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좋아하는 여자 VS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
남녀가 각각 생각하는 '예쁜여자'의 기준은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한여자를 바라보는 남녀의 두 시선,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의 조건>
1. 2% 촌스러울 것
대표적인 예로 원더걸스를 보자.
박진영이 남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간파했다고 인정받는다면 그건 '촌스러움을 일부러 연출한' 의도 때문일 것이다. 냉정한 여자들의 눈엔'나레이터 모델의 TV판'으로 비칠지언정, 남자들은 그 촌스러운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건 역사가 증명해준다.
전통적으로 수많은 남성 팬들을 거느렸던 여자 가수들을 보라.
알프스 기슭의 양치는 소녀와 자신을 동일시한 하수빈과 유흥업계 서비스 업종의 여성들을 롤모델로 삼은 것 같은BB, 조악한 헤어&메이크업과 의상에 예쁜 얼굴이 묻혔던 SES와 핑클, 대놓고 저렴한 것이 컨셉트였던 베이비 복스 등등.
남자들이 촌스러운 것을 일부러 선호한다기보다는 세련됨을 식별하는 인자가 별로 발달하지 않다 보니 자신들이 세운 일정 기준의 화려함 수치에 도달하고 나면 예쁘다고 믿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TV에 나오는 가수 취향으로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그렇다면 현실에서의 남자들 취향이라고 크게 다를까?
남자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 나간다면 '여성스러우면서도 지루한' 스타일링을 해보라고 권장하고 싶다.
대학가 북카페 여종업원 스타일의 '샤바샤방 꽃 무늬 원피스'까지는 아니어도 밝은 파스텔 톤의 의상, 약간의 프릴, 새끼 손톱만한별이나 하트가 달려 있는 귀고리 정도면 적당하겠다. 상대편 남자가 조금 '감각 있다' 소릴 듣는 사람이라면 모노톤의 투피스에 진주 귀고리와 목걸이(세트여야함), 리본 달린 펌프스 정도면 어떻겠는가.
메이크업은 루스 파우더를 백 번쯤 눌러준 보샤시한 피부에 파스텔 새도와 핑크 립글로스가 적당하겠고.
"남자들은 왜 그렇게 촌스럽고 뻔한 스타일을 좋아해?"라고 물으니 혹자는 '부담론'을 들먹였다.
"너희들도 소개팅 자리에 번지르르하게 잘 차려 입은 남자가 나오면 부담스럽잖아! 흠이라도 잡힐까 싶기도 하고. 남자도 똑같아.끝네주게 잘 입은 여자보다는 적당한 여자가 다가가기 친근해서 좋아하는 거지."
이런 겁쟁이들. 호피무늬를 입었다고 성격이 호랑이 같은것도 아니고, 스모키 아이 메이크없을 했다고 해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2. 고객 맞춤형 응대
남자들이 유독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중 하나인 <미녀들의 수다>에 여자들이 경악할 만한 패널이 등장했으니, 한가인이 소를 끌고 송혜교가 밭을 간다는 미녀의 나라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처자, 자밀라다.
외모만 보자면 여자들에게도 꽤 호감을
살만한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몸매까지 두루 갖춘 완벽한 미인형 스타일이다.
허나 성별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이유는 그녀의 도를 넘어선 애교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다가 스리슬쩍 흘러나오는 애교가 아닌 다분히 남자들을 향한 계산된 행동은 -느닷없이 가슴을 흔든다거나 네일숍에서 갓나옷듯한 긴 손톱으로 다리를 쓸어올리는등-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저건 애교의 미덕이 아니라 능구렁이 남자들에게 바치는'서비스 차원의 교태'가 아닌가.
'일부러 하는 행동인 걸 알고도 허허 웃으며 그저 좋다는 남자들의 심리는 대체 뭐냐?'
이에 혹자는 '스튜어디스 이론'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남자들이 스튜어디스를 왜 선호하는지 알아? 외모가 평균 이상일 거라는 '안전성' 때문에? 그 말도 맞지. 하지만 무엇보다 친절하고 상냥해서야. 사람들을 어떻게 기분 좋게 대하는지 잘 알고 있거든. 굳이 스튜어디스가 아니어도, 내 앞에서만 잘한다면 여자들끼리 있을때 딴판으로 행동한들, 심지어 입이 거칠든 간에 크게 개의치 않아. 남자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단다."
가끔은 단순한 남자들이 부럽기도 하다.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의 조건>
1. 털털하거나 빈큼 있거나
이에 비해 같은 애교지만 한 토크쇼에서 보여줬던 한예슬의 애교가 여자들에게도 환영받은 이유는 뭘까. '애교 많은 여자는 동성들 사이에서 사랑 받지 못한다?'
여자들을 열등감으로 인한 질투의 화신쯤으로 생각하는 남자들의 오해다.
애교 많은 여자는 동성들인 여자들도 좋아한다. 다만, 여자들에게는 '원래 그런 애'와 '아닌데 그런 척하는 애'를 골라내는 무서운 촉수가 유독 발달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한예슬의 코맹맹이 소리를 비롯한 일련의 언행들은 그녀를 '원래 그런 애'의 카테고리에 넣기에 충분했다.
'기필코 저 남자한테 잘 보이고 말겠어'라며 시나리오 짜놓고 계산기 두들기는 행동이 아닌, 사랑이 많이 받고 구김살 없이 자란 성격의 자연스런 표출로 보였기 때문이다.
'어머, 나 꼴갑이야'류의 주책성 멘트는 어떠한가.
'저는 이상하게 동성친구가 없네요'라며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충고하겠다.
"빈틈 있는 인간이란 걸 슬쩍 흘리세요. 의외의 '깨는'면을 보여준다던가."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의 제1조건은 뭐니 뭐니 해도 털털한 여자다. 그건 인간적이고, 허물없이 다가가기 쉬우며,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친근한(그리고 안전한) 여자을 뜻한다.
서로 친해지기 전 고도의 탐색기간을 거치는 여자들로서는, 같은 여자에게 빈틈이 보이면 적개감, 경쟁심이 사라지고 동지애가 솟아나게 된다.
얼굴도 예쁜 애가 일 처리도 완벽하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어쩐지 재수 없는'카테고리에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좀 주책없다거나 덜렁거리기를 잘하는 의외의 면모가 탄로난다면 여자들은 본능적인 모성애로 그녀를 와락 감싸 안아버리게 되는것이다.
'으하하! 귀엽구나. 너도 역시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어.'
만약 김태희가 아주 조금만 엉뚱하거나 허술한 면모를 흘린다면 여성들 사이에 호감도가 급상승하지 않을까?
2. 스타일이 멋있는 여자
얼굴은 예쁜데 촌스러운 여자와 마스크는 자유분방하지만 옷 잘 입는 여자가 있다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후자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예쁜 얼굴은 따라잡을 수 없지만, 스타일로 얼굴을 빛나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면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 때문일 수도 있다.
일단 여자들이 인정하는 옷 잘 입는 여자는 작정하고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가 아니라 평범한 청바지 하나를 입어도 비범하게 소화하는 여자들이다.
예를 들어 동성 팬들이 더 많은 셀러브리티인 케이트 모스, 시에나 밀러, 키어스틴 던스트, 등등 아무렇게나 걸친 것 같은데 '무심한 듯 시크하게'멋을 풍기는 타입들.
그런데 이들은 공교롭게도 남자들이 좋아할 법한 기준의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 대신 미용실 출입을 두 달쯤 안 한 것 같은 풀린 웨이브헤어 (혹은 비달 사순이 울고 갈 법한 날카로운 숏커트!), 메이크업은 핑크, 하늘색의 섀도 대신 앙칼진 암코양이같이 눈꼬리를 올린 아이라이너나 헤비 메탈 그룹의 일원 같은 스모키 아이, 가끔 레오퍼드나 얼룩말 등 화려한 동물의 왕국 프린트를 즐겨 입으며, 스커트 아래에는 스타킹 대신 레깅스를, 선생님 스타일의 얌전한 펌프스 대신 호신용 무기로 대용 가능한 앞코 뾰족한 하이힐을 선호하며 부츠는 대체로 바지를 넣어 신는다는 것. 아무래도 여자들 사전의 '스타일이 멋지다'는 남자들 사전에서 '무섭다'로 기록되어 있는 것 같다. 남자와 여자 모두 예쁜 여자를 좋아하긴 한다, 그런데...
서점에 깔려 잇는 많고 많은 연애 지침 서적에 따르면 남자는 여자를 볼 때 가장 먼저 얼굴부터 보고 그 다음으로 몸매와 스타일, 성격과 배경이 들어오는데 비해, 여자는 전체적인 스타일과 성격, 외모, 능력등을 한꺼번에 멀티태스킹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그 반대다.
남자들이 얼굴을 따진다고 하지만 그들이 보는 것은 이목구비가 어떻게 잘 조화를 이루었느냐지, 틀창코에 미간이 멀다 한들 전체적으로 귀여운 인상을 풍기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혹은 어느 한 군데가 심하도록 예쁘게 부각되면 다른곳은 눈에 잘 안 들어오기도 한다
이에 비해 여자들은 그 사람의 전체적 분위기는 물론 눈, 코, 입의 모양, 이마의 볼록한 정도와 얼굴형, 하늘을 우러러 '쌩얼'에 한 점 부끄럼 없는지 등등 요목조목 짚어나간다.
얼굴뿐 아니라 몸매에 있어서도 남자들은 가슴이 ' 착하면' 허벅지가 두꺼워도 용서하지만, 여자들은 제 아무리 S라인이라도 허리가 길거나 팔이 짧으면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즉, 남자는 하나의 장점으로 다섯 개의 단점을 잊지만, 여자들은 한 개의 단점만 있어도 열 가지 장점을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니 남자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며 여자들이 '목도 짧고 덧니도 있는 게 뭐가 예쁘냐'며 반박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