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장마철 폭우와 태풍이 몰아치는데도 준비상태가 미비하여 여러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침수 차량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2012년 침수 차량은 역대 최고인 1만 4,602대로, 피해액은 무려 993억에 달한다. 매년 늘어나는 강수량과 피해규모, 어떻게 하면 미리 침수를 예방하고 관리를 잘할 수 있을까? 내 차의 침수 예방부터 관리 및 대처방안, 그리고 보험처리까지 침수 차량 처리방법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집중호우가 오기 전에 일단 과거 침수경력이 있었던 지역을 점검해두는 건 필수다. 상습 침수지역인 신월동, 도림천, 광화문 근방을 비롯한 하천 주변 지역과 저지대 등 물이 잘 고이는 장소를 피해서 주차해야 한다. 지하 주차장도 주의해야 하며 주차를 하더라도 비상시 바로 견인할 수 있게 차량 앞면을 출구 쪽으로 두어야 한다.
만약 물웅덩이를 지나는 중이라면, 기어를 1~2단으로 놓은 상태에서 한 번에 지나가야 한다. 이동 중 기어를 바꾸거나 멈추면 엔진까지 멈출 수 있다. 브레이크를 몇 번 밟아서 말려주는 작업도 필요하다.
구분 |
예방 방법 |
브레이크 |
- 브레이크는 생명줄, 물이 들어가지 않게 웅덩이는 피해 간다. - 성능 저하 시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 확보 후 페달을 몇 번 밟아준다. |
기타 |
- 와이퍼는 미리 점검한다. - 고속주행은 빗길 사고의 지름길이니 조심한다. |
차량이 침수되었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침착함이다. 당황하지 말고 우선 할 수 있다면 견인이 가능한 지역으로 밀어야 한다. 어떻게든 몰아서 가보려고 시동을 켜는 건 절대 금물. 견인도 하기 전에 차량 수명이 끝날 수도 있다.
구분 |
대처방법 |
보닛 |
- 보닛을 열어 배터리 케이블을 분리한 뒤 견인차를 부른다. - 하이브리드 차량은 고전압을 사용하니 전원 차단은 전문가에게 맡긴다. |
침수가 되었다면 우선은 되도록 빨리 정비를 받는 게 좋다. 엔진오일, 변속기 오일, 전자제어장치 등의 오염을 확인하고 최악에는 완전 침수 시 오일, 냉각수 연료 등을 모두 교환한다. 배선 또한 분리하여 건조해야 한다. 부식되지 않게 차량을 세척해야 하며 비가 그친 뒤에는 구석구석 습기를 제거할 수 있게 '일광욕'을 시켜주어야 한다.
완전 침수 시에는 수리한 뒤에도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정비명세서와 영수증을 챙겨둘 필요도 있다. 침수가 너무 심하다면 여러 부대비용을 지출하기보다 새로 구매하는 게 나을 수 있으므로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구분 |
관리방법 |
오일 |
빗물 유입의 가능성이 큰 엔진오일, 변속기 오일 상태 확인 및 교환 |
배선 |
배선 청소 시 커넥터 분리 후 세정, 윤활유를 뿌려줄 것 |
배기구 |
엔진과 연료탱크까지 물이 샐 수 있으니 안쪽까지 꼼꼼히 닦아줄 것 |
차량 내부 |
습기 제거를 위해 창문과 문을 열고 햇볕을 충분히 쏘일 것 |
침수 차량은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들어 있다면 주차 중 태풍, 홍수, 해일 등의 자연재해로 피해를 당하게 될 시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또한, 정상적으로 주차를 잘해놓은 차량은 보상을 받은 뒤에도 할증되지 않으나 불법 주차 차량은 할증될 수 있다. 창문을 열어둔 상태에서 침수되었다면 운전자 과실로 간주하여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유념해두어야 한다.
구분 |
보험처리 시 확인 |
침수 인정 |
자동차가 고인 물, 역류하는 물, 범람하는 물에 잠기는 경우 |
자기차량손해 |
가입 시 사고 발생 시점의 차량가격 한도 내에서 원상복구 비용 보상 |
차 안의 물품 |
침수 피해 시 보상받을 수 없으므로 중요한 물품은 따로 보관할 것 |
이렇게 침수피해 차량이 늘어나면서 헐값에 중고차로 팔아넘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문제는 중고차를 새로 구매하는 사람들이다. 반드시 침수 차량 여부를 확인해보고 구매해야 한다.
먼저, 자동차보험 이력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를 통해 확인해본다. 기록상 전손 처리, 침수 등으로 표기되어 있는지 최소한 살펴보고 구매하는 게 정석이다. 둘째로는 자동차 성능·상태 기록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본래는 차량의 사고 유무나 세부 성능을 확인하기 위함이지만 침수경력 또한 기록되어 있으니 꼼꼼히 점검하자. 셋째로 직접 눈으로 감별하는 방법이 있다. 서류상의 작업도 중요하지만 내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정확할 수 없을 것이다.
구분 |
부위 |
체크방법 |
외부 |
연료주입구 |
액체에 예민한 홈 주위가 헐어있는지, 녹이 있는지 |
트렁크 |
침수 때문에 트렁크의 고무접합부가 헐거워져 있는지 |
조명 |
전조등, 후미등 등 내부에 흙이 들어가 있는지 |
실내 |
안전벨트 |
끝까지 당겨볼 것, 맨 안쪽에 흙이 끼어있는지 |
중앙패널 |
계기판이나 박스, 오디오 등의 틈새에 이물질이 끼어있는지 |
시트 |
내부 덮개가 전부 새것이라면 외려 의심해볼 것 |
엔진룸 |
엔진 |
엔진 안팎에 얼룩진 부분이 있는지 |
냉각기 |
안쪽 홈 사이에 흙이 남아있는지 |
후드 |
후드 안쪽 잠금장치에 흙이 묻어있지 않은지 |
중요한 것은 차량이 물에 빠졌다가 나왔다는 것을 가정하고, 흙이나 이물질이 끼기 쉬운 부분을 항목별로 점검해보는 것이다. 또한, 중고차라서 일부 옵션은 바꾸었다고 해도 앞유리나, 시트, 배선 등이 너무 새것이라면 더 철저히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침수피해 차량이 늘면서 중고차 업체들은 다양한 보증 서비스와 환불 제도 등을 두고 있지만 100% 확신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는 연비와 성능을 고려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인 차량을 직접 새로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면 중고차 저가차량을 너무 선호한 나머지, 침수로 인해 가격이 저렴해졌다고 덜컥 구입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차량 운행 시 안전사고의 가능성도 높을 뿐 더러, 부품 등의 교체 및 수리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침수차량 운전자가 보험 처리를 하지 않고 자기비용으로 수리했을 경우, 기록이 남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단표의 직접 확인방법을 통해 침수 여부를 체크해본 뒤 여의치 않으면 차량 내부와 트렁크 냄새까지 세세하게 맡아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