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샘 두 줄로 세상만을 까다
오늘은 나 마늘 까기로 했다
-통마늘 한 접.<공샘 두 줄>
육쪽마늘 한 접은 통마늘 100개 입니다. 통마늘 1개에 마늘 6쪽이 들었으니 마늘 껍질을 다 베끼면 약 600알의 마늘을 까야합니다.
지인 부모님께서 마늘 농사 지으셨다기에 1접을 산다고 했더니 마눌 말씀 하시길.'직접 까시려면 사세요' 하시기에 내 돈 들여 주문했는데 그 마늘이 도착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8시부터 베란다에 자리잡고 마늘 까기 시작해서 점심 저녁 먹는 시간 빼고 밤12시 까지. 결국 한 접 다 깠네요. 마늘 묶음에서 잘라내고 통마늘 쪼개고 한쪽한쪽 칼로 도려내고 속껍질 벗겨내고.
이렇게 까놓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면 마늘이 변질되고 썩어버리더라구요. 그래서 힘들지만 까놓는답니다.
그렇게 마늘을 까느라고 어젠 <공샘 두 줄>을 못썼습니다. 아니 쓸 생각도 못했습니다. 마늘 까느라.
하루 종일 마늘 까기가 힘들었지만 마음은 편합니다. 마늘 까느라 집중하는 바람에 공샘두줄 안 쓰고 세상을 안 까도 되니까.
내친김에 다음은 양파를 깔까? 생각합니다. 친구가 양파 한 박스를 보내왔으니. 어차피 사람들이 읽지도 않는 <공샘두줄>로 세상을 까는 것보다. 감자까고 마늘 까고 양파 까는게 실속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마늘 까 놓으니 예쁘기도 하고요. 예쁜 마눌이 칭찬도 해줍니다.
사실 <공샘두줄>을 쓰다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나름대로 눈 앞에 보이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건데 보이는 세상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보니 애써 노력해도 예쁜 이야기 보다는 아픈 이야기. 공격하는 이야기. 까는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그러다보니 세상을 공격하는 건 아닌데 비판하는 말로 지적하게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도 합니다. 나도 잘난거. 옳은거 아니면서 말입니다. 반성합니다.
거친 통마늘 까서 뽀얗고 예쁜 쪽마늘 탄생시키듯 앞으론 예쁜 세상 드러내는 더 예쁜 <공샘두줄>만 쓰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KBS아침마당 나갈지도 모르는 진로 리더십 #부모교육강연 아주 잘 한다고 평가 받은 공기택의 두줄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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