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이야기 ④
슬기로운 유배생활 - 과거
거친 노량의 물살, 절도 남해.
금은빛 바다를 품은 앵강만.
그곳에 작은 섬 노도가 있다.
유배문학 대표적 작품 「사씨남정기」, 「구운몽」의 저자,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다.
눈을 뜨면 다가오는 섬, 절로 시간 여행, 감정이입이 된다.
문득 말도 안 되는 한 구호가 생각난다.
황당한 댓구도 떠 오른다. ㅋ ‘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유배를 갈수 있다면 나는 결코 유배지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ㅋ
유형을 받을 정도면, 일단 왕의 눈 안에 있어야 한다.
즉, 권력의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
성공한 인생만이 누릴 수 있는 형벌의 특권(?)이다.
내쳐질 때도 급수가 있다.
사대문 밖으로 멀리… 아주 멀리….
좁은 땅에서 말도 안 되는 구체적 거리 명시도 있다.
도성에서 천리 이천리 삼천리….
대명률을 그대로 옮겼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이 거리를 지켰다고 한다.
삼천리면 방방곡곡 지방관 인증 도장을 받으며, 유배지로 향했을 거다.
그 길이 어렵고 힘들기만 했을까?
시간여행자 데이비드 리 눈으로 살펴 본다.
사대부들은 축적된 부와 인맥이 있다.
당쟁이 격화된 시절 유배와 복권을 반복한 사람도 많다.
상대적 박탈감은 있을지언정, 절대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도성 바라기 지방관들 처신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권이 어렵고 부와 권세가 몰락한 가문이 되면, 법과 원칙에 따른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절도 남해의 섬 노도 이곳에 위리안치(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둘레에 가시 울타리를 치고 가두어 두던 일) 형을 받았다고 함은,
악명 높았던 교도소 알카트레즈…. 그곳 독방에 사지 결박 당한 채 갇혀 있는 느낌 일거다.
대제학까지 지낸 김만중이기에 임금을 향한 원망의 욕지거리가 절제된 표현으로 작품화되었지만,
눈만 뜨면 화가 솟구치고, 두 눈은 충혈되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인지 삼 년을 넘기지 못한 향년 59세….
절도 남해안의 세찬 강풍을 맞으며 세상을 떠났다.
슬기로운 유배생활이란 어떤 것일까?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그날을 기다리며 버티는 것일까?
희망은 절망을 견디게 하는 힘이라고 말하지만, 차라리 무심한 편이 낮다.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을 생각해 보라.
‘슬기로운 유배생활’….
어울리는 이름이 있다.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산 정약용 선생이다.
철학 사상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모든 분야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전남 강진 유배생활 18년….
육체적 정신적 학문적 자유를 맘껏 누렸다.
시간여행자의 눈에 비친 슬기로운 유배자 정약용.
그는 삶에 충실했다.
관료의 삶은 끝났지만, 사상과 학문의 자유로움을 만끽하였다.
생존에 충실했다.
유배지에서 복권을 위한 관심도 노력도 없었다.
심지어 자신을 공격한 정파가 몰락했지만, 조정에서조차 그의 유배를 잊어버렸다.
생명에 충실했다.
산과 바다 건강한 먹거리….
자연과 여인의 사랑을 즐기며 걷기를 일상화했다.
후일 고향으로 돌아가, 향연 7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니 대단하지 않은가?
서포 김만중, 다산 정약용 이들 유배생활에 공통된 키워드가 있다.
스트레스다.
예나 지금이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왜 그럴까?
육체의 방어기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전투력 증강이다.
혈액이 뇌 눈 근육으로 몰려, 화가 머리끝까지 뻗치고, 피눈물이 나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신체 조화를 망가뜨린다.
그 결과 판단 능력을 상실하고, 눈에 뵈는 게 없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더욱 위험한 결과는, 혈액을 빼앗긴 오장육부다.
소리 소문 없이 점점 시들어 간다.
만병의 근원이다.
해운대라이프 독자 여러분!
인생은 스트레스 점으로 이루어진 선이다.
그 누구도 스트레스 유배지를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ㅋ
그러나 우리들은 정약용 선생처럼 살아 갈 수 없다.
해법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 몸으로 만들자.
데이비드 리와 함께하는 걷기 교실이 있다.
다음 칼럼은 남해이야기 5 <슬기로운 유배생활 - 현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