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이 회계장부를 조작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50억원을 사기대출 받고, 공사진행률 조작 등을 통해 9532억원을 분식회계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에 무죄를 주장하며 목숨을 끊었다.그는 자살하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거래)’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내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하려고 말한다...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 주시고 꼭 좀 보도해 달라”
자원외교란 게 무엇인가? 이명박 정권 하에서 해외자원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벌어진 국고낭비 행위로, 그 과정에 무사한 정권실세들과 그 수족들이 국민혈세를 빨아먹은 범죄행위의 다른 말이 자원외교이다.
"작년 정기국회를 통해 밝혀진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들어간 국민혈세는 석유와 가스 부문 150개, 광물 부문 238개 등 총 388개로 39조 9689억 원이투자됐다. 이중 회수된 금액은 올해 기준 약 4조원에 불과해 10%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외투자에 나선 석유공사의 경우 MB정부 5년간 18조원을 투자하는 등 가장 앞장섰다....문제는 이미 투입된 41조 원에 향후 31조 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스공사의 경우 이라크 주바이르 사업에 약 3조 원, 이라크 아카스 사업에 1조4000억 원, 호주 GLNG 사업에 1조2000억 원 등 앞으로 투입해야 할 투자비만 22개 사업에서 14조 원에 이른다. 석유공사 역시 해외 인수한 사업에 15조4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가 계획돼 있다.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사자방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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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참여연대를 비롯해 시민단체가 광물자원 공사 등 공기업 전·현직 사장 6명을 고발했고 검찰은 사건 배당을 통해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고발 대상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당시 지경부 자원개발정책관),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일요서울)"
이렇게 어마어마한 범죄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매달 월 1300만~1400만원에 달하는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의 연금을 합법적으로 받고 있고,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1명이 그의 손발 노릇을 하고 있으며, 국가로 부터 경호를 받고 있는가 하면, 대치동 요지 빌딩에 국민 세금으로 월 임대료가 1,000만원이 넘는 개인 사무실을 운용하는 등의 호사를 누리고 있다. 그의 수족들 역시 박근혜 정권에서 경제를 총괄하고 있는 최경환을 필두로 하여,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성완종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석유 및 가스탐사 사업 4건에 653억원을 투자했는데 321억원은 성공불융자로 지원받고 자체자금으로 조달한 332억원은 모두 손실처리했다....경남기업은 전 정권 시절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진실이야 검찰에서 가리면 되겠지만, 자원외교 비리 사건은 이미 41조원이 투입되었고, 앞으로 또 31조가 추가로 투입되어야 할 어마어마한 사업인데, 성완종의 350억이 마치 자원외교 비리의 전부인 양 부풀려서 법석을 떤 검찰의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성완종은 사업가이면서 동시에 정치인이었다. 충남 서산 출신인데, 100만원을 종자돈으로 단 기간에 도급순위 30위권의 경남기업을 인수한 후에 연 매출 2조원 대의 대아그룹을 창립했고,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특보 단장, 자민련의 비례대표 2번을 받는 등 여러 차례 국회 입성을 노리다가, 2012년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고향에서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해 6월 의원직 상실, 새누리당과 합당 후에 충남도당위원장을 지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과는 충청포럼을 통해서 각별한 사이이며, 실제로 반기문 총장 친동생이 경남기업에 상임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고, 이완구 총리를 청문회 때 적극 지원했다 한다.(성완종 주장)
이상이 성완종의 간단한 이력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력이 있다. 그는 자살 직전의 인터뷰에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당시 대선캠프 본부장,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뒤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혔으며, 그런 과정에서, 2006년 박 대통령 독일 방문 전 롯데호텔 헬스클럽서 김기춘을 만나 10만 달러를 전달했고, "2007년 허태열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밝혀, 불법으로 대선경선 자금을 박근혜 후보에게 준 사실을 폭로했다.‘허 본부장의 연락을 받고 돈을 줬느냐’는 물음에 “적은 돈도 아닌데 갖다 주면서 내가 그렇게 할(먼저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어딨습니까”라며 “다 압니다. (친박계) 메인에서는…”이라고 밝혀, 그 돈을 준 사실을 적어도 박근혜 당시 후보가 인지하고 있었거나, 직접 전화 통화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렇게 큰 돈을 주면서 당사자, 박근혜 후보와 통화 한 번도 하지 않고 줄 바보는 대한민국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박근혜에게 충성하던 그는 이명박이 대통령 후보가 되자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대선경선 낙선 후보자)이 당락을 떠나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말해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도왔다”는 말 그대로 박근혜의 지시에 따라 이명박 사람이 되어, 이명박 당선에 기여했으며, 그 공로로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속하게 되었다. 그런 그가 자원외교에 연루된 것은 자연스런 일이었다.
하지만 박근혜의 수족들에게는 성완종이 해온 일련의 행위는 큰 배신행위로 보였을 것이 틀림없다. 박근혜의 지시에 따라 이명박을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거나, 혹은 지나치게 친 이명박이 되어 버린 성완종에 대해 배신자라고 낙인을 찍은 박근혜 수족들이 성완종을 밉게 보아 오다가, 마침 박근혜가 3월 17일 국무회의에서 “국방 분야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켜켜이 쌓여온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이번에야말로 비리의 뿌리를 찾아내서 그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하자 성완종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원외교 비리를 묻어 버리려고 했던 것 같다.성완종은 인터뷰에서, “저는 MB맨이 결코 아닙니다. 어떻게 MB정부 피해자가 MB맨일 수가 있습니까?”라고 주장하면서,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검찰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의리나 신뢰 속에서 (박근혜) 정권 창출에 참여했었다”라고 밝혀, 그가 이번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된 이유가, MB맨으로 몰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추측하게 했다.
사업을 하다, 아니면 다른 일을 하다가 정치계를 기웃거리는 분들께 경고한다. 정치계는 비정하다. 정치계는 단단한 인맥이란 고리로 얽혀 있다. 결코 그들의 핵심으로 받아 들여 주지 않는다. 다만 이용하고 버릴 따름이다. 과일은 그들 끼리 나눠 먹고, 먹다 남으면 찌꺼기만 던져 준다. 찌꺼기라도 얻어먹으면 성공했다고 볼 수가 있다. 주류로 크기가 그처럼 힘드는 일이니만치, 마음을 비우고, 헌신적으로 봉사를 하든지, 아니면 해오던 일이나 열심히 하기 바란다. 몸 망치고, 돈 버리고...성완종 꼴이 되기 십상이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자원외교 비리는 이미 투입된 41조 원에 향후 31조 원이 더 투입돼야 하는 나라가 흔들흔들할 정도의 큰 비리이다. 홍준표가 빼앗아간 경남도 아이들의 도시락 비용을 수 십년 동안 부담할 수 있는 거액이다. 하지만 성완종이 투자한 금액은 성완종의 말, “653억원을 투자했는데 321억원은 성공불융자로 지원받고 자체자금으로 조달한 332억원은 모두 손실처리했다”는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 성완종 회장의 억울한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은 하나 밖에 없다. 자원외교 비리의 몸통을 철저히 수사해서, 비리에 관련된 모든 인물들을 법에 따라 처벌하고, 국민의 피와 같은 더러운 돈을 모두 토해 내게 해야 할 것이다. 물론 2007년 대선경선에 불법 정치자금을 사용한 혐의가 있는 허태열과 김기춘, 그리고 박근혜 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수사해서,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법은 힘없는 약자들인 국민을 다스리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삼가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영정에 애도를 표합니다. 악의 무리가 횡행하는 더러운 이 땅을 떠났으니, 이제 마음 편안하게, 고이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