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포로기행 수도지맥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도리 산제치(542m)-합천터널 위-573봉-너덜지대-두무산(1,038.4m)-통시바위(1,002m)-두산지음재(691m)-전망대-오도산(1,120m)-미녀봉(931m) 갈림봉(1,068m)-996봉-856봉-693봉-684봉(봉화대)-550봉-548봉-경남 합천군 묘산면 반포리 싸리터재]14년 5월 24일
* 구간 :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도리 산제치(542m)-합천터널 위-573봉-너덜지대-두무산(1,038.4m)-통시바위(1,002m)-두산지음재(691m)-전망대-오도산(1,120m)-미녀봉(931m) 갈림봉(1,068m)-996봉-856봉-693봉-684봉(봉화대)-550봉-548봉-경남 합천군 묘산면 반포리 싸리터재
* 일시 : 2014년 5월 24일(토)
* 모임장소 및 출발시각 : 서울시 서초구 서초구청앞 오전 6시 50분
* 날 씨 : 흐림(최고 29도 최저 18도)
* 동반자 : 산악랜드 산우 등 동반산행
* 산행거리 : 11.2km
* 산행지 도착시각 :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도리 산제치(542m) 오전 10시 50분
* 산행후 하산시각 : 경남 합천군 묘산면 반포리 싸리터재 오후 3시 30분
* 산행시간 : 약 4시간 40분(식사 및 사진촬영시간 포함)
전날(22일)에 전국적으로 때이른 봄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온이 섭씨 31.7도로 가장 높았던 곳이 오늘 산행하는 경남 합천입니다.
이젠 산도 좋은 봄은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왔지만, 오늘 경남 합천과 거창에서 <여름 산행 신고식>을 확실하게 치릅니다.
아침부터 자욱한 안개가 산을 덮어 습도는 높고, 이에 기온은 점점 높아져 산행할때 숨쉬기도 힘듭니다.
또한 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주면 1,000m 이상인 산행이 덜 힘들지만, 나뭇잎이나 풀잎도 전혀 움직일 기색이 없습니다.
역시나 산포로도 마음은 예전의 산행 실력을 뽐내고 싶지만, 흐르는 세월에 어쩔수없이 <마음 산행>은 접고 제자신에 맞춤형인 <몸맞추기 산행>을 감행합니다.
이에 원래 계획은 산제치에서 출발하여 두무산과 오도산을 거쳐 싸리터재를 지나 팔심리까지 14.1km를 산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산행은 무리하지말고 내심 싸리터재까지만 하기로 작정합니다.
이런 편한 마음에 싸리터재에 도착하여 전에 저를 잘 보살펴 주신 콜택시 김사장님께 전화를 하려는데 아래를 보니 <산악랜드 금일산행 끝>이란 안내쪽지가 보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저만 힘든것이 아니고 그 유명한 산악랜드 회원분들께서도 너무 더워 오늘 산행은 이곳 싸리터재에서 마감하기로 하였답니다.
고맙습니다. 또한 진정 멋진 산악랜드 산꾼분들입니다.
이에 우리 시 한수를 산악랜드 회원분들께 올립니다.
惜春吟(석춘음) 가는 봄이 아쉬워
春風大無情(춘풍대무정) 봄바람 너무 무정도 하구나
棄去不我顧(기거불아고) 홀연히 가면서 나를 돌아보지도 않네
垂楊徒有絲(수양도유사) 수양버들은 실만 가지고 있지
曾不解繁駐(증불해번주) 가는 봄 매어둘 줄도 몰라
紅挑怨春歸(홍도원춘귀) 붉은 복사꽃 가는 봄 원망하면서
朝來空泣露(조래공읍로) 아침이슬에 눈물방울만 맺는다
山鳥亦哀呼(산조역애호) 산새도 애처로이 울어대는데
似欲向人訴(사욕향인소) 사람에게 무엇인가 하소연하려는 듯
幽懷無人寫(유회무인사) 간절한 이 마음 어쩔 수 없어
細履繞園圃(세이요원포) 새 신발 갈아 신고 채마밭에 나가 본다
群芳掃已盡(군방소이진) 모든 꽃 봄 지나 다 떨어지고
綠葉滿林樹(녹엽만림수) 푸른 잎이 어느새 숲을 채웠네
春歸也任歸(춘귀야임귀) 가는 봄이야 가는대로 둘 수밖에 없지만
爭奈催衰暮(쟁나최쇠모) 쇠잔해가는 몸 재촉하는 듯 어째야 하오
人生宇宙間(인생우주간) 사람이 우주 공간에 산다는 것이
何異暫羈寓(하이잠기우) 잠시 여인숙에 머무는 것이리니
置之不用悲(치지불용비) 버려두어라 슬퍼할 일 없다
代謝固有數(대사고유수) 오고감이 천운의 변수 있느니라
聊乘化歸盡(료승화귀진) 이 조화 따라 다하고 마는 것이니
姑以信天賦(고이신천부) 자연에서 태어나고 감을 믿어야 하지.
냇가의 버들, 동산의 복숭아 꽃, 산중의 뭇 새 등이 어울려 가는 봄을 애석해하면서, 끝내 자연은 자연의 섭리로 두어야하는 본체이기에 <春歸也任歸(춘귀야임귀) 가는 봄이야 가는대로 둘 수밖에 없지만>의 無住着(무주착)입니다. 이 시는 고려시대 때 圓鑑 國師(원감 국사) 冲止(충지, 1226-1292)의 작품입니다.
전날 하산한 산제치(542m)에서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전날에 지나온 비계산과 암봉이 안개속에 흐릿하게 보입니다.
산제치(542m)에서 두무산(1,038.4m)은 표고차가 500m이기에 초입부터 시작되는 이곳 너덜지대를 가파르게 올라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두무산 신선 통시바위입니다.
미녀산(931m)이 보입니다. 안개가 많이 끼어 잘 볼수는 없지만 미녀산은 황강의 지류인 가천에 긴 머리칼을 풀어 담그고 단아한 이마, 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 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불룩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듯 불룩한 배, 이런 모습은 산봉들이 어울려 빚어낸 자연의 걸작품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미녀가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1,038.4m), 미녀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1,120m), 미녀 머리 위로 날아 오르는 비계산(1,130m), 멀리서 지켜보는 근엄한 의상봉(1,032m), 우뚝 서서 호위하는 늠름한 장군봉(956m) 등이 주위를 완벽하게 장식해 미녀산(931m)을 눈부시게 만듭니다. 미녀산속에 널려있는 선바위, 움양석등 성신숭배 사상이 엿보이고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로 만들어져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게 만든 것은 거창 미녀산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합니다.
미녀의 은밀한 부분에서 솟아난 양물샘, 양물샘을 가려주는 큰 정자나무, 목덜미 부근에 있는 음기와 양기 마을까지 있어 자연의 신비함을 넘어 조물주의 짖굳은 장난기마저 느끼게 합니다.
산행은 석강초등학교 - 구릉의 초원길 - 양물샘까지는 오월이면 아카시아 찔레가 만발합니다. 금빛 모래가 깔린 양물샘은 차고 물 맛이 최고입니다. 양물샘에서 유방봉 능선까지는 가파른 산길입니다. 유방봉에서 조망은 한없이 좋습니다.
산행의 클라이막스는 유방봉에서 입술부분까지의 이어지는 굴곡 심한 바위길입니다. 입술까지 닿는 길이 없을 것 같은데 바위 사이로 두손 두발을 이용하면 교묘히 길이 열려 신기합니다. 머리 부분에 선바위가 있는데 멀리서 본 미녀 눈썹에 해당하는 눈썹바위입니다.
정상은 머리부분이 아니고 동쪽 미녀의 배에 해당하는 930봉우리입니다. 눈썹바위에서 다시 유방봉으로 와 길이 희미한 다닥솔 헤치고 나아가면 정상입니다.
하산은 정상에서 남동쪽 오도치를 내려서 남쪽의 지실골로 가든지 미녀의 주름진 치마자락을 붙들며 감돌아 내려서는 낭만적인 길인 생초마을에서 가조면 소재지로 가면 된다. 또 수폭대로 내려서도 좋습니다.
미녀봉의 전설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득한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고 있었습니다. 옥황상제가 불쌍히 여겨 도력이 제일인 딸을 지상으로 보내 구하고자 했습니다. 세상에 내려온 상제의 딸 미녀낭자를 본 장군은 첫 눈에 반해 둘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딸을 보고 옥황상제가 노해 "너희 둘은 영원히 산으로 화해 누워 있으라" 는 형벌을 내렸다고 합니다. 미녀산과 장군봉은 이렇게 생겨났습니다.
다른 한 전설은 산 아래 예쁜 처녀가 위독한 어머님 병을 고치기 위해 미녀산에만 있다는 약초를 캐기 위해 다가서자 그곳에 살던 뱀이 물었습니다. 독으로 그 자리에 처녀가 죽자 이를 가련히 여긴 산신이 죽은 처녀의 모습대로 산을 만든 것이 미녀산이라 합니다.
-<한국의 산하에서>-
경남 거창군 가조면 석강리 미녀봉(931m)과 숙성산(900m), 월현산(550.9m) 산행지도입니다.
오늘 최고봉인 오도산(1,120m)에 오릅니다. 산정상에는 통신탑이 있어 오르질 못합니다.
오늘 가야할 수도지맥이 보입니다. 산 끝 원족으로 548봉 밑에 싸리터재가 있습니다.
오도산 전망대입니다. 오늘은 안개가 끼어 시야가 좋질 않습니다.
지나온 오도산(1,120m)이 보입니다.
684봉 봉화대입니다.
548봉에 도착하여 싸리터재로 향합니다.
싸리터제입니다. 무더운 날에 더이상의 산행은 아쉽지만 힘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