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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바뀔 수 있어요^^; | 청개구리 남중생도 침 흘리는 재미진 국어 수업(을 꿈꾸며……) |
누가 쓸까? | 안정선(풀꽃) |
안정선은 누구? | 《내 어린 늑대와 강아지들》 이후 졸지에 ‘사춘기 자녀 상담’ 전문가가 되어가며 자아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으로 본인이 스스로 제2의 사춘기를 겪는 국어교사. 아이들이 침 흘리는 재미있는 국어 수업을 꿈꾸는 재미에 ‘수업을 못 하게 될까 봐’ 교장, 교감되기를 극구 거부하는 국어 선생. 남학생 잠재우는 코맹맹이 목소리와 혀 짧은 발음의 열등감을 극복하려 본의 아니게 다양한 수업 방법을 연구한 나머지, 아이들이 열심히 푼 학습지를 종이공으로 만들어 간이 농구 게임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남중생이 즐거워하는 수업인지 교사가 즐거워하는 수업인지 본인 스스로 매우 헷갈리는 중입니다. |
이 책을 왜 썼을까? | 국어 수업의 다양한 방법과 노하우를 현장스케치 형식으로 담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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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나눌까? | 국어 교사, 기타 연관 교과 교사, 예비 교사, 남학생이 어떻게 수업하는지 궁금한 여학생과 과연 우리 아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긴 하는지 알고 싶은 어머니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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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일까? |
수업 방법 소개 및 현장 에피소드를 담음. 비속어 및 청소년 은어와 생활어가 다수 산재해 있음. ‘바른 언어’ 특히 ‘국어의 아름다움’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분에게는 양해를 구함. ‘국어 교사가 과연 이러한 글과 말을 사용해도 되는지’ 심하게 회의가 들 수 있음. 또 과거의 좋았던 국어 선생님과의 추억이 훼손되거나 미래의 국어 교사가 되려는 꿈을 포기할 수도 있음. 혹은 그 반대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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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일까? |
여는 글 독서 교육 듣기와 말하기 시 쓰기 문법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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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두께는? | 15mm |
현재 두께는? | 15mm |
언제 나올까? | 2015년 02월 |
얼마일까? | 5,000원 |
독서도 연애처럼 ‘밀당’이 필요해
우리 교실에는 ‘학급문고’가 있다. 오래된 족발 집에는 30년간 끓고 있는 족발 졸이는 국물이 있다는데, 우리 학급문고도 25년간 끓고 있다. 1989년, 처음 교단에 서 중1 담임을 맡은 해 자비로 마련한 열 권 남짓한 책에서 출발한 것이 지금은 130권쯤 된다. 버려지고 잃어버리고, 새로 사 모으고 어디선가 기증받고 그렇게 모이고 쌓이고 엄선된 책들이다.
학급문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담임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적합한 성장소설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학급문고도 낡게 된다. 한창 잘나가던 《완득이》도 어느 새 고전이 된 느낌이 드니, 원……. 아이들 감각을 잘 알기 위해 일부러 성장소설들을 찾아 읽는다. 성장소설, 의외로 재미있다. 구성도 치밀하고 좋은데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느라 특별히 재미있게 쓴 소설도 얼마나 많은지. 물론 시류에 편승한 것들도 많다.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서구의, 일본의 성장소설들은 좀 불편하기까지 하다. 그러니까 더더욱 엄선이 필요하다.
학급문고가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 독서 지도에 도움이 되는 건 더 말할 것도 없다. 강제로 읽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읽히고 싶어서 독서 그래프도 그려 보고 독서왕을 뽑아 ‘문상강림’도 해 보았지만 굳이 책이 싫은 아이들을 위해 억지로 읽으라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근학서림 맏딸’로서 세 살 때부터 책의 향기를 맡으며 자라 왔고 책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활자중독자이지만, 내가 농구나 수상스키의 즐거움을 알지 못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듯이 책 없이도 행복하게, 책 없이도 인격 드높게 살지 말란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책은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굉장히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그것을 절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다.
학급문고로 만화책 어떠셔?
나의 경험에 비추어 아이들에게 책이 주는 즐거움을 설파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책을 만날 멍석을 많이 깔아 주어 책의 세계로 인도하려 노력하기는 한다. 분명 그 그물에 낚이는 아이들이 있고, 내가 그랬듯이 책의 향기 속에서 일 년을 보내고 난 후 자기도 모르게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 영혼이 기하더뇨~! 무릇 자연스러움보다 좋은 교육은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자연스러운 척, 하면서 온갖 방법을 다 써 본 것도 사실이다. 여기 그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일단 만화책을 구비한다. 학급문고에 만화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독서가 만만해 보인다. 단, 일 년 내내 만화만 보는 아이도 있다는 게 흠이다. 뭐 그러면 좀 어떤가 싶기도 하다. 좋은 만화만 읽어도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아예 책이란 것을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게 놓아두면 만화책이 아닌 다른 책은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작년에 마냥 만화만 보던 아이들 생각이 나서 올해는 만화책만 따로 책장을 만들어 두고 금요일 아침에만 읽게 하고 있다. 《맨발의 겐》, 《유리가면》 같은 만화도 있고 《먼나라 이웃나라》도 있다. 《피터 히스토리아》와 5.18 재단에 신청해 받은 《망월》 다섯 권, 아트 슈피겔만의 《쥐》 1, 2권도 있다. 마음 같아서는 《조선왕조실록》이나 강풀의 만화들, 《신과 함께》 같은 만화도 구비하고 싶다.
“골라, 골라~” 책 경매로 새 책 읽기
학기 초면 학급 환경미화비로 약간의 새 책을 구입한다. 새 책과 더불어, 정말 좋은 책임에도 아이들 손이 잘 가지 않는 책들을 상자에 넣어두고 ‘책 경매’를 한다. 물론 파는 것은 아니지만 재빨리 손을 들어야 읽고 싶은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어서 흥미진진하다. 새 책을 제일 처음 만나는 기쁨에 승부욕까지 동원한다.
“자, 이 책 《주먹을 꼭 써야 할까》는 학교에 가방도 안 가져오는 일진 학교짱 이야기야.” 이렇게 시작하면 주먹깨나 쓰는 아이가 슬며시 손을 든다. 아이들이 학급짱에게 그 책을 양보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일종의 권력일까? 아니면 나도 개과천선을 꿈꾸노라는 신호일까? 아무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책은 청소년의 심리 분석을 중간중간 섞어 놓아서 아이들 뿐 아니라 학부모나 교사가 읽어도 재미있다.
“이건 여러분한테 좀 어려울 수도 있는데 평소 책 좀 읽었다 하는 친구들 도전해 보세요.” 이런 멘트에 자존감이 확~! 승부욕이 확~! 불타오르는 친구들이 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 살 고등학생들이 연애를 했어. 그런데 덜컥 애가 생겼네?” 여기까지만 해도 “저요, 저요”가 교실을 가득 채운다. 결국 그 책은, 정말로 엄마아빠가 열일곱인가 여덟에 자기를 낳았다는 아이가 그 ‘감동 리얼 스토리’ 덕에 모든 아이들의 양보를 얻어 내기도 했다.
사실 이런 경매를 아침 독서 시간이나 국어 시간에 30~40분을 이끌어 내려면 교사가 약간 약장수처럼 이야기를 해야 한다. 오늘 당장 책을 가져가지 않는 아이도 언젠가 저 책을 읽고 말리라는 결심의 달콤한 끈을 드리워 놓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이야기해 주는 게 좋을 것이다.
국어 시간, 시의 종류를 가르칠 때 ‘극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괴테의 《파우스트》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여러분이라면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고 젊음을 되찾고 싶은가요?” 사실 아이들이 파우스트를 읽기에 책은 너무 어렵다. 그래도 그런 수업을 하고 나면 꼭 도서관에 가서 그 책을 찾아보는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한번 그 이름을 들어 본 책을 서점에서 만나면 반가운 법이다. 한 번이라도 얼굴(표지)를 본 책을 만나면, 어쩐지 저 책과의 만남은 운명이지 싶어진다. 그래서 가능하면 책을 실물로 들고 가서 아이들에게 보여 준다. 눈빛으로 그 책에 대한 관심을 보인 아이가 있으면 “한번 살펴볼래?” 하고 던져 준다. 그 책은 마치 떡밥처럼, 책을 받은 아이 주변에 많은 경쟁자들이 비늘을 펄떡이며 모여들게 만든다. 네가 보는 책이라면 나도 한번 뭔지 보리라…….
만약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면 “샘이 오늘 수업 마치고 반납하려 했는데 네가 반납 좀 해 줄래? 살펴보고 재미있으면 읽고 나서 반납해도 돼”라고 말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그 책에 흥미를 보이는 아이에게 그리 한다. 한번은 서평 쓰기 수행평가가 있는데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읽을 마음조차 없는, 학교에 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우리 학교 주먹짱에게 이 방법을 쓴 적이 있다. 《완득이》가 아직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책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나 ‘그 책 재미있어’라고 입소문이 나 있던 시절이다. 서평 쓰기의 좋은 사례로 소개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빌려 간 그 책을 일부러 그 아이 학급에서 제일 마지막에 수업하고는 “현욱이가 반납해 주라”고 했다. 복도에서 만난 현욱이는 “샘, 완득이 짱 재미있어요. 그 사회 샘 누구죠?” “똥주?” “맞아요, 똥주. 진짜 웃겨요.” 그렇게 현욱이는 《완득이》로 어설프나마 서평을 완성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미끼 상품으로 쓸 좋은 책에는 《거짓말 학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위저드 베이커리》,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이 있다.
‘책 뒤끝 흐리기’가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책 이야기를 할 때 아무래도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들려주는 게 좋고, 특히 뒷부분이나 결말을 이야기해 주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할아버지가 ‘작은나무’ 대신 방울뱀한테 물려서 독이 막 퍼지기 시작하는 거야. 인디언 할머니가 응급처치를 어떻게 했는지 알아? 메추리를 잡아서 산 채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고 할아버지의 상처에 댔지. 아직 살아있는 메추리의 근육이 뱀독을 빨아들여 초록색으로 변했다는 구절이 있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살았게 죽었게? 안 알랴줌~ㅋ.”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소개할 때는 딱 여기서 이야기를 마친다.
“메피스토에게 피 한 방울을 팔아 젊음을 얻은 파우스트는 자신의 지식으로 많은 성과를 쌓고 삶을 누리고, 결국은 늙긴 늙겠죠? 죽음에 임박했을 때 메피스토가 파우스트를 데리러 올 거 아니냐. 과연 파우스트는 지옥에 갔을까? 아~ 읽은 지가 하도 오래 돼서 생각이 안 나네(세 번 읽은 《파우스트》가 생각나지 않아서는 당연히 아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읽은 기억에 의존해서 말하긴 한다만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국어 샘이 너희한테 거짓말했는지도 모르잖아. 그치? 도서관 가서 이 책 찾아보고 선생님이 거짓말한 거 없는지 읽어보기.
‘녹음’으로 하는 말하기·듣기 수업
스마트폰은 잘 모른다. 모르는 것투성이인 이 많은 기능이 내게 무슨 소용이랴. 하지만 아이 들에게는 소중한 보물이란 것은 안다. 그 보물을 일단 아침에 학교에 맡길 땐, 1초라도 더 오래 만지작거리지 못해 안달이다. 종례 때 휴대폰을 만나면 헤어졌던 ‘여친’을 다시 만난 듯 애틋하다. 작년 우리 반 아이 하나는 ‘남중의 흔한 종례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카톡’에 사진을 하나 올렸는데, 내가 열심히 뭐라고 떠들고 아이들은 고개 숙여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사진이었다. 그 고개의 각도가 참으로 일관성이 있어 만약 그 사진이 만화였다면 허공에 흩어진 교사의 허언들이 아이들 머리로 우수수 떨어질 판이었다. 그러니 그토록 소중한 휴대폰을 수업에 활용한다 하면? 아이들은 내용을 떠나 일단 수업에 충성을 다할 것 아닌가!
휴대폰으로 하는 일거양득 연설문 수업
중3 교과서에 넬슨 만델라의 연설문이 실려 있다. 연설문 내용은 참으로 훌륭하지만 이들에게는 좀 지루할 수밖에. 게다가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이라 선동적인 매력도 적다. 그래도 연설문의 특징을 공부는 해야 하고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교과서 내용을 줄줄 읽자니 지루하다. 그래서 그 단원을 배우기 바로 전 시간부터 미리 ‘다음 시간에는 휴대폰을 준비하라’고 운을 띄워 놓았다. 다음 국어 시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라고.
내가 들어가는 두 학급은 다행히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과 ‘신뢰’를 걸고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 잘 관리하기로 약속한 반이어서 따로 담임에게 받아 가서 나눠 줄 필요도 없었다. 아이들은 다른 날은 내가 들어가고 5분이 지나도록 떠들거나 엎드려 있던 녀석들조차 다소곳이 앉아 “선생님, 휴대폰 전원을 켜도 될까요?” 하고 공손히 묻는다. 나는 마치 성은을 내리는 임금처럼 우아하게 “전원을 켜시오~!” 라고 말한다. 물론 교과서 공부를 좀 해야 하므로 당장 휴대폰을 들여다보면 안 된다. “약 10분 정도 공부할 때 집중할 것, 여친으로부터 문자 왔는지 확인은 아니 됨. 다른 검색 및 게임은 당근 아니 됨. 공부에 집중하지 않는 친구가 있으면 휴대폰 수업은 아니 함.” 등 약간 치사한 조건을 걸고 10분 동안 집중을 시킨다.
연설문의 요건들을 공부하면서 듣는 이들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일으킬 만한 설득력 있는 말투나 표현, 진정성을 담아 그대들도 연설을 해 보라고 한다. 교과서에 실린 연설문을 네 문단으로 나누어 표시해 놓고 4명이 두레를 지어 앉은 후 1인분씩 읽을 분량을 정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역할을 나눌 동안 나는 칠판에 나의 휴대폰 번호를 적어둔다. 수업 진행 요령도 적어둔다.
- 교과서 순서대로 연설문을 읽고 녹음한다.
- 녹음할 때는 배운 연설문의 특징을 잘 살려야 한다.
- 네 명이 하나의 폰에 녹음해도 되고 각자 해도 된다.
- 녹음이 끝나면 자기 목소리를 꼭 들어 본다.
- 확인 후 국어 선생님 휴대폰으로 전송한다(하트나 사랑의 표현, 아부, 대환영~).
이 수업을 통해 한 아이는 학기 말 평가서에 “수행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썼다. 사실 녹음하기는 수행평가는 아니었지만 수업을 좀 더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어차피 긴 글을 읽어야 할 때 두레 별로 역할을 나누어 읽히기도 하지만 건성인 경우도 많고 각자 읽고 말자고 두레 활동을 시큰둥하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녹음하기를 하면 다 같이 참여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한 자기 목소리와 발음에 대한 새로운 각성의 효과도 있어 말하기 듣기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 수업은 종 치는 시간에 맞추어 뒤로 조직하는 것이 좋은 수업이다. 녹음 후 다시 제자리에 앉아 수업을 진행하기는 어수선하니 말이다.
(……)
발음에 얽힌 심리학
요즘 아이들은 대체로 발음이 불분명한데, 여자아이들은 혀를 입천장에 붙인 듯 혀 짧은 소리를 내는 특징이 있고 남자아이들은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우물거리는 특징이 있다. 그런 발음의 이면에는 ‘귀여워 보이고 싶어서’, ‘세상에 불만이 많아서’라는 심리적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발표할 때 청중에게 고루 시선을 주어야 하는데 청중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떨어져서 그런 경우가 많고, 교탁에 기대고 엎드린 듯한 자세를 취하는 사람도 자신감이 없거나 진지하지 못해서 그럴 수 있다. 이처럼 자세나 몸짓에 관한 심리적 분석을 덧붙여 주면 아이들은 재미있게 듣는다. 특히 개인적으로 심각한 자세의 문제는 지적해 줄 필요도 있다.
그래서 발음이나 발성 연습할 때 먼저 바르게 앉는 자세, 단전호흡법, 복식호흡법 등을 알려주면 좋다. 노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왔던 박진영의 ‘공기 반 노래 반’을 연습하기 위해 오른 손을 공기 모양으로 만들어 자기 머리의 전두엽 부분에 공기를 모자처럼 쓰듯 손을 대고 코를 울리며 “아~~” 소리를 내 보게도 하고 ‘아, 에, 이, 오, 우’를 발음해 보게도 한다. 이참에 아이들이 흔히 틀리는 모음, 부정확한 이중모음인 ‘ㅙ’나 단모음인데도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ㅚ’, ‘ㅟ’ 같은 것도 연습해 본다. 참고로 ‘안 돼’를 정확히 발음하는 탤런트는 김희애 씨이다. 좀 과장되게 “안 돼!”라고 발음 연습을 시켜 보아도 재미있다.
각자 연습할 시간을 주고 난 후에는 번호 순으로 앞에 나와 한 문단 정도 읽고 녹음하게 하는데, 아이들은 이때 명렬표를 들고 친구의 발표를 평가한다. 항목에 따라 발음이 정확한지, 목소리가 잘 들리는지, 몸짓이 적절한지, 시선 처리를 잘하는지 등을 평가하고 ‘우리 반 최고의 아나운서’도 뽑게 한다. 뽑힌 아이에게 간단히 시상하고 그 아이의 목소리 녹음을 들려준다. 또 아는가? 이들 중에 미래의 손석희가 나올지? 모든 아이가 발표를 마치면 녹음한 것을 들려주면서 누군지 맞히기 놀이를 해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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