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근삼 작 서충식 연출의 국물 있사옵니다.
공연명 국물 있사옵니다.
공연단체 (재)국립극단
작가 이근삼
연출 서충식
공연기간 2016년 4월 6일~24일
공연장소 백성희장민호극장
관람일시 4월 15일 오후 7시 30분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근삼 작, 서충식 연출의 <국물 있사옵니다.>를 관람했다.
이근삼(1929~2003) 선생은 평안남도 평양시 대찰리 145번지에서 출생하였으며 혜화전문학교(현재 동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다. 육사교관과 서울대에서의 교편생활을 거쳐 1957년 미국 노오스 캐롤라이나 대학원에 유학하였고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2003년 11월 28일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하였다.
이근삼 선생은 기존의 사실주의적인 극작술에 반기를 들고 비상식적 인물과 소극적(笑劇的) 요소의 도입을 통해 연극적 재미를 추구하고 다양한 형식실험을 가미한 작품을 집필했다.
주요 작품으로 <원고지> 등이 있으며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 <원고지>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거룩한 직업> <위대한 실종> <국물 있사옵니다.> <유랑극단> <데모스테스의 재판> <30일간의 야유회> <아벨만의 재판> <게사니> <향교의 손님> <막차 탄 동기동창> <이성계의 부동산> 등이 있다.
서충식은 배우이자 연출가로 스페인 마드리드 연극예술학교(Real Escuela Superior De Arte Dramatico Y Danza De Madrid)와 서울예술전문대학 연극과 출신이다.
용인대 연극과, 동국대 영연과 출강, 이화여대, 수원대, 한양대 무용과 출강, 서울예전 연극과 겸임교수, 현재 한예종 부교수다.
출연작으로는 『M 버터플라이』앙헬 가르시아 모레노 연출(스페인), TV시리즈『Tango』(스페인), 영화『선데이@서울』(오명훈 연출) 등이 있다.
연출작으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색시공, 먼지아기, 마주보기 아주 낯선 곳에서, 계산기, 코끼리 사원에 모이다, 갈매기, 거짓말 같은, 그리도 당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는다는 큰 두려움, 말괄량이 길들이기, 이야기 한상 차려주소, 시라노, 강철여인의 거울, 또옥 똑, 누구십니까, 집도 절도, 최종면접, 죽음, 혹은 아님, 록사느를 위한 발라드 등을 연출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연출가다.
<국물 있사옵니다.>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적 방법을 도입해 집필한 작품이다.
서사극의 특징으로 주인공 상범이 극중 인물과 해설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관객이 일정한 거리감을 갖고 관극을 하도록 해 사건을 객관적,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작품은 1960년대 산업 사회의 대두와 더불어 고조되기 시작한 출세주의와 배금주의 풍조를 신랄하게 묘사한 본격적인 서사극이다. ‘국물도 없다.’는 말을 반어적으로 활용한 제목의 이 작품은, 애초에는 소심하지만 성실하던 주인공 김상범이 출세의 방법에 눈을 뜨게 되자, 차츰 대담해져 남을 이용하고 희생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 냉혈한인물로 변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주변의 등장인물들의 행위에서도 이른바 ‘국물 처세술’이 다각도로 펼쳐지게 된다. 이 작품은 한 인물의 삶을 통해 산업 사회의 산물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욕망 충족을 위해 전력투구를 하는 비정하고 동물적인 인간상을 제시한다.
무대는 삼면 벽 전체를 여러 개의 높고 낮은 계단 조형물로 가득 채우고, 무대 안쪽에 거실 같은 공간, 그리고 무대 좌우에 공간을 만들어 주인공의 방과 사무실, 그리고 호텔의 로비 등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객석과 가까운 무대 앞으로 내려올 수 있는 단도 만들어 놓았다.
연극은 도입에 주인공의 해설과 희극적 동작으로 시작되고, 1960년대 자주 듣거나 부르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출연자들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당시에는 파격적이던 남녀관계나 불륜관계의 설정이었지만, 최근에는 예사롭게 공연에 펼쳐지는 경우가 많고, 수렵행위를 목적으로 한 엽총의 용도도 인명살상용으로 그것도 출세지향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박완규, 유순웅, 이선주, 유연수, 김정호, 이종무, 김희창, 박지아, 임영준, 우정원, 황선화 등 출연진의 호연와 열연은 국립극단의 발전적 성장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필자는 1966년 명동국립극장에서 극단 민중극장의 양광남 교수 연출의 초연을 관람했는데, 당시 나옥주, 최명수, 이정실, 박근형, 김혜자, 이일웅 등이 출연하고, 무대장치는 장종선, 조명은 고천산 선생이 맡아서 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 후 정진수 교수 연출로 재연되었고, 이번 공연까지이지만, 연출가나 출연진의 발전적 성장이 자랑스럽고 고맙게 느껴진다.
드라마 투르기 김옥란, 무대 박동우, 조명 이현지, 의상 임예진, 음악감독 박소연, 소품 김상희, 분장 최유정, 동작구성 남긍호, 화술지도 김선애, 무대디자인보 이서림, 무대감독 문원섭, 조연출 이은주 등 스텝 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활를 이루어,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근삼 작, 서충식 연출의 <국물 있사옵니다.>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감지되는 우수 걸작공연으로 탄생시켰다.
4월 15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