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거에 대한 책임을 얼마나 지고 있는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던 과거에 만난 여인이 이 책 주인공 전체 인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가?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살아있는 그녀를 내 가까운 실체가 아닌 먼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겨놓기를 바라는 남자(마음속 죄책감을 느끼며) 세계대전을 두번이나 일으키고 두번다 실패한 독일국민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자신의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독일정권에 적극적으로, 소극적으로, 아니면 방조적 자세로 살았던 그 자녀들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이 소설은 "소피의 선택"과는 조금 다르다, 소피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 책은 가해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해의 최 말단에 있던 그녀는 단지 명령에 의거 그 험악했던 일에 동조하였다. 그 시절을 살면서 분명 동조하지않고 살았던 사람들도, 적극 반항하며 살던 사람들도 많이있었다. 그러나 그저그렇게 내 한몸 챙기고, 내 가족 챙기고, 내 주변만을 돌아보며 살았던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는 오랜시절이 지난 후 과거의 일을 단죄하길 원한다. 그러나 그 시절을 살아보질 않은 우리가 과거 우리의 부모,조부모를 쉽게 단죄할 수 있을까? 문맹이란 사실의 수치심을 감추려 모든 죄를 홀로 감수한 여자간수와 그 간수가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을 살아남은 사라에게 보내고 그 살아남은 사람은 용서를 해줄 수 없다고 하는 장면에서 나는 과거가 우리 자신을 옭아매고 놓지않음을 보았다. 가해자가 아무리 용서를 빈다해도 피해자의 용서는 쉽지않다. 그러나 그들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밖에 없고 그들에 대한 살아남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복수이며 관용일줄 모른다. 이 책은 이 모든것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꼭 한번 읽어보고 생각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