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파리 여행기

[앤드류21]

 #1

 파리에서 돌아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유럽여행에서 돌아오면 늘 괴롭히는 것, 약간의 시차 부적응증, 잠자리에 들어간 후  어김없이 새벽에 깨어나 불면을 호소하곤 한다. 불과 몇 해전에는 안 그랬는데……

난 늘 청년이고 싶어해  늘 30대라고 최면을 걸고 산다. 어떤이는 요즘은 40대까지는 괜잖다고 하지만, 어감이 벌써 다르다.

예전 우리가 어렸을 때 40대는 이미 훨씬 어른이었고, 불가침영역에 속하는 부모의 나이였다.

그들은 젊은사람들이 아니었고 다른영역에 속해있어 젊은이들에게 훈계할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을 사용할 때 나이를 강조하지 않는 습관이 배어 버렸다. ^ ^

그게 어디 나 뿐이랴~ ^ ^

이런 나에게 장기 유럽배낭여행은 일생의 로망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여행으로 인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여행기는 여행자숙소 문제 위주로 쓰게 되었다. 중년의 여행자들에게 숙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겪고 나서야 깨닭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여행을 떠나기전 나는 인터넷에 떠다니고 있는 유럽배낭여행 정보를 검색하여 지식(?)을 쌓고 간단한 준비를 해 나갔다.

그중 숙소정보를 검색하여 보았는데, 그 때에 '아,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이렇게 저렴한 곳을 이용하여 경비를 절약하는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소위 다인실, 도미토리라는 곳을 저렴하게 이용하여 숙식비를 절약하고 있었다.

해외의 소문난 한인민박숙소 홈피에는 다녀간 사람들의 이용후기가 넘쳐났는데, 일부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이용후기가 숙소와 숙소주인장에 대한 칭찬일색이었다.

그중 어느곳은 정말이지 후기가 너무나 훌륭하여 바로 가보고 싶은 유혹을 감당하지 못하게 하였다.

나의 이번 여행은 런던으로 들어가  파리에서 아웃하는 7박 9일의 일정이었다. 런던에서 3박 파리에서 4박 후 귀국해야 하는 짧은 일정, 아쉽지만 속이 꽉찬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숙소이용 후기에서 칭찬도 최상급인 문제의  그숙소를 런던의 숙박지로 정하고 서울을 출발하였다. 그 와중에는  미래의 장기배낭여행 준비차원의 속셈도 숨어 있었다.

#2

 많은 여행자들이 경험하는 긴비행시간 동안의 불면, 도착공항에 내리면 눈꺼풀이 항상 무거워진다.

숙소 종착지인 xxx역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지고 약간의 비도 내리고 있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중나온 주인을 따라 민박집 도미토리로 들어간 순간, 우리는 실망과 함께 후회가 물밀듯 몰려왔다. 낙담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우리는 맞이한 다인실은 이층침대로 되어있어 너무나 비좁고 낡아서 여행용가방조차 방에 들여 놓을 수 없을 정도 였다. 몇몇여행자는 가방을 복도에 놓아두고 거기에서 짐을 꺼내고 넣고 정리 하곤 했다. 정원이 꽉 차서 더욱 더 비좁게 느껴졌다. 인터넷에서 2층침대방인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비좁을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3박하는 동안 2박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랬고(창문을 열면 옆건물 기계소리인지 모터소리인지 들려서 못 열었음) 한 친구가 너무나 심한 코골이를 한 탓도 있었다. 더욱 화가 났던 것은 주인장들과 이 친구들이(장기투숙자)매일 술파티를 아래층거실에서 했던것 때문이었다.  음주량이 많으면 코콜이가 더욱 심해지는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현지에 가서 느낀것이지만  이숙소의 저녁미팅은 손님들을 위한 사교파티가 아니라 주인들이 술이 먹고 싶어 매일 술파티를 하는 것 같았다. 장기투숙자외에는 모두가 피곤하여 휴식을 취해야하는데 매일 술파티를 하니 몹시 힘들었다.사람마다 성격과 취향이 틀리겠지만 여행자를 편히 쉬게 해주는 것이 숙소주인장들의 작은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장기투숙객이나 몹시 술을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이런곳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물론 이러한 숙소에 대한 내생각이 틀리지 모르지만, 여행자가 다음날의 여행을 위해 충분한 휴식이 꼭 필요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비추천이다.

나와 함께 숙박한 3명의 유학생들도 잠을 이루지 못했고, 인터넷에 현혹되어 온것에 대해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었다. 이곳 숙소후기가 너무 훌륭해 개학하여 기숙사에 들어가기전 며칠밤 묵으려고 오게 되었단다. 그중 한명은 어머님이 어린아들 보내기가 걱정되어 고르고 골라 이곳으로 보냈다는데 얼마나 어머니가 원망스러웠을까?  역시 인터넷의 숙소이용후기는 모두 믿을것이 못된다고 서로 동감을 표시하곤 했다.

잠자리가 불편하면 나머지 여행일정은 망치기 일쑤다. 그래서 무엇보다 여행에는 잠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런 종류의 숙소 이용에서 알게 되었고,새삼 명심하게 되었다.

유럽여행은 처음이 아닌지라 그 전 여행 생각에 무난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 불찰이었다. 그전에는 호텔이나 외국인민박, 또는 독립된 공간만 사용해보아서 다 그렇고 그런지 알았다. 경비절감차원에서의 민박 다인실 숙소이용이 이정도 인지 몰랐다.

이번 숙소(다인실)사태로 인해 나는 유럽장기 배낭여행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비용으로 국외 장기배낭 여행은 일단 접기로 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의 도보시내 여행은 참으로 강행군이었다. 다녀온 사진을 보니 사진속의 얼굴이 누렇게 떠 있어 그때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3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유럽건축물을 볼라치면 현대 건축기술적 측면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일단 그 화려한 웅대함에 충분한 경외감을 느끼게 해 준다. 예술적측면으로 보더라도 간혹 몇몇의 유적은 불가사의 한 예술미가 가미된 장대함과 여행자들을 압도하는 심미적,예술적 아름다운 미를 간직하고 있다. 한 도시 전체가 건축박물관 같은 느낌을 간혹 받기도 한다.

유럽의 도시는, 어느도시에 방문하여 건축물들을 보더라도 화려했던지, 혹은 화려하지 못했던지 간에 지나간 과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과거로의 여행. 이것이 유럽여행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난 유럽을 사랑하고 목말라 하는것이 아닐까?  어느 골목길을 걸어도 중세에 와 있는 듯, 걸어가는 여행자만이 현재이고 주위는 온통 과거이다. 옛건물 사이로 보이는 하늘조차 마치 그런것 같다.

런던 여행중 지쳐서일까. 런던브릿지보다,빅벤이나 웨스트민스터사원 보다 나의 마음을 끈 것은 트라팔가 광장이었다. 영국의 넬슨제독이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그연합군을 격파한 기념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내게는 별 관심이 없는 그들 역사의 한토막일 뿐이다. 그런데 왜 나는 유독 광장을 마음에 들어할까?  과거의 런던 시민들의 오고 간 발자취와 그들의 향기가 배어있어 느껴보고 싶어서 일까? 아니면, 옛건축물들 숲을 빠져나와 확 트인 곳에 다다러서 휴식을 취할 생각에 광장을 마음에 들어 하는 걸까? 아묻튼 나는 한참동안 갤러리앞 광장계단에 앉아 세계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을 구경하고, 사진촬영도 하곤 하였다. 마침 우리가 트라팔가에 갔을 때, 광장앞에서는 대형으로 만든 체스판위에서 체스게임을 하였는데 어린소년들이 대결하고 게임진행자가 중계하고 어른들이 체스를 옮겨놓고 하는것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광장을 떠날때는 트라팔가광장 앞에 있는 탐정 샬롯홈즈의 흔적이 있다는 펍을 찾아(찾기 힘들었지만 악착같이 물어 물어 찾아)한잔하고 가는 여유도 빠트리지 않았다. ^.^;

#4

 나는 런던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보고 런던 지하철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런던에서 튜브라고 불리우는 지하철은 정말이지 세계최고의 지하철이라 불리울만 하다.(이것은 순전히 내생각) 사람이 지나다니는 터널이 아기자기하고 소꼽장난하는것처럼 환승터널들이 요리조리 예쁘게 구부러져 있어 동화속의 사람들이 사는 작은 지하도시라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다. 개미굴마냥  천정이 낮고 곡선이며, 포근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런던의 지하철이 세계최초로 건설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인것 같다. 거기에 비하면 서울지하철은, 차량길이도 엄청 길고 터널도 넓고 엄청 크고 예술미란 전혀 없는…… 생각하기 싫다.

 또한 런던이 좋았던 이유는 그들 조상이 조성해 놓은 거대한 공원이었다.

런던 공원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공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과 장대한 나무,넓은 잔디밭을 자랑한다.  런던시내에 그토록 아름답고 넓은 공원을 조성해 놓은 런던시민이 존경스러웠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그래서 런던 여행자들은 조금 더 행복한지 모른다. 공원벤치에서 쉬어가는 여유를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런던에 오면 꼭 봐야 한다는 뮤지컬을 보기위해 매진된 맘마미아 입장권을 웃돈을 얹어서 구입하여 공연을 보았는데, 공연도중 너무 피곤하여 그만 자 버리고 말았다.  ;;엄청 비싸게 주고 산 관람권인데...... 이런 시츄에이션이 황당한 경우에 속한다고 하는걸까? 

서울로 돌아와 친하게 지내는 젊은 여성동료들에게 자랑하였다.

“나, 런던에서 맘마미아 오리지널 뮤지컬 보고 왔다”고. 하였더니 바로 부러움의 표시로

“와~ 어땠어?” 한다.

그래서 공연내내 자버렸다고 하니까 웃겨죽겠다고 꺄르르 거린다.

얼마나 피곤하면 그런 공연을 보다가 잠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들은 절대 못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행자숙소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휴유증인 것이다.

#5

사흘동안 겉핥기식 런던 여행을 끝내고 유로스타를 이용하여 파리로 향했다.

파리로 떠나기전 나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런던에서의 잠자리에 호되게 당한 후 같게 된 스스럼 없는 결단, 장기여행을 위한 프로그램 이행이건 말고 간이 없었다. 우선 잠잘시간에  편히 잠을 자야 했으므로. 내마음속에 이렇게 외쳤다.("도미토리여 안녕, 가벼운 칭찬일색의 숙소 후기들이여 안녕 ~")

노련한 여행자들이 한다는 숙소의 예약방법, 즉 처음 도착하는 도시에서만  숙소를 예약하고 나머지 국가는 현지에서 여행자들의 생생한 조언에 따라 예약한다. 그래서 나도 그냥 왔었다. ^^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래서 파리의 숙소는 신중하게 골라야 했다. 서울에서 알아온 XXX하우스라는 곳과 여행사이트에서 알게된 여행자와의 쪽지 대화내용을 토대로 한 추천숙소.  파리를 거쳐간 배낭 여행자가 인터넷 쪽지로 파리의 숙소를 추천했다. 그러나 나는 과감하게 XXX를 선택했다. 비용의 차이로 보자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그러나 배낭여행자들이 이용하는 칭찬일색의 숙소는 피하고 싶었다. 한번 속았으므로(?)~......

파리에 도착하여 숙소에 도착하기까지 사실 불안하였다.

'런던에서 처럼 또 잠을 못잘 정도의 환경과 주인을 잘못만나면 어쩌나? '

북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타고 10호선으로 환승하여 Eglise d' auteuil역에서 하차하여 숙소로 전화를 걸었다. 2번출구로 나와 파리 주택가를 한 50여미터 걸어 내려 왔을까.  십여미터 앞에 백인들 사이로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동양여인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서성이고 있었는데 직감적으로 여행자를 기다리는 민박집 주인같았다.

단아한 옷차림과 외모에서 보일듯 말듯 은근한 기품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약간 고개를 숙여 우리를 마중했고 나는 너무 반가워 나도 모르게 손을 흔드는 결례를 하고 말았다.

일단 반가워 인사는 했지만 나는 그녀 모르게 그녀의 얼굴을 슬쩍 슬쩍 훔쳐보았다. 성격파악을 위해서 일까? 자꾸 탐색하는 마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어찌 이러나’ 싶다가도 ‘이여자 성격이 까칠하거나, 마녀같으면 안되는데......’ 하며 사실 걱정도 하였다.

그때의 심정은 오르지 ‘아 나는 편하게 쉬고 싶은 공간이  필요해!’ 였으니.

그러나 이와 같은 걱정은 한낮 기우였다. 

 파리에서의 첫날 밤은,곤히 잠잘 수 있었다. 객지의 삶에 지쳐 고향집에 돌아온 그집의 아들 마냥......

일단 방이 넓고 깨끗하고 시트가 뽀송 뽀송하여 기분이 좋았고, 집안 분위기가 조용하고 일반 가정집같이 여기저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친근해 보여서 좋았다. 또한 주인마님은 우리들과 정치적 성향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국가관이라 해야하나, 국민이 원하는 지도자상이라거나 국민성향에 대한 견해와 의견등이 얼 비슷하여 대화하기도 즐거웠다. 이틑날 부터는 농담도 곧잘 하셔서 더욱 친근감이 느껴지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또 한분이 계셨는데, 이분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우리같은 여행자들에게 이분이 우리와 같은 손님인지, 아니면 또다른 주인장인지, 헷깔리게 하는 분이었다.

이분은 하시는 말씀마다 모든 사물과 환경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으며 이야기도 즐겁게 하여 듣는 사람 또한 즐겁게 하고 미소짓게 하였다. 이야기하는 내내 신이나서 이야기했고 이야기할 때 마다 상기되는 양볼에는 장난끼가 배어있는것 처럼 비쳐졌다.

이분이 주인마님과 친구라고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애매모호하다. 호칭과 대화에서 서로 존대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

결론은 그집 단골손님겸 마실꾼겸 반주인인것 같았다. 하도 외국생활을 많이 하셔서 그집에 인연이 깊다고 하셨더랬다. 이분이 바로 그 유명한 궁중요리가이다. 한국문화 알리기 차원에서 궁중요리에 관한 강연을 많이 다니신다고 했다.  TV에서 가끔 보았는데, 이름은 공개하지 못한다. 허락도 받지 못했거니와 이름도 살짝 잊어(?)버렸다.^-^;

이튿날인가 이분이 난데 없이 어리버리한 나의 나이를 물어보아 당황하였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나이가 어려보였단다.^^  나이가 어렸다면 막 대할려고 한걸까? 우리는 거의 동갑내기들이었다. 두여인은 한국에서의 여인들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였다.  또한 눈빛들이 선하게 보여서 대화하는 시간 내내 참 편하고 즐거웠다.

첫날 에펠탑 야경촬영을 마친 후 사요궁 주변의 한 야외카페에서 파리지앵이 되어보겠다고 쓰디쓴 에소프레소와 와인을 한잔 걸치고  숙소에서 한잔 더 마실 요량으로 숙소 바로 밑 가게에서 와인과 맥주를 사들고  들어갔는데, 두분이 거실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꼭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와인한잔 하실래요” 했더니 바로 “좋지요” 한다. 그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리는 거의 듣는 편이었고 그 궁중요리가 선생님이 많은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된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한국인에 대한 한국인에 관한 그리고 한국문화와 파리의 문화 유럽의 문화등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인파티중 주인장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늘 어디로 사라졌다가 늦게 나타나곤 하였다.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것인지, 다른일을 하다가 되돌아 오는것인지, 와인파티중 이틀내내 바뻤다. ^ ^

그런 와중에 나를 충격(?)으로 몰아간 사건이 터지게 된다.

주인장이 떠난단다.

엥(?) 손님을 나두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야릇한 배신감을 느꼈다.

그러나 보내야 한다.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러 우크라이나로 간다니 축복해줄일이 아닌가?

우리 한국의 주말부부마냥 그리 떨어져 살아야 하는 사람들!

거긴 스케일도 크다. 비행기 타고 남편만나러 몇시간씩 간단다.

여행가방을 거실 앞 복도에 놓고 작별인사를 나누는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여행자인지 구분 할 수가 없다.

잘 다녀오시라고 했다.

돌아올 때는 불같은 사랑 나누어 꼭 숯댕이가 되어 오라고 덕담도 건냈다.

하지만 무언가 서운했다.

왜 여행자인 우리에게 이별의 아쉬움을 먼저 던져 놓고 가시는가?

단아한 회색 버버리 코트를 걸쳐 입고 아파트 계단을 걸어내려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삭혔다.

여행중 즐거운 대화상대를 잃는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우리를 보살펴 줄 제2의 보모가 당당하게 버티고 계시지 않는가!

거기에다가 다음날 아침이면 궁중에서나 먹는다는 궁중요리가 나올것이다. 기대 만빵이었다.

하지만 무언가가 허전하였다. 주인장의 빈자리가 큰 탓일까? 아니면 손님을 내팽개치고 먼저 떠나버린 주인에 대한 배신감 때문일까?

파리의 아파트가 넓어 보였다.

#6 

다음날 우리는 담백하고 맛난 뼈다귀해장국을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처음 먹어보는 요리법의 해장국이었다. 오후에 파리시내에서 만난 동료에게 이 해장국 이야기를 했더니, 급격한 반응을 보였다.

“우와! 누구는 임금님께서 먹었다는 뼈다귀해장국을 먹고 누구는 빵쪼가리에다가 맹물만 먹고”  

ㅎㅎㅎ 그렇다! 우리가 이제부터 먹는 모든 음식은 임금님이 드셨다는 궁중음식인 것이다. 그 궁중요리가의 손을 거친것은 모두  궁중요리로 봐야 하지 않겟는가.

 하지만 우리는 아쉽게도 더 이상 궁중음식을 먹지 못했다.

그날 오후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이었으므로......ㅠㅠ

아묻튼 우리가 묵었던 파리의 숙소는 아침이면 늘 따듯하고 포근한 햇살을 창가에 보내주었고 아침과 저녁을 맛나는 우리 먹거리를 주었는데, 무식한 우리는 다른숙소처럼 아침만 주고 저녁은 라면따위만 주는 지 알고 저녁은 생각도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저녁은 여행중 밖에서 늘 한잔 씩 먹느냐고 숙소에서 딱 한끼 밖에 못 먹었는데 감동적인 것은 그 한끼가 스테이크에 밥을 얹은 것이었다. 

여행자는 숙소에서 누구나 아침은 다 먹게 된다. 이집에서 매일 매일 꼬박 저녁만 잘 챙겨 먹는다면 숙박비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애기다.

-계속-

여행기가 이리도 힘들지 몰랐네요.

마무리 짓지 못하고 여행기 올려서 죄송합니다.

마무리 되는대로 다시 올릴께요~

이것도 두달전에 작성했던 것인데, 게을러서 더이상 진도가 안 나가네요,. ㅠㅠ

[카페지기]

아고... 중간 중간 정리좀 해서 올려주세요..넘 길어요...ㅎㅎㅎ

[베카비]

긴 여행을 하시려면 잠자는 연습을 하시거나 아예잠을 주리셔야 됩니다 도미토리 이용하실때 필수조건 귀마게 눈가리게 돌아와서 생각하면 잠못자고 힘들게 여행한것도 추억이 되더이다 저도 처음런던 민박이용했을때 주변경치는 훌륭한데 숙소는 아니어서 3일동안 불편했는데 파리에서의 5일은 처음워낙 고생해서인지 행복하드라구여 파리는 지저분하고 있을땐 모르지만 날이가면 새록새록 생각이 나더이다 원래 여행이란 고생하면서 행복한거죠 ^^

[분당여]

조금 있다 읽어야지 ㅋㅋㅋ

[분당여]

영국에서 ....파리로 !! 너무 너무 좋았고요 ( 눈물를 흘린 이유는 나이탓 이랍니다 ) ㅎㅎ 혹 코는 안골았는지 걱정 ( 맘마미아 )

[갯마을샘]

스스로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세요. 여행기 쓴다는게 얼마나 어려운데... 그 일을 해내시고 계신 중 이잖아요. 저도 저와의 약속(여행기) 지키느라 머리 몇 올 세었던 기억 나거덩요. 힘드시지만 시작하셨으니 다음편 기대하겠슴다. 부탁 한 편, 짧게 여러 편으로 해주세요~~~

[앤드류21]

ㅎㅎ 아무래도 힘드시지요? 글씨도 조그많고...... 죄송합니다. 정리도 제대로 못하고...... #으로나마 급히 나누어 보았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