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 번째 마음정류장 날입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해가 떴습니다.
배씨 아버님뿐만 아니라 요리 모임 김씨 아버님과 심씨 아버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배씨 아버님께서 어제 말씀하신 5동 옆 놀이터 정자에 테이블을 놓고 마음정류장 진행했습니다.
심씨 아버님께서 댁에 있는 찜통도 가져오시고,
미리 옥수수 삶는 법을 어머니께 여쭤보고 방법을 익혀오셨습니다.
먼저 옥수수를 삶기 위해 옥수수를 손질했습니다.
요리 모임 아버님들께서 함께 해주시니 옥수수 손질을 금방 할 수 있었습니다.
손질을 하는데 이웃, 1616호 요양보호사님 등 지나가던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간단하게 마음정류장 설명드리고, 요양보호사님께 1616호 아버님께서 오실 수 있으면
잠깐 와서 이야기 나눠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요양보호사님께서 1616호 아버님께 연락드려보겠다 하셨습니다
.
아버님들께서 경비아저씨께 옥수수 삶을 물을 받는데
경비실 옆 수도를 써도 될지 묻고 물도 받아오셨습니다.
이제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해서 삶기만 하면 끝이었습니다.
설탕은 있는데 소금이 없었습니다.
5동 이웃분께 소금을 빌려보기로 했습니다.
13층 사랑방 어머님댁에 가보았지만 어머님께서 댁에 안계셨습니다.
혹시 빌려주실 분이 있을까하여 16층으로 향했습니다.
조금 전 요양보호사님께서 말씀하셨던 1616호 아버님께서
저희가 옥수수 삶는 모습을 복도에서 보고 계셨습니다.
아버님께 마음정류장 활동을 설명드리고, 혹시 소금을 빌릴 수 있을지 여쭈었습니다.
아버님께서 흔쾌히 소금을 빌려주셨습니다.
1616호 아버님 덕에 무사히 소금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옥수수를 삶는 동안 수박을 자르기로 했습니다.
수박을 자를 칼과 도마는 백씨 아버님께서 빌려주셨습니다.
백씨 아버님께서 칼과 도마만 빌려주시고 댁으로 돌아가셨다가 잠시 뒤 저희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 불로 언제 다 삶아. 솥도 두꺼워서 끓는 데 한참 걸릴 것 같구만.
우리 집에 큰 냄비도 있고 가스 불도 있어. 우리 집 11층 맨 끝 집이야.
백씨 아버님께서 먼저 흔쾌히 공간을 내어주셨습니다.
아버님들과 함께 백씨 아버님 댁에 갔습니다.
가스 버너보다 백씨 아버님 댁 화력이 좋아 훨씬 수월하게 옥수수를 삶을 수 있었습니다.
백씨 아버님께서 아버님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거실에 돗자리를 펴주셔서
넓은 공간에서 수박을 자를 수 있었습니다.
옥수수를 삶는 동안 아버님들께서 어떤 모양으로 수박을 자를지 의논하고
수박을 잘라 봉지에 나눠 담았습니다.
서로 고향 이야기도 하고, 요리 이야기도 했습니다.
“5동은 그래도 이웃들끼리 사이가 좋지.”
백씨 아버님 댁이 11층의 사랑방이라고 합니다.
백씨 아버님께서 평소 이웃분들이 아버님 댁에 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여럿이 함께 이야기 나누며 하다 보니 옥수수와 수박 포장까지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145동 이웃 드림-’
드실 이웃분들을 생각하며 옥수수에 라벨 스티커까지 붙였습니다.
“붙이는 거 장당 얼마 줄 거에요?”
농담도 하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함께 했습니다.
아버님들께 마음정류장 사업의 의미를 말씀드리고,
혹시 주변에 옥수수와 수박을 드리고싶은 생각나는 이웃이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심씨 아버님께서 캘리그라피 모임 함께 하는 김씨 아버님 말씀해주셨습니다.
“혼자사니까...어제 집에서 해파리냉채 한 거 조금 가져다드릴까 했는데
안 좋아하는데 괜히 주는걸까봐...”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김씨 아버님께서 평소에 반찬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캘리그라피 모임 갈 때 갖다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다하셨습니다.
그렇게 아버님들 댁 근처에 사는 1인 가구 이웃과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아버님들께 5동 이웃분께 드리는 것까지 함께해주실 수 있을지 부탁드렸습니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 함께 해주시겠다 하셨습니다.
아버님들과 함께 5동에 혼자 사는 이웃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며 전달했습니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몇 호 살아요?”
"전에 복도에서 뵌적 있어요."
아버님들께서 옥수수와 수박을 구실로
복도에서 스쳐 지나갔던 이웃들과 인사 나눴습니다.
배씨 아버님은 예전에 자활사업에 함께 참여했던 분을 오랜만에 만나기도 했습니다.
바로 위층에 살고 있었는데 서로 몰랐습니다.
다음에 연락드릴게요.
배씨 아버님께서 아파트에 아는 이웃이 없다고 하셨지만,
이번 마음정류장을 통해 이웃인지 몰랐던 지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버님들의 공간인 5동에서, 아버님들의 것으로, 아버님들이 직접 이웃과 정을 나누었습니다.
옥수수와 수박을 이웃과 나누며 안부를 나누는 마음정류장 소박해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 마음정류장을 통해 아버님들은 11층의 사랑방 백씨 아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또 놀러 와요.”
백씨 아버님께서 다른 아버님들께 또 놀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몇 호인지를 알아야 놀러 오죠.” 하며 심씨 아버님께서 아파트 호수를 다시 확인하셨습니다.
오늘 마음정류장을 통해 얼굴만 알고 있던 이웃과 인사하고 안부 주고받았습니다.
알고 지내던 지인이 이웃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정류장이 안부를 묻고 지낼 수 있는 이웃 관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서로 안부를 물으며 정을 나누는 마음정류장이 많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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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이씨 아버님께서 복지관에 찾아오셨습니다.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지난번 부탁드렸던
13층 사랑방 어머님께 드릴 편지와 멋진 사진 가지고 오셨습니다.
사랑방 어머님께서 정말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이씨 아버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아버님의 마음 사랑방 어머님께 잘 전달해야겠습니다.
13층 사랑방 어르신뿐만 아니라 저희에게도 사진과 편지 주셨습니다.
좋은 사회사업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습니다.
오늘로 두 번째 마음정류장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마음정류장을 준비하며 만나고 함께 해주셨던 분들께 감사 인사 잘해야겠습니다.
첫댓글 "배씨 아버님께서 아파트에 아는 이웃이 없다고 하셨지만,
이번 마음정류장을 통해 이웃인지 몰랐던 지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배씨 아버님께서 너무 반가우셨겠어요.
만남의 장을 마련하느라 그간 마음고생 많이 하셨는데, 다행히 즐겁고 정겨운 마음정류장 된 것 같네요!
수고하셨어요 선생님!
'이웃 간 정이 흐르는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마을정류장을 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이게 정말 사람답게 사회답게 살아가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주민 분들도 함께라서 분명히 즐겁고 정겨우셨을겁니다~
이 관계들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 시작되고 강화되는 첫 발걸음이면 좋겠습니다 !
현서쌤 수고 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