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지역 '오곡'리 명칭 vs 고인돌 어원 '호암' 대치
함안군 칠원면 오곡리에 내년 개교 예정인 신설중학교 교명 선정에 있어 지역교명자문위원회에서 결정한 호암중학교 교명이 지역 정서와 행정지역 명칭과도 배치된다며 반대하고 있어 7월중 도교육청에서 결정될 교명선정에 혼란을 주고 있다.
함안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6월5일 개최된 신설중학교 교명자문위원회에서 2010년 3월 개교 예정인 신설교명에 대한 표결에서 교명자문위원 16명 중 호암중학교 9표, 오곡중학교 7표로 호암중학교로 결정돼 도교육청 교명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오곡중학교 교명선정추진위원회는 “호암이라는 지역명이 대표성이 없고 고인돌에 어원을 두고 조작된 명칭”이고 ‘ 리단위 ’지역명칭을 사용해야 아무런 논란이 없다”며 “지역교육 백년대계를 위해 다수 지역민의 정서를 고려, 오곡이라는 명칭이 들어가는 교명을 선정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칠원면 안성봉(71)씨는 “호암(虎巖)이라는 명칭은 역사 문화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용어가 아니며 함안교육청에서 실시한 신설학교 교명자문위원회는 의결기구가 아니고 토론과 자문이 없는 학교명을 투표에 의하여 호암중학교로 선정한 것은 역사성이나 지역정서를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또 위원회 구성원 선정 기준이나 원칙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호암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김용철)와 학부모회, 메트로자이, 벽산블루밍아파트 입주민은 14일 도교육청에 교육의 주체인 학생위주의 호암중학교 교명으로 결정, 학부모의 걱정을 들어줄 것을 결의하고 지난 6월 함안교육청 교명자문위원회에서 결정된 교명선정 당위성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공립학교 지역명을 따라 교명을 짓는 관행 조사에 의하면 경남의 264개 공사립학교 중에서 리단위의 교명을 사용하는 중학교는 불과 10개 학교라며 지역명은 결코 관행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오히려 지역명을 붙이지 않는 학교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호암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한 결과 호암중학교 92.2%, 오곡중학교 4.4%, 기타3.9%로 조사되고 예곡초등학교 학부모 조사결과에서도 82%가 호암중학교 교명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칠원면 학부모 김모(35·여)씨는 “신설중학교에 앞서 2007년 9월에 호암초등학교가 이미 2회 졸업생을 배출, 학력이나 학생수로 보아 함안을 대표하는 초등학교로 발돋움하고 있고, 교명의 연계성을 위해서도 호암명칭이 합당하며 또한 신설중학교에 진학할 세대수를 보면 호암초등학교 517세대(87.6%), 예곡초등학교 73세대(12.4%)로 신설중학교의 학생은 대부분 호암초등학교 출신으로 호암교명에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특히 정당한 행정 절차에 의하여 구성된 지역교육청 교명자문위원회의 결정사항은 존중되어야하고 하고 만약 이를 변경 시 법적행정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4일 오후 학교운영위원회, 메트로자이, 벽산블루밍아파트 학부모들은 교명선정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호암중학교 교명 사수를 위한 홍보 전에 돌입했다.
함안교육청 관계자는 “지역교명자문위원회 자문을 받아 도교육청교명심의위원에 회부되어 있는 상태인 만큼 도심의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경남일보] 2009-07-16 / 여선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