이후 다시 길을 찾아 내려와 기사가 알려 준곳으로 진입하니
랜턴 불빛 아래 대간길인 듯한길이 나타난다
기사는 가지않고 내가 대간길 진입로를 찿을 때까지 기다리고있다가 그제사 출발한다
보이지는 않겠지만 손을 흔들고 "고맙네 젊은이 복 많이 받으시게"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헤드렌턴에 의지하여 캄캄한 산길을 오른다
이 정도의 이른시간 캄캄한 밤길을 혼자 산행하는 것은 난생 처음이라 무서울 줄 알았다
그런데 하나도 안 무섶다
거 이상하다
다시 한번 걸으면서 주위를 둘러보면서 걸어도 무서움은 전혀없다
마음도 차분하며 안정감이 든다
"아 이래서 다른 산꾼들도 야간산행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해 본다
주위는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직 헤드랜턴이 비치는 좁은 공간만은 환하게 밝다
"밝음이 전혀없는 캄캄한 세상에는
무서운 것도 보이지 않으니 무서울 수가 없구나"라고 생각하며 싱긋 웃어본다
오늘 산행구간은 원래 조침령에서 출발하여
한계령으로 북진하여 산행하는 것이 정코스다
그런데 이 구간는 국립공원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감시하는 초소가 2군데나 있다
하나는 단목령에 있고 다른 하나는 한계령 들머리 조금 오른 언덕베기 위에 있다
단목령은 동네주민들이 조를 편성하여 8시부터 지킨다하고
한계령 초소는 공단직원이 출근하여 지킨다고 한다(8:30분)
그래서 한계령을 새벽에 통과하여 한 군데 만이라도 확실히 피하기로한 이유가 하나이고
또한 험하디 험한 칠형제봉구간을 체력이 쇠진되지않은
아침에 통과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약간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역코스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한계령 진입 후 급경사길을 약 15분 오르니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상주하여 지킨다는 초소에 도착한다
이른 새벽이라 공단직원은 아직 출근 안 했겠지만
조심스레 가까이가 헤드랜턴을 간판에 비추어 밝게하고 사진 한 장 찰칵
칠형제봉바위 능선을 타기 위해
어둠 속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세미크라이밍이 시작되는 바위 초입에 도착하니
이제사 먼 곳이 희미하게 밝아오기 시작한다
너무 일찍지도 늦지도 않게 알맞게 밝은 시간에 도착하였다
아 그런데 바위를 타고오를 로프가 보이지 않는다
아 낭패다
이구간 대간산행기를 보거나 지인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 코스구간이 "아주 험하고 고생했어요"와
"고생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평범한 코스라는
2가지로 확연히 분류된다
나는 이것을 나름대로 정리해본 결과
로프가 메여있으면 쉬운 평범한 구간이되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출입금지구간이니 로프까지도
제거해 버렸을 때에는 위험하고 고생스런 구간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번 구간 출발 전 최근 8월 초 산행기에서 로프가 메여있어
그리 고생하지 않았다는 산행기를 읽고 왔는데
그 사이 로프가 제거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 어쩔 것인가 고생이되더라도 계속 산행해야겠고
험하더라도 천천히 진행하기로 다시 한번 마음가짐도 가다듬고
베낭도 다시 정리하여 꾸리고
로프로 배낭을 묶어 그 줄 끝을 몸에 걸치고
맨몸으로 바위를 오르고 몸이 머물 공간에서
배낭에 달린 끈을 당겨 배낭을 끌어 올린 후
다시 다음 바위를 오르기를 반복한다
약 20분 쯤 세미크라이밍구간을 쩔쩔메며 무사히 다 오르고나니
수고 뒤의 보상이라 동녁서 붉은 해가 막 떠오르고있다
사방이 확 트인 바위 위에서 상큼한 공기도 흠뻑마시고
좋은 경치도 눈에 가득 채워 담아본다
아 그런데 어쩌나
경관좋은 바위를 내려와 대간길에 진입하려하니 진입방향을 찿지 못하겠다
GPS대간지도의 방향과 진행방향의 길은 전혀 다른 길을 가리킨다
이곳저곳 왔다갔다 헤메기를 여러차레
GPS대간지도길과 다른 낭떠러지 방향의 길로 계속 진행해보기로 한다
이 방향이 틀리면 다시 오르기가 너무도 힘들어보이는 길이다
한참을 내려가니 지도방향의 길이 나타난다
GPS의 거리오차가 약 30M까지 나는 탓과
지도상의 길표시를 직선으로 긋게되는 GPS지도의 표시상의 한계인 듯하다
반가워 급히 오름길을 조금가다보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든다
아뿔사 큰일이다
이번엔 손에 스틱이 들려있질 않다
어디에 두고 왔을까?
전망대에서 사진 찍느라 놔두고 왔을 가능성이 제일 크고
혹 길찿느라 GPS지도 보느라 길에 두고왔을 가능성이 있으니
가는길에 잘 살펴 봐야지
그리고 혹 세미크라이밍 초입구간에 베낭 정리할 때 두고 온 건 아닐까?
아닐꺼야 그건 생각지 말자하며 생각하고
스틱 찾으러 다시 되 돌아간다
헤맨 길에는 보이지 않아
전망바위 위까지 되돌아가 찿아보았으나 거기에도 없다
아 그럼 위험구간 바위에 놓고왔단 말인가
그 스틱은 대간산행 시작부터 이제껏 같이 동행하며 고생도
참으로 많이 시킨 놈이다
그런데 아침에 오르다보니 3단 접힘 중 제일 아래칸이
잠기지 않고 풀어지고하여 또 조여 보여도 헐겁게 돌아간다
이번 산행 마치고 김천에가면 AS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던터다
고장난 스틱이라 그냥 포기하고픈 생각이 많이든다
저 험한 구간을 내려가야하나
내려가 찿아도 반드시 있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다시 마음을 정리한다
무생물이지만
이 높은 산위에 버려져 팽개쳐진다는 것이 마음을 껭기게한다
조금씩 조심스레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다
처음 오른 바위 바로 위까지 내려서 아래를 내려봐도 안보인다
여기까지 고생하며 내려왔는데
아주 못 찾는다고 생각이드니 마음이 영 서운하다
그러면서 혹시나하고 아래 출발점의 대각선 방향인 옆으로 끝까지 가서
아래를 내려보니 바위 틈사이로 스틱이 세워진 끝이 보이지 않는가
반가운 마음에 가슴이 찡하다
여기에 처음 오르기 시작한 바위
바로 이 마지막바위가 가장 난코스바위다
바위 길이만 4M 쯤인데 로프가 없어 손가락 끝의 힘으로
몸의 균형을 맞추며 어렵사리 오른 바위다
조심조심 손끝에 힘을 주며 내려가 스틱을 거머쥔다
남 모름 반가움과 보람이 생긴다
스틱을 칼처럼 가슴에 차고
다시 유격 훈련하듯 험한 바위들을 또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 오를 때보다 몸이 훨씬 가볍다
배낭을 두고와서 맨몸으로 오르기 때문이기도하고
2번째 오르는 길이라 익숙함도 있겠고
또 잃어버린 물건을 찾은 기쁨 탓이 제일 큰 것일 듯
베낭을 놔둔 곳까지 되돌아오니 온 몸에 땀이 뒤덤벅
오늘은 이 구간 가장 험한 크라이밍 코스를
오고 가고 다시오고 같은 코스를 3번이나 했네
왕복 거리만 도 1Km쯤
차분한 마음으로 가슴을 쓰다듬고 물도 한 모금 마신다
물 맛이 꿀 맛이다
조금 더 오르니 전망좋은 바위가 나타난다 사진 몇 장 찰깍찰깍
그러나 스틱찿는 것도 좋지만 산행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
2Km도 못왔는데 2시간10분이나 걸렸다
(길 찾느라 헤메이고
스틱 찾느라 바위코스 유격훈련 갔다 오느라
1 Km 알바에 약 30분 소요)
이제부터 바윗길 7형제봉의 시작인데
오늘 중 집 도착을 포기하고
천천히 산행하여 조침령까지 늦더라도 저녁까지 만 도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시간에 대한 욕심은 내려 놓기로한다
칠형제봉 능선바위 위에서 지나온 동생들 칠형제봉을 찍는다
멀리 보이는 능선들이 대청봉과 화채능선
칠형제봉 바위능선을 다 오르고
능선위를 걸어가기 시작하려는 무렵이다
"멍멍멍"하는 크게 짖어대는 개소리가 가까이서 들린다
깜짝놀라 주위를 살펴보나
오른쪽 길 옆 가까이 인데 나무가지와 잎에 가려
개의 몸체는 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깜작 놀라 재빨리 근처의 큰 돌을 들어 바위덩이에 내려치고
다시 큰바위를 얼른 집어들고 방어 자세를 취하니
개가 후다닥 뒤로 달음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놀란 나는 계속 바위 몇 개를 바위에 던져대며
급히 산길을 재촉하여 진행한다
출입금지구간이라 꺼내지 않았던
방울을 메달아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고
호르라기를 꺼내 "삑삑삑" 소리를 내가며 급히 걷는다
약 5분 쯤 지나니
이번에는 왼쪽에서 조금 전보단 약간 떨어진 듯한 거리에서
개짓는 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또 다시 놀래며 한 손엔 스틱 다른 손엔 큰 나무몽둥이를 들고
딸랑딸랑 종소리 크게내는 한편
입에선 호루라기를 "삑삑삑" 소리내어 불어가며 급하게 내달린다
내가 생각해봐도 우스쾅스런 모습이다
한참을 걸어가니 개 짖는 소리가 멀어진다
마음이 여유로와져 생각해보니
마을에서 달아난 개들로 암수 2마리 한 쌍이 무리인 듯 싶다
마을이 아주 먼 이 깊은 산속 1000M 이상의 고지대인 이곳 산속에서
야생에 길들여진 산개일 듯하다
만약 2마리가 한 곳에서 나를 향해 짓어댓다면 얼마나 놀랬을까
다행이다 싶어 안도의 숨이 쉬어진다
나를 오늘 호되게 유격훈련시킨 스틱과 UFO바위
이 구간 산행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반가운 UFO바위
가끔 만나는 산죽길
이 구간의 산죽은 무성히 잘 자라 길까지 덮어버려서
지나가며 헤치면서 길을 확인하고 걷습니다
망대암산의 동서남북 전경
이곳부터는 조침령까지 육산임
드디어 점봉산에 올랐네요
날씨가 맑아 멀리 설악산 귀떼기봉 대청봉 서북능선 동해까지 사방이 다 보입니다
방금 지나온 7형제봉바위 멀리도 가까이로도 당겨 찍어봅니다
추운 점봉산 정상위에 핀 산꽃
바람이 세게 불고 날씨가 추워 바람을 피해 차린 알뜰 점심식탁
점심시간이 10시입니다
오색삼거리 갈림길
단목령 감시초소
가슴조이며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감시원 부재 중
"휴우" 안도의 한심을 쉬며 여태까지 조바심을 내려 놓고
창틈으로 안을 보니 책상위에 죽은 벌레들과 먼지 만 듬뿍
감시초소로 사람이 이용한지가 오래된 듯
괜히 가슴 많이 조렸네
이제부터 오늘의 하산길 조침령까지는 출입금지구간이 아니다
가슴펴고 마음놓고 산행
감시초소 바로 아래에 있는 계곡물
500L 물 5병 가득 채워 출발
감시초소에서 조침령방향으로 조금 오르면
오른쪽 방향으로 약수터와 계곡이 있는 내리막길이
잘 정비되어 있음
북암령
시간을 계산해보니 늦더라도 오늘 양양에서 북대구행 18:30분차 탈 수있을 듯
늦더라도도 김천까지 갈 수있겠네
조침령 다 와서야 나타나는 전망대
점봉산 이후는 전 구간의 산행길이 나무로 덮여있어 이 정도 전망은 처음이다
드디어 조침령
아침 칠형제봉 주변까지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으나
점봉산 하산길 이후 16KM는 육산이고 높낮이도 크지않아
예상보다 시간이 적게 걸렸다
조침령에서 어제와 반대 방향으로 내려 온 양양방향 조침령터널 앞
백두대간 8대위험구간인 이번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하산하여
마음이 한결 가쁜함이 얼굴 표정에 나타난 듯
들고있는 스틱이 오늘 위험한 바위구간에서 나를 유격훈련시킨 고장난 스틱
참고로 다른분이 찍은 칠형제봉 사진을 올려본다
전 산행까지 누계 658.5km 접 속 34.9 km 알바 15.5km 합 계 708.9 km
당일 산행 23.1km 접속 2.0km 알바 1.0 합 계 26.1km
37차 까지 누계 681.6km 접 속 36.9 km 알바 16.5km 합 계 735.0 km
(백두대간 도상거리 총 723.3 km의 94.2% 진행)
2:00 기상(1:00부터 깨어 잠설치고있었음)
4:30 한계령 출발(민박집 사장님 택배 이용)
4:50 한계령 잠입
5:10 한계령 출입통제소
5:40 한계령 세미크라이밍 바위 도착
6:10 전망바위
7:50 1157봉(한계령에서 2.1km)
9:10 망대암산
9:55 점봉산(식사 10:30)
11:08 오색삼거리
12:25 단목령(개천에 내려가 물 5병 보충후 12:35 출발)
13:45 북암령(간식 후 1:50 출발)
14:20 1138봉
16:25 조침령 표지석
16:50 조침령 임도따라 하산하여 조침령터널 도착(양양방면)
16:55 양양시외버스터미날행 택시탑승(17:20)
!7:30 사우나에서 목욕후 옷갈아입고 식사
18:30 북대구행 시외고속버스탑승(23:00)
23:05 대구역행 택시
23:34 김천행 새마을호 탑승
9/8
00:25 김천역 하차(비 약간 내림)
00:35 주차해둔 차탑승(장대비가 쏟아내려 비상등 켠 상태로 운전)
01:00 Home Sweet Home)
<참고사항>
- 숙소 오색골 민박(010-5361-1028) 차량제공가능, 숙박비 저렴(숙소가 옛날집이라 노후화)
- 양양개인택시
011-377-8626 양승복 : 적극추천(친절 메너 가격등)
<특기사항>
- 최근 7형제봉능선 오르기전 급경사 바위구간의 로프를 전부 제거하여 완전 손의 힘만으로 올라야 함(내 경우는 준비해간 로프로 베낭을 별도 당겨서 올림)
댓글 1 설악과 산사람들(http://cafe.daum.net/seorak1383) /산행후기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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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완주의 고지가 눈앞에 보입니다 /점장님 화이팅"""""""""/
네 전무님
마지막 원정 한구간 더욱 조심조심 다녀오겠읍니다
다녀와서 신고할게요
홀산꾼의 용감함이 보기좋습니다.
생물학적 나이는 잊고 사는게 산꾼입니다.
언제나 지금모습으로 화이팅 하시길....
지나리님 반갑습니다
답변이 늦었읍니다
지나리부부의 대간 마지막 구간 안산 소식 지나리님 불로그를 엿보며 기다리고있읍니다
덕담에 깊이 감사드리고
지나리님부부의 멋진 산행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