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 한강하구에 설치된 철책선 너머로 쇠기러기 떼가 날아가고 있다. 1953년 정전협정에서 쌍방은 군사분계선 서쪽 끝인 파주시 만우리에서 강화군 볼음도까지 67㎞ 구간을 ‘한강하구 중립수역’으로 선포했다. 박경만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경쟁과 대만해협의 위기, 분단적대성이 강해지고 있는 남북한과 불가역적인 핵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한반도, 실존적 위협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 기후위기. 굵직하고도 시급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연구자와 활동가가 머리를 맞댄다.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과 한겨레평화연구소, 그리고 시민단체인 평화네트워크는 9월29일 오후 1시30분부터 5시까지 강원대 60주년기념관(111호)에서 ‘평화,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과 소통, 그리고 연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1세션 ‘신냉전 시대 평화 상상하기’에선 필자의 사회로 하남석 서울시립대 교수와 평화네트워크 활동가인 정다훈 정치학 박사가 발표자로 나선다. 하 교수는 ‘우리 안의 신냉전: 한국의 반중감정 고조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중 양국 청년이 처한 경쟁 과잉과 청년 실업, 불평등, 세습 자본주의 등을 공통의 문제로 인식해 “서로 간의 편견과 반목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군비경쟁과 신냉전의 시대, 기후위기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를 발표할 정 박사는 미-중 전략경쟁의 구도를 벗어나는 초월적 협력외교의 시작과 대안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군비경쟁 완화(그린데탕트)를 제안한다. 토론자로는 연세대의 천자현 박사, 평화활동가들인 김복기(봄내시민평화센터)와 신미지(참여연대)가 나선다.
송영훈 통일강원연구원 원장이 사회를 맡은 제2세션의 주제는 ‘전쟁과 분단 새롭게 보기’이다. 건국대의 김종곤 교수는 ‘우리 시대의 분단적대에 대한 소고’라는 제목으로 “분단적대성이 남북한의 원활한 소통과 지속적인 교류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문학적 관점에서 냉전·분단의 적대성을 연구해온 김도민 박사(강원대)는 전봉건의 ‘장미의 의미’(1956)와 김춘수의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1957)이라는 두편의 시를 통해 약소민족으로서의 반전평화의 감각을 다룬다. 박경만 한겨레평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진으로 접경 지역의 ‘역설적인 평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철조망으로 가로막힌 남북 비무장지대는 70년간 사람이 접근하지 못한 사이 놀라운 생명력으로 복원돼 멸종위기종의 중요한 서식지이자 한반도 자연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며, 10년간 촬영해온 사진을 통해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줄 것이다. 이들 발표에 대한 토론은 아주대의 한기호 교수와 강원대의 이동기·임유진 교수가 맡는다.
이날 행사는 일반인도 참석할 수 있다. 행사 문의: 033-250-8031(통일강원연구원)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