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양강의 최후
마지막 권이지만, 그 긴장감은 끝까지 여전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야만
빨라졌던 심박수가 평온을 찾을 수 있다.
곽정의 사부들을 진짜 죽인 범인을 눈치챈 황용이
가진악을 따라가는 것에 가진악은 불쾌해했지만,
어려움에 빠질 적마다 황용이 도와주자 황용에 대한 화가 조금씩 누그러들었다.
그들이 절간에 숨어 있는데,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그곳에 구양봉과 양강, 완안홍열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들어왔다.
이때다 싶어 황용은 자신이 죽게되면 아버지한테 전해달라는 말을
가진악에게 하고, 적들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인다.
황용은 자신의 재치와 기지로
구양봉과 양강이 도화도에서 곽정 사부들을 죽인 것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한다.
몰래 숨어서 이말을 듣고 있는 가진악은
자신의 섣부른 행동에 대해 깊이 후회하면서도
구양봉과 양강에 대한 분노를 느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양봉의 조카이자 실질적으로 아들인 구양극의 살인사건까지 들추게 된다.
그리고 구양극을 죽인 이가 양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이에 당황한 양강은 황용이 더이상 말을 못하게 하려고
황용을 공격하지만, 그만 황용이 입고 있는 연위갑의 가시에 손에 상처를 입는다.
연위갑에는 구양봉이 기르는 뱀의 독의 우연히 묻어 있었는데,
이 독의 강력함은 이미 검증된 바, 양강은 그 독에 의해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완안홍열과 그를 따르는 무리를 그곳을 도망간다.
그리고 가진악과 황용, 구양봉만이 남는다.
가진악과 황용은 구양봉을 당할 수 없는 법.
가진악은 도움을 청하기 위해 도화도로 가고,
구양봉은 구음진경의 해석을 위해 황용을 데리고 간다.
가진악은 가던 길에 곽정을 만나 그 동안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곽정은 황용을 찾아 나선다.
6개월이 지났는데도 황용을 찾지 못한 곽정.
그리움에 사무쳐 어머니를 찾아 몽고땅으로 가게 된다.
1. 몽고의 영웅
곽정이 왔다는 소식에 테무친, 타뢰, 화쟁은 모두 기뻐한다.
그리고 테무친은 곽정과 화쟁의 결혼을 서두른다.
하지만 황용을 찾지 못하는 한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당시 몽고는 금나라 대부분을 정벌하고,
서쪽으로 회교국가인 호레즘과 대치하고 있었다.
지형과 기후 때문에 테무친의 몽고족은 싸움에서 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곽정도 테무친의 은혜를 갚기 위해 그 전투에 참여한다.
그는 악비의 유서인 <무목유서>에 적혀 있는 병법을 공부했다.
하지만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곳에 개방의 세 장로가 와 있었는데,
그 장로에게 물어보면 그들이 잠시 생각해보겠다며 자리를 비우고 돌아와서는
명쾌한 해답을 주는 것이었다.
이들의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서,
곽정은 분명 황용이 어딘가에 숨어 있다고 확신하지만,
개방파 장로들은 아니라고 잡아뗀다.
거기에 황용을 잡아간 구양봉까지 와서 황용이 여기에 있으니,
내놓으라 협박을 한다.
황용의 계책을 전달받은 개방파 장로들이 알려주어 곽정이 구양봉을 궁지에 몰아넣게 된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황용과 같이 다닌 곽정도 꾀를 내어 결국 황용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난공불락 같았던 호레즘 나라의 성을 공격할 수 있는 비책을 내놓는다.
황용의 말에 따라 곽정은 군사들에게 장막을 이용하여 낙하산을 만들어
성에 진입하여 드디어 호레즘을 정복하게 되고, 곽정은 일등공신이 된다.
이에 테무친은 소원 하나를 말하면 들어준다 하여
황용과 의논하여 곽정은 화쟁과의 결혼을 파기하고
황용과 강남으로 돌아가기로 이야기했으나,
테무친과 만난 자리에서 몽고족들이 호레즘 백성을 죽이는 것을 보고,
그 한가지 소원을 호레즘 백성을 죽이지 말아 달라는 것으로 바꾸고 만다.
나중에 황용은 곽정이 화쟁과 결혼을 안하겠다는 말을 못했다는 소리를 듣고,
곽정의 우유부단함으로 그런 줄 알고 오해하고 도망친다.
곽정은 해명하기 위해 뒤를 쫓지만,
사막늪에서 황용의 옷을 발견하고 모래늪에 빠져 죽은 것으로 오해한다.
상실에 빠진 채 몽고에 온 곽정은
테무친이 송나라 칠 계획을 알고 배신감을 느껴
밤에 몰래 어머니와 함께 도망가려고 했지만 들통이 나게 되고,
어머니가 자신을 희생하여 곽정을 도망보낸다.
그렇게 곽정도 테무친, 타뢰, 화쟁과 등을 돌린 채 강남으로 오게 된다.
2. 권선징악을 향하여
송나라로 오면서 그러면서 곽정은 자신이 연마한 무술이 무엇을 위한 무예이고,
테무친이 벌이고 있는 전쟁은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에 대한 철학적 고뇌를 한다.
그런 무술과 전쟁 때문에 죄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결국 어머니도 죽고 만 것이다.
이에 곽정은 다시는 무술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지금도 인류는 전쟁중이다.
싸움은 인간의 욕구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렇게 혼자 송나라로 오다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무공을 닦고 있는 구양봉을 보고 의아해하여
쫓아갔더니 그곳에 황용이 있었다.
황용은 사막에서 간신히 구양봉을 따돌렸지만,
나중에 다시 구양봉에 붙들려 구음진경에 대한 해석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양봉이 알고 있는 구음진경은
곽정이 엉터리로 알려준 구음진경이기 때문에
황용도 엉터리로 해석을 해주어 구양봉이 그런 우스꽝스러운 무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죽은 줄만 알았던 황용을 만난 곽정은 너무 기뻤지만,
황용은 철저하게 외면을 하게 된다.
그래도 속마음은 어디로 가는가?
곽정의 계속된 용서에 황용도 예전처럼 다시 친해지고,
서로 헤어져 있는 동안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20년만에 있는 화산논검대회가 며칠 남지 않아
무림의 고수들이 화산으로 하나둘 모이게 된다.
구천인도 마찬가지인데, 그는 주백통과 쫒고 쫒기면서 그곳에 오고
구천인을 쫒아 영고도 도달하게 된다.
영고는 주백통의 아들을 구천인과 싸움을 하게 되지만,
구천인은 주백통이 가장 싫어하는 뱀으로 위협하자 접근하지 못한다.
이때 도착한 홍칠공이 구천인을 제압하고 훈시를 한다.
충성심 깊었던 철장산의 내력을 이야기하면서 철장산 방주가 구천인이 된 이후
도적떼로 변한 것에 대해 힐책을 하게 되자, 구천인은 이제서야 크게 후회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낭떠러지에 떨어져 자살하려고 하자,
일등대사가 이를 저지하였다.
그리고 주백통은 영고와 잘못된 사랑 이후 영고를 도망다녔는데,
그녀가 나타나자 이런저런 핑계롤 대고 도망가고, 영고를 주백통을 쫒아갔다.
..
이제 화산에 홍칠공과 구양봉이 먼저 도착하여 대전을 펼치는데
당연히 백중세를 보인다.
이때 구양봉이 곽정과 약속을 어긴 것, 그리고 그동안의 악행에
대해서 황용이 말을 하자 구양봉은 정신집중을 하지 못한다.
이런 빈틈을 노려 홍칠공이 구양봉을 공격하여 구양봉이 쓰러지고 만다.
구양봉은 산골짜기로 도망을 가제 된다.
이제 남은 것은 홍칠공과 황약사.
황용은 한가지 제안을 한다.
홍칠공과 황약사가 각각 곽정과 싸워서 곽정을 먼저 쓰러뜨리는 자가 우승을 하는 것으로 한다.
그리고 300초식 내에 둘다 곽정을 이기지 못한 경우 곽정이 승리하는 것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곽정은 힘겨웠지만, 300초식을 모두 받아내고,
무공의 실력이 월등해진 곽정을 보고 다들 놀란다.
이때 산골짜기로 도망을 갔던 구양봉이 미쳐서 나타났다.
사람도 제대로 구분을 하지 못하고..
다들 무공을 다루었기 때문에 힘이 소진된 상태인데다가
미친듯이 앞뒤 가리지 않는 구양봉이었기에
그를 제압할 수 있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이때 황용이 다시한번 꾀를 부려 구양봉을 더욱 정신적 혼란으로 빠뜨리고,
다시 그곳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화산논검대회가 끝을 맺고,
송나라가 외적의 침입을 받는다는 전갈을 받고,
곽정과 황용은 그 길로 외적의 침입을 막기 길을 떠난다.
그곳에 온 외적은 예상밖의 몽고군이었다.
그리고 몽고군을 끌고 왔던 이는 바로 곽정의 의형제 타뢰였다.
감회가 새로웠지만, 그들이 맞닥뜨린 상황은 적이었다.
그때 테무친이 위독하다는 소식과 죽기 전에 곽정을 보고 싶다는 전갈을 받는다.
결국 곽정은 타뢰를 찾아가 같이 테무친에게 동행한다.
그리고 곽정은 어머니가 죽은 이후 고민해온 '진정한 영웅'에 대해
테무친과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을 많이 죽였다고 해서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고,
백성을 위해 공헌한 사람,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테무친도 곽정의 그런 말을 듣고 얼마남지 않은 자기 삶을 돌아보며
인생무상의 당연한 감정을 느꼈으리리라.....
테무친은 곧 죽고, 곽정과 황용은 테무친의 장례식을 마치고
다시 강남으로 길을 떠나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3. 후유증
오랫동안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거나
감명깊은 영화를 보고나면 그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있다.
소설을 읽을 때도 똑같은 경험을 갖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경험을 다시한번 겪게 되었다.
사조영웅전의 홈페이지에 가서
작가와 작품, 등장인물 소개를 다시한번 읽어보고,
지난 주말에는 2003년 중국에서 만든 드라마 사조영웅전도 찾아서 몇편 보았다.
비록 드라마가 그 소설속의 무공을 실현하기에는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지만,
그럭저럭 소설의 감흥을 느끼는데는 부족하지 않았다.
마지막 권을 덮는 순간,
마치 긴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젠 그 여행의 후유증을 잊고,
또다른 여행을 떠나봐야겠다.

책제목 : 사조영웅전 8 (화산논검대회)
지은이 : 김용
출판사 : 김영사
독서기간: 2006.09.07- 2006.09.08
페이지: 345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