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하나, 내게 새로운 눈을 열게 해 준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김태종]

또 한 권의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일이 행복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좋은 책이 있으니 아직은 더 살아야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책이 바로 Bill Bryson의 이 책이었습니다.

책 겉장에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이래

세계적 화제가 된 과학교양서”라는 말이 있는 걸 보았는데

선뜻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먼저 읽은 Carl Zimmer의 『진화』가 갖는 울림 때문에

이 책이 그리 큰 의미를 가질 거라는 기대도 할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읽으면서 조금씩 이 책의 무게와 맛이 새로움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다 읽은 뒤 정리를 하는 동안에도 그게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느끼면서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 했느냐”는 생각에

아찔해지기까지 할 정도로 중요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지질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생명’, ‘인간’, ‘화학’, ‘미생물’과 같은 것들에 대해서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쓴이의 능력까지도

나를 매료시키기에 하나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런 책을 헌책방에서 사게 되었다는 것도 우리의 독서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는데

결코 헌책방에 나와 있어서는 안 될 책이라는 것을 되새기며

앞으로도 헌책방에서 이 책을 본다면

보는 대로 다 사서 가까운 이들에게 나눠주면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 ‘빅뱅과 프레드 호일’, ‘태양계’, ‘생명’, ‘과학자 목사들’,

‘뉴턴’, ‘지구의 자전 속도’, ‘인간’, ‘분류체계’, ‘세포’, ‘과학’으로

11가지 목록으로 나누어 정리를 했는데

‘모든 것의 시작’, ‘태양계’, ‘생명’, ‘인간’, ‘세포’와 같은 항목은

여기서 정리된 것만으로도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좀 더 살면서 이 정도의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다면

삶의 내용이 그만큼 풍부해질 것도 같은데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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