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씨들이 안우(安祐) 장군을 황보림(皇甫琳)의 장인 아닌 외숙이라 하는 배경

[안병태]

황보씨들이 안우(安祐) 장군을 황보림(皇甫琳)의 장인 아닌 외숙이라 하는 배경

글: Antares   2023.11.08 (https://cafe.daum.net/ahnwha)

게시글 본문내용

참고: 아래 국립중앙도서관 책 링크는 뷰어를 다운받아 설치하면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 FamilySearch 사이트에 링크된 족보 페이지들은 사이트 회원 가입후 로그인 한 뒤 클릭하면 볼 수 있다.(무료)


근래의 영천황보씨(永川皇甫氏) 문중 기록은 모두 안우(安祐, ? -1362) 장군을 황보림(皇甫琳, 1333~1394)의 장인 아닌 외3촌이라 하고 있는데, 이는 태조실록에 나와있는 두 사람의 관계를 나타내는 한자 "舅"를 장인이 아닌 외3촌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것이 반드시 틀린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인 해석과는 다른 것이다. 


황보씨들이 이렇게 해석하게 된 배경을 알려면 황보씨 역대 문중 기록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오늘날 영천 황보씨 인구는 1만명 내외로 인구 수도 적은데다, 황보림(皇甫琳, 1333~1394)의 아들 황보인(皇甫仁, ? ~ 1453)이 영의정으로 계유정난(癸酉靖難, 1453) 때 좌의정 김종서(金宗瑞, 1383~1453)와 함께 수양대군(首陽大君, 世祖)에게 피살당해 거의 멸문지화를 겪은 탓에 문중 기록이 자세하게 전해오기 어려운 환경에 있었다.


세조에게 억울하게 피살당한 황보인(皇甫仁, ? ~ 1453)은 역신으로 몰려 거론하는 것도 금기시 된 채 잊혀져 있다가 1746년(영조 22) 복관되면서 완전히 신원(伸寃: 억울하게 입은 죄를 풀어줌.)되었다. 1758년에는 충정(忠定)의 시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황보인의 묘역에 비석도 세우게 되고, 김종후(金鍾厚, 1721~1780)가 황보인 (皇甫仁) 관련 기록들을 모아 편찬한 황보충정공실기(皇甫忠定公實記)도 1778년에 간행된다.


皇甫忠定公實記 / 金鍾厚 編 (1778) :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온라인 열람 가능
https://www.nl.go.kr/NL/contents/search.do?pageNum=1&pageSize=30&srchTarget=total&kwd=KOL000023045
p.95 황보인 행장(行狀) : 형조참의 홍낙명(洪樂命, 1722~1784) 찬
p.98 황보인 묘표(墓表) : 세손익위사부솔(世孫翊衛司副率) 김종후(金鍾厚) 찬, 숭정기원후 3을유(1765) 수립.


김종후 (金鍾厚, 1721~1780), 『본암집(本庵集)』 卷八 / 墓表 領議政皇甫公墓表 a237_499
上距癸酉二百有九十五年也。 : 1453년으로부터 295년 후 - 1748년
http://db.itkc.or.kr/inLink?DCI=ITKC_MO_0546A_0090_020_0030_2005_A237_XML


위의 황보인 행장과 묘표 모두에 부친 황보림(皇甫琳)만 언급하고, 반드시 나와야 할 조부와 모친에 대한 말은 전혀 없다. 안우(安祐) 장군과의 관계에 대한 말도 없다. 말미에 부인 양성이씨(陽城李氏)와 자녀만.언급하고 있다. 이때까지도 황보씨 문중에서는 황보인의 조부와 외조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은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사정은 1836년에 간행된 지봉선생실기(芝峯先生實記)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芝峯先生實記. 幷上, 下 / 皇甫琬,皇甫涉 共編 (1836, 서문의 崇禎紀元後四丙申)
https://www.nl.go.kr/NL/contents/search.do?pageNum=1&pageSize=30&srchTarget=total&kwd=CNTS-00047982348
p.36  (황보인) 傳 :  부친 황보림(皇甫琳)만 언급하고, 조부와 모친에 대한 말은 없다.


이후 1868년 영천황보씨족보(永川皇甫氏族譜)에 처음으로 황보림(皇甫琳)이 연안차씨(延安車氏) 차원부(車原頫, 1320~1398)의 사위로 나온다.


영천황보씨족보(永川皇甫氏族譜, 1868), 권 1-2
https://www.familysearch.org/ark:/61903/3:1:3QS7-9977-V7TZ?i=16&wc=4X9C-ZRF%3A1589986761%2C1589982393%2C1589984921%2C1589986412%2C1589982392%2C1589989677&cc=1398522


이 족보에도 황보인의 조부는 나오지 않고, 부친  황보림(皇甫琳)이 1세로 되어 있으며, 안우(安祐) 장군에 대한 언급도 역시 없다. 연안차씨(延安車氏)  족보에 황보림이  차원부(車原頫, 1320~1398)의 사위라고 한 기록을 처음 발견하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 그대로 옮겨적은 것으로 보인다.


연안차씨세보 v1[延安車氏世譜 v1] 차헌기등편 純祖24(1824)
http://yoksa.aks.ac.kr/jsp/aa/ImageView.jsp?aa10up=kh2_je_a_vsu_B10B%5E339_000&aa10no=kh2_je_a_vsu_B10B%5E339_001&aa15no=&aa20no=&pageno=&imgnum=JE_A_B10B%5E339_001_000462&imgsize=
차원부(車原頫, 1320~1398)  사위 황보림(皇甫琳), 외손 황보인(皇甫仁, ? ~ 1453)


이후 황보씨 족보의 내용은 아래와 같이 변해 간다.


영천황보씨세보(永川皇甫氏世譜, 1938)
https://www.familysearch.org/ark:/61903/3:1:3QS7-L979-PF9H?i=6&wc=4X9C-ZPV%3A1589986761%2C1589982393%2C1589984921%2C1589986412%2C1589982392%2C20204503&cc=1398522
황보인의 조부 황보안(皇甫安)이 처음 나오지만, 조모 기록은 없고, 황보림(皇甫琳)이 차원부(車原頫) 사위로 나오지만, 안우(安祐) 장군에 대한 언급은 없다.


영천황보씨세보(永川皇甫氏世譜, 1991)
https://www.familysearch.org/ark:/61903/3:1:3QS7-L9KB-Y1VC?i=33&wc=4XW4-66P%3A1589986761%2C1589982393%2C1589984921%2C1589986412%2C1589982392%2C1076950901&cc=1398522
영천황보씨(永川皇甫氏) 홈페이지 족보
https://gen.hwangbo.kr/new/book.php?idx=3
황보안(皇甫安) 배(配) 순흥안씨 안원린(安元璘) 녀, 안원린은 탐진군, 문열공, 순흥 안자미 7세손
황보림(皇甫琳) 배(配)  연안차씨(延安車氏) 차원부(車原頫) 녀와 함께, 안우(安祐) 장군이 외숙(外叔)으로 나옴.


이런 기록의 변천사로 보아 황보씨들이 태조실록의 황보림(皇甫琳)의 졸기에 나오는 안우(安祐) 장군과의 관계를 알게된 것은 1938년 이후로 보인다. 이때는 이미 연안차씨(延安車氏) 차원부(車原頫)를 황보림(皇甫琳)의 장인으로 기록하고 있을 때이므로, 태조실록의 안우(安祐) 장군이 황보림의 "舅"라는 말을 장인 아닌 외숙으로 해석하여 그대로 적게 된다. 안우 장군이 황보림(皇甫琳)의 외숙이라면 어머니는 안우 장군의 누이가 되므로 탐진안씨들이 안우 장군의 부친이라고 하는 안원린(安元璘)을 황보안(皇甫安)의 장인으로 기록하게 된 것이다.


아래에 사진이 있는 1986년에 세운 황보인(皇甫仁, ? ~ 1453)의 묘비에도 조모가 탐진안씨  안원린(安元璘)의 딸이고, 모친이 연안차씨(延安車氏) 차원부(車原頫)의 딸로 나온다. 안우(安祐) 장군을 부친 황보림(皇甫琳)의 내구(內舅)라고 하여 외숙으로 기록하고 있다. 태조실록에 그냥 "舅"로만 나오던 것을 외숙을 뜻하는 내구(內舅)라는 말로 바꾸어 적었다.


황보씨들이 참고한 안씨들 족보는  소위 순죽탐 족보라 칭하는 1980년에 간행된 "순흥안씨1파 죽산 탐진 족보"로 보인다.

1765년 황보인(皇甫仁) 묘소에 세워진 세손익위사부솔(世孫翊衛司副率) 김종후(金鍾厚, 1721~1780) 가 1748년에 지은 묘표(墓表)가 새겨진 비석. 황보인의 선조로는 부친 황보림(皇甫琳)만 나오고, 반드시 나와야 할 조부나 모친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때는 조부나 모친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1986년에 새로 세운 황보인 (皇甫仁) 묘비.

황보인 모친 묘소의 상석(床石). 정부인 연안차씨지묘라고 새겼다. 명문이 국한문 혼용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상석은 8.15 해방 후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황보인 모친 묘소의 상석(床石)에 새겨진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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