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북집(石北集) 신광수(申光洙)생년1712년(숙종 38)몰년1775년(영조 51)자성연(聖淵)호석북(石北), 오악산인(五嶽山人)본관고령(高靈)특기사항정범조(丁範祖), 목만중(睦萬中) 등과 교유
石北先生文集卷之十五 靈川申光洙聖淵甫著 / 序 / 送卞景三東游序
金剛。距京師不滿四百里。出國門而東。三宿則是矣。京師人見金剛者少。鄕遠之人。至老死不見金剛者。又何限。五嶽以外。如天台鴈宕靑城九疑三峽武當黃山五臺之勝。太半在嶺海萬里之遠。而中州好奇之士。往往有視適百里者。東國之士。以金剛爲絶遠不可到。其貿貿者無論。其自以爲好奇而欲一見者。亦慨然而止。良以立志無遠。齷齪不自拔已。吾友卞景三方束裝赴京師。試事竣。卽飄然東游。何其僊僊也。韓之距京師四百餘里。自京師走金剛。又四百餘里。而景三買一欵段。囊數百錢。涉圻服。越關嶺。曾不少難。豈所謂有志而不齷齪者耶。吾聞金剛。有毗盧之高。衆香之奇。萬瀑之雄。九龍之壯。此其㝡者。景三之耳目。將一一與山川相暎發。得其淸淑蜿蟺扶輿磅礴之氣。以放於東海。歸而爲文章。則必肆然大進矣。歸而爲學。則必沛然有興矣。豈若世人或以官游所至。或以資力所及。一見念剛。歸詑鄕里曰。吾見金剛山也哉。噫。若余者。少而多病。今已四十餘矣。早衰且不良於行。雖欲見金剛。將何以窮幽陟絶。以快吾平生之志哉。從此以往。又當益衰而益不良行矣。吾之見金剛未易。知而將爲齷齪者止已。惟當俟景三之歸。歷歷問其游跡之所遍。以作吾臥游而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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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北先生文集卷之三 靈川申光洙聖淵甫著 / 詩 / 夏日寄卞景三
返照滿墟落。獨來高草亭。遠江生一曲。孤鳥沒雙翎。其下故人住。何時佳句聽。邊山更欲雨。今日出雲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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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北先生文集卷之一 靈川申光洙聖淵甫著 / 詩 / 景三約話瓢菴先至。庵僧失報。不得會。詩以謝之。
懷抱秋來阻。初期到寺開。故人虛造次。歸馬想徘徊。實有僧遲報。非關夜厭來。何時成一笑。山裏聽鷄回。
其二
今夜山中約。故人驢背時。深松十里寺。流水數家籬。却以慇懃意。終孤邂逅期。詩來猶友道。自覺報書 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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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北先生文集卷之一 靈川申光洙聖淵甫著 / 詩 / 己巳冬。畏癘杜門。簡景三。
立春纔昨日。除夕更明朝。畏疾長關戶。傳書數過橋。風霜慙短髮。燈火坐寒宵。惆悵山中意。相忘桂樹招。
其二
野水相呼地。迢迢歲莫吟。但無三月面。猶會百年心。氣侯看逾異。閭閻恐至今。匡廬不可到。風雨滿西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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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北先生文集卷之一 靈川申光洙聖淵甫著 / 詩 / 景三將游金剛。臨行書贈。
東關一萬玉芙蓉。明月毗盧到九龍。笙鶴四仙游鏡浦。待君秋夜宿何峰。
其二
皆骨丹楓碧水秋。故人將入綵雲遊。紅塵一謫三千歲。不見名山已 或我 白頭。
其三
秋日蕭蕭早。君將欲遠行。文章無志士。妻子老浮生。赤葉千峰暮。鳴沙九郡晴。滄洲滯病友。東望海雲情。
其四
君到長安寺。貪秋未易歸。籃輿山菓落。銅笛嶺雲飛。流水空人事。丹楓暈道衣。詩成桂樹下。招隱莫相違。
其五
招提聞夜雨。別意黯然遙。白鳥飛滄海。靑驢度石橋。孤琴欲遠送。秋色衆山搖。臨水重惆悵。登樓久寂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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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北先生文集卷之三 靈川申光洙聖淵甫著 / 詩 / 雪夜宿景三江亭
倦馬黃昏雪。君家宿不期。催成深夜餠。少試隔年碁。野樹村逾冷。風江地欲移。蕭然歲暮意。燈下兩人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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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北先生文集卷之三 靈川申光洙聖淵甫著 / 詩 / 大雪寄景三
今日山中惡風雪。一寒江上復如何。白屋獨燒秋後葉。孤舟應得夜來魚。千林極望無行逕。十里何由見尺書。莫向山陰回小棹。故人搖落正端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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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기식* 大雪寄景三 1◐●◐○◐●◎ 1今日山中惡風雪。
2◐○◐●●○◎ 2一寒江上復如何。
3◐○◐●○○● 3白屋獨燒秋後葉。
4◐●◐○◐●◎ 4孤舟應得夜來魚。
5◐●◐○○●● 5千林極望無行逕。
6◐○◐●●○◎ 6十里何由見尺書。
7◐○◐●○○● 7莫向山陰回小棹。
8◐●◐○◐●◎ 8故人搖落正端居。 | *측기식* 1◐●◐○◐●◎ 2◐○◐●●○◎
3◐○◐●○○● 5千林極望無行逕。
4◐●◐○◐●◎ 6十里何由見尺書。
5◐●◐○○●● 3白屋獨燒秋後葉。
6◐○◐●●○◎ 4孤舟應得夜來魚。
7◐○◐●○○● 8◐●◐○◐●◎ | 평기식 1◐○◐●●○◎ 2◐●◐○◐●◎ 3◐●◐○○●● 4◐○◐●●○◎ 5◐○◐●○○● 6◐●◐○◐●◎ 7◐●◐○○●●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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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
2024년 1월 17일 (수)
이백쉰 한번째 이야기
대설
오늘 산중에는 눈보라가 사나운데
그대 사는 차디찬 강가는 또 어떠하려나
초가에서 홀로 가을 지난 낙엽 태우고
외딴 배에서 밤 되어 물고기 잡으리라
숲을 멀리 보니 오솔길 보이지 않는데
십 리 멀리에서 어떻게 편지 받아 볼까
산음에서 오다가 작은 배 돌리지 말게
벗이 쓸쓸하게 조용히 지내고 있으니
今日山中惡風雪금일산중악풍설
一寒江上復如何일한강상부여하
白屋獨燒秋後葉백옥독소추후엽
孤舟應得夜來魚고주응득야래어
千林極望無行逕천림극망무행경
十里何由見尺書십리하유견척서
莫向山陰回小棹막향산음회소도
故人搖落正端居고인요락정단거
- 신광수(申光洙, 1712~1775), 『석북집(石北集)』 권3 「대설기경삼(大雪寄景三)」
해설
1월 9일 수도권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다행히 기상예보처럼 많은 양의 눈이 오지 않고 기온도 그리 낮지 않아 도로가 빙판이 되지는 않았지만, 회사에서는 이른 귀가를 종용하는 안내 방송이 울리고 아이들도 빨리 집에 돌아오라는 재촉 전화를 연신 해댔다. 대설이 내리면 젊은 사람들은 출퇴근 길의 교통 정체를 가장 먼저 걱정하고 나이 드신 어른들은 빙판길 낙상 사고를 가장 먼저 염려한다.
하지만 시의 작자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대설이 내리면 산중은 고립되기 때문에 낮에도 밖을 드나들기가 힘들고 밤에는 아예 밖을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한다. 꼼짝없이 산중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작자는 강가에 사는 벗을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다.
이 시의 수신자인 경삼(景三)은 작자의 친한 벗인데, 관직 생활을 하지 못해 강가 집에서 은거하며 가난하게 살았던 모양이다. ‘백옥(白屋)’과 ‘고주(孤舟)’의 시어가 그의 생활상을 말해 준다. 산중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자신의 신세와 달리 강가에서 낙엽을 태우고 배 타고 낚시하며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을 경삼을 상상하며 몹시 그리워한다. 작자는 이 그리운 마음을 편지로 주고받고 싶었지만, 눈 앞에 펼쳐진 숲을 보니 눈보라가 휘몰아쳐 밖으로 통하는 길은 전혀 보이지 않고 또 서로 간에 십 리나 멀리 떨어져 있다. 인편을 구하기도 힘들고 직접 찾아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경삼은 강가에 살아 배를 타고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다. 그래서 산음(山陰)의 고사를 사용하여 자신은 가지 못하니 경삼에게 직접 찾아와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 것이다.
산음의 고사는, 진(晉)나라 왕휘지(王徽之)가 산음에 살 때 갑자기 섬계(剡溪)에 사는 벗 대규(戴逵)가 보고 싶어 즉시 작은 배를 타고 밤새도록 찾아갔다가 정작 문 앞에 이르러 대규를 만나보지 않고 그냥 돌아왔던 고사로, 벗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한다. 마지막 구의 ‘요락(搖落)’과 ‘단거(端居)’의 시어가 말해 주듯 작자도 형편이 좋지 않고 외롭게 지내는 신세였다. 게다가 바로 얼마 전 경삼과 눈 내리는 밤에 같이 그의 거처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 일이 있었다. 그러니 더 그리울 수밖에.
꼭 눈 내리는 날 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군가를 사무치게 그리워한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요즈음은 갖가지 볼거리나 들을 거리의 홍수 속에 마음이 쏠려서 정작 자신의 소중한 사람에게는 마음이 덜 가는 게 현실이다. 마음은 발이 없어서 수천 수만 리를 아주 짧은 시간에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데도 말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글쓴이최이호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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