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올 만에 울 님들과 장수대 ~대승령~십이선녀탕 산행을 하는 날이다.
넘 오랫만이라 미안하기도 하고 조금은 생경한 맘으로 차에 오른다.
광양 매화를 보고 첨 나오니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자릴 지켜주신 다정한 얼굴들도 많다.
마치 오랫만에 친정에 찾아온 여인들의 맘이 이럴까?
이런 생각을 해보며 인사를 거듭하고 많이 다녀 눈을 감아도 훤한 설아가는길을
오늘은 떨리는 맘으로 임한다.
자상도 하신 산나리님 새로 나오신분들의 자기 소개가 끝나고
올 만에 나왔다고 다시 신입생이 되어 인사를 했다.
자주 나오라는 산나리님의 무언의 부탁으로 들으며.........
그렇게 장수대에 도착했다.
이곳 장수대 시작부터 가파른 오름이 우릴 기다렸고.
한고비 한고비를 넘으며 비가 와서 요란한 물소리와 같이 산을 오른다..
쏴아~바람결에 물이 흐르는 소리.
이 자연의 소리는 아무리커도 듣기 싫지가 않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사방을 둘러보니 고도를 높일수록 처참하게 망가진 계곡들
버얼건 속살을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드러내놓고 신음한다.
저 신음 소릴 멈출수 있는건 오직하나 푸른 나무가 살아야 하는데 저 바위투성인 골짝에서 나무가 살길 바라는건
아무래도 좀 무리일듯 싶고 그렇다고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기엔 그 상처가 너무 깊고 컸다.
태초 조물주가 우리에게 둥근 공 같은 지구를 주셨다.
여기엔 태양 .달.별.그리고 구름과 바람.물이 쥔이었던 시절.
모두들 역할 분담으로 자기일에 열중했다.
태양은 어둠을 밝히는 일을 했고 달은 밤길의 등불 역할을 했다.
그럼 별은 무엇을 맡았을까?
아마도 잠 못이루는 님들과 눈을 같이 깜박이며 대화를 맡았을게다.
구름과 바람은 눈비를 맡아 둥근 지구를 조금씩 약한 부분을 깍아 골짜기를 만들었고.
항상 낮은 곳을 지향하는 물은 이런 골짜기를 깊게깊게 만들었다.
구름과 바람은 씯겨가고 남은 거칠은 봉우리들을 부드럽게 갈고 닦아 오늘에 이르게 하였을터.
억겁의 세월을 하루같이 하루를 억겁의 세월처럼.
빠름과 느림으로 양분하여 질서를 정립시켰나보다.
나는 빠름보다 느림을 추구한다.
일상의 생활이 정신없이 변하며 돌아간다면
이런 산행은 그런 일상을 떠나 느림의 미학을 배우는 날이다.
빠름의 극치인 인스탄트식품 물만 부우면 OK.
하지만 이젠 느림의 세계 슬로우 푸드를 보자.
잘 발효시킨 느긋한 기다림 뒤에 오는 구수한 된장이라.
숙성이 잘된 김장김치.
이런대서 우린 느림의 미학을 본다.
산행도 천천히 하면 많은걸 본다.
작은산도 우리에게 보여줄게 넘 많다고 한탄을 할 정돈데 울님들 과연 빠름만 선호 할 것인가?
산들바람의 속삭임도 한잔한잔의 작은 물들이 모여 거대한 계류를 이루는 물도.
빠름의 앞에선 소음에 불과 할 뿐이다.
그치만 느림의 미학으로 본다면 자연의 오케스트라다.
바람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새들의 소리 이런 자연의 소리로 불치의 병도 치유한다 하지 않은가?
이윽고 웅장한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보니 앞엔 거대한 대승폭포가 화면 가득히 쏟아져 내린다.
하얀 물보라를 날리며.설악의 전설을 들려준다.
쉬이 접근할 수 없게 자리잡은 폭포는 오가는이의 발길을 잡고도 남았다.
이생각 저생각 오르다보니 대승령.
조금더 천천히 걷자 어차피 내가 끼일대가 없었다.
그치만 후미팀은 언제나 용광로 ,
누구든 같이 갈수 있는 꼴찌들만의 여유로움과 위안이 있다.
이렇게 후미와 합류.
대승령을 지나 안산과 남교리로 나눠지는 삼거리에서 점심 식단을 편다.
하늘아래 젤 높은 카페.
메뉴에 다양한 종류는 없지만 집에서 정성드려 가져온 도시락 뚜껑을 열자
파아란 하늘이 도시락 속으로 들어와 앉는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능선 바람을 맞으며 오손도손 식사시간은 가히 천금을 주어도 바꿀수 없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정상주,
아마 신선들도 이 정상주 맛 때문에 이렇게 적적한 산에서 사나보다.
오늘은 나도 짝퉁 신선이되어 한잔술을 님들과 같이 음미하며 행복에 젖어 본다.
우린 모두 행복에 묻혀서 산다.
단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행복을 찾아 볼려고 하지 않고 애써 행복을 외면해 버리기 때문에 불행한 거다.
불행을 뒤집으면 행복이다.
불행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이라면 한번 뒤집어 생각해 보시라.
모든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아름다움도 볼려고 하는 사람에겐 모든게 아름답게 보인다.
나는 이런 맘으로 산행을 한다. 주어진 시간속에서 천천히 자연을 음미하듯 같이 호흡하며.......
십이선녀탕 길은 길기도 했지만 볼거리가 참 풍부했다 작은계곡엔 아기자기한 폭포와 푸른 탕같은 담과소가
눈이 부시게 있었고 하얀 바위위를 살처럼 흐르는 물들은 장관이었다.
죽음이 아름다운건 이세상에 고사목 밖에 없지싶다.
살아서 생명의 끈질김을 자랑했다면 죽어서는 꼿꼿했던 기싱을 .
모두에게 그늘이 되어줬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게 해 줬던 그 자상함이 이젠 앙상한 빛바랜 추억만 수없이 간직한채
오늘도 선채로 사색에 잠겨 있었다.
아름다운 산하.
비바람이 망가트리는 부분도 많은데 사람들까지 산을 자르고 가슴을 뚫고 조금의 빠름을 위해
오를도 산을 자른다.
조금은 더디가는 달팽이 같은 삶이 그리운 하루였다.
느린 달팽이도 억겁의 세월을 살아오긴 마찬가지 이제 조금 천천히 가는걸 배워보는 하루가 되었길 내 마음속에
되 물어보며 같이 산행 하신 님들께 행복한 시간 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08*08*19일 설악산 산행을 접으며.......
첫댓글 등고선님과 발으 맞춰 천천히 걸은 길.산길에서 볼 수 있는 건 다 봤다고 생각하지만, 놓치고 온게 한 두가지 일까요?새로이 가면 또 다른 얼굴로 우리를 맞아 주는 산..볼때마다 새로움을 보여주는 산은 그래서 자꾸만 가고 싶어 지나 봅니다.
그쵸?~아마도 못본게 더 많을 겁니다.잠깐 산을 들렸다 왔을뿐 능선을 달리던 바람도 제대로 못본걸요.언제나 산행뒤에는 미진함이 많답니다.담에는 더 잘봐야지.나름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산에가면 아직도 자꾸 서둘러지는 발걸음 수양 부족인가 봅니다.올 만에 느림보 후미에서 같이 올수 있어서 참 즐거웠고 앞으로도 자주 함께 할 시간이 주어지길 간절히 바란답니다.산나리님이 들려주신 꽃이름들 안잊으려 노력 많이 할께요.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글과 사진을 보니 여전한 등고선님의 향기가 전해집니다. 자주나오셔 느림보님들의 등불이 되어주시길 부탁합니다. 존경합니다.
자연님 들리셨군요. 너무 올 만에 만나니 대화자체가 이뤄지들 안드군요. 그래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할 얘기가 많은가 봅니다.자주 만남ㄴ 뭔 할 얘기가 그리 많을까 생각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자주 만나야 얘기 소재도 많고 연속성이 있어 그런가 봅니다. 이제 날이 션해 집니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지요 그만큼 산도 이뻐질거구 말입니다.제가 나와서 여러분들을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다면 자주 나가는 쪽으로 하겠습니다. 저도 울 님들 모두 무지 좋아한답니다. 좀 낯을 가려 표현을 못하지만 암튼 느림보 님들 사랑하구요. 앞으로 많은 산행 같이 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등고선님과의 산행 즐겁고 행복 충만이었습니다... 이러.. 이러한 등고선님의 향기가 많이 갈증 났었지요... 앞으론 더 자주 들리셔서 이 느낌 많이 공유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북극곰님~저도 실은 무척 기뻤답니다. 예전처럼 대해 주셔서 말입니다.언제나 웃으며 산행하시는 모습도 참 좋았구요.그것도 설악에서 만나니 저는 더 뜻깊은 생각ㅇ 들더라구요.확실히 산행은 서로 맘이 맞는 사람끼리 하면 더 시너지 효과가 있는 듯 했지요.후미에서 조용히 산 볼것 다 보시고 느긋하게 다니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이고 이젠 야생화도 많이 배우셨더군요. 담에 모르는 야생화가 있음 물어 볼께요.올 만에 정말 반가웠고요.항상 건강히 좋은 산행 많이 하세요~~~~~^*^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창밖엔 비가 내린다는 노랫말들이 이 기분으로 지어지나 봅니다...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날의 그 기분으로 다시 함 돌아 봅니다...천상카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