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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의 건강을 체크하는 맞춤형 모빌리티, 현대모비스의 스마트 캐빈 제어기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개념을 넘어 또 다른 생활공간이 되고 있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자동차 실내 공간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 시대에 발맞춰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통합 칵핏 시스템 ‘엠빅스(M.VICS)’ 기술을 개발했다. 엠빅스 기술은 안전하고 건강한 자율주행 시대를 위해 탑승자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혹시 모를 돌발 사고까지 대응하는 기술이다. 엠빅스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현대모비스의 스마트캐빈 제어기의 이야기에 대해서 알아보자.
생체신호를 분석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캐빈
스마트캐빈 제어기는 탑승자의 생체신호를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편안한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발생 원인 1위는 졸음운전이다. 자칫 사망사고까지 일어날 수 있는 졸음운전이지만, 탑승자가 미리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운전 중에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 등 위급상황이 찾아온다면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만약, 차에 타는 순간 자동차 내부 시스템이 운전자의 졸음 상태를 감지하고 뇌파와 심박수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위험 가능성을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어떨까? 스마트캐빈 제어기는 탑승자의 생체신호를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편안한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휴대전화의 잠금장치를 예로 들어보자. 과거에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눌렀는데, 현재는 지문인식과 홍채인식, 안면인식과 같은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한다. 이제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핸들을 돌리거나 스위치를 작동하는 등 사용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제어를 했다면, 스마트캐빈 제어기는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알아서 제공하는 기술을 보다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제공한다.
스마트캐빈 제어기의 구성과 적용 기술
자율주행 시대에는 운전자가 필요 없다. 이런 환경에서 사용자, 탑승자가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는 기술은 안전한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현대모비스의 스마트캐빈 제어기는 탑승자의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센서, 신호를 분석하는 제어기, 그리고 소프트웨어 로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의 심전도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판단되면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할 것을 권유한다
센서는 탑승자의 자세를 입체적으로 촬영하는 3D 카메라, 스티어링 휠의 심전도 센서, 귀 주변에 흐르는 뇌파를 측정하는 이어셋 센서, 차량 내부에 온도, 습도 및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공조 센서 등 총 4가지로 구성된다.
수집한 탑승자의 생체신호는 제어기로 전달되고, 제어기는 다양한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탑승자의 건강 상태를 판단한다. 졸음운전과 같은 위험한 상황이 판단되면 내비게이션이나 계기판 등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경고를 표시한다. 만약 스티어링 휠의 심전도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판단되면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고, 차량 내부에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으면 창문을 내리거나 공조기 혹은 외부순환 모드로 바꾸기도 한다.
스마트캐빈 제어기는 탑승자의 멀미를 줄여주는 기능도 적용하고 있다. 멀미는 차량 방향 속도를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기 때문에 좌석 양옆의 LED를 통해 좌회전, 우회전 등 방향 속도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멀미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판단해 음주 시에는 운전할 수 없도록 원천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 스마트캐빈 제어기의 음주 측정 기술은 약간의 날숨만으로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비접촉식이다. 광학식 센서 기술을 활용해 날숨에 포함된 알코올 성분을 감지하고, 이를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판단한다.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고 불어야 하는 전기 화학식 센서보다 정확성과 편리성이 훨씬 높은 기술이다. 이 기술은 유로 엔캡(NCAP)에 적용이 가능하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개발 중인 음주 운전 관련 기술 로드맵과 보조를 맞춘 기술로 상용차에 먼저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고 발전시킨 기술들
엠브레인은 이어셋 형태로 사용해 귀 주변의 뇌파를 측정한다
자동차 헬스케어 관련 기술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IT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게 아니면 보통은 연구단계에 머물고 있거나 차량 환경에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고 발전시킨 기술들을 스마트캐빈 제어기에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버스를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사고 감소 효과를 이미 검증한 ‘엠브레인(m.brain)’사례가 있다. 엠브레인은 이어셋 형태로 사용해 귀 주변의 뇌파를 측정한다. 운전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지면 주변에 스피커나 진동 시트 등으로 경고하며 주의력을 회복시켜주는 기술이다.
경기도 공공버스에 시범 적용해 1년 동안 효과 분석을 해본 결과, 졸음운전이 많이 발생하는 식후 시간 때에는 운전 부주의 상황을 최대 3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었다. 또, 전방 주시 태만 시에도 엠브레인을 착용한 운전자의 주의력이 최대 2.3초 만에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를 통해 엠브레인을 적용하지 않는 운전자의 주의력 회복 시간인 6.7초보다 약 3배 가까이 빠르게 회복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특정 생체신호만을 제어하는 제어기는 있었지만, 여러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통합 분석하는 헬스케어 전용 제어기는 세계 최초라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의 스마트캐빈 제어기를 통해 미래의 자동차가 움직이는 건강검진센터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스마트 제어기는 모빌리티 중심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건강한 미래를 열어 주고, 다양한 지능형 안전 기술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이루어준다
현대모비스는 마크 와이저와 존 실리 브라운이 소개한 디자이닝 캄 테크놀로지(Designing Calm Technology)*와 같이 평소에는 조용한 상태로 있다가 사용자가 필요할 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추구한다. 모빌리티 중심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건강한 미래를 열어 주고, 다양한 지능형 안전 기술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이루어주는 스마트 제어기. 이제 자율주행이 일상이 될 미래 모빌리티에 꼭 필요한 탑승자 중심의 기술로 발전할 것이다.
*'캄(Calm)'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Tech)'의 합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