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예배당으로 오는 길을 지권사님께서 예초기로 예쁘게 이발을 해 주셔서 광고 시간에 광고한 대로 품앗이 한다며 주일 오후에 마늘을 뽑으러 갔습니다. 사실 품앗이 하러 간 것이 아니라 권사님 댁 마늘 밭 구경을 간 것입니다. 다행히(?) 교회에서 환담을 나누시다 좀 늦게 가시는 덕분에 오후 4시가 다 돼서 갔습니다. 힘든 농사일을 체험시키려고 진영이도 함께 갔습니다. 밭에 도착했더니 두 분이 열심히 마늘을 뽑고 계셨습니다. 안집사님은 진짜 왔냐며 별루 반갑지(?) 않게 맞아주셨습니다. 그 마음을 알면서도 갔습니다. 집사람이 민폐 끼친다고 가지 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일도 못하면서 괜히 귀찮게만 해 드릴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집사람 예상대로 많은 민폐만 드리고 왔습니다. 마늘 뽑는 흉내만 내다가 한 시간 정도 흘렀는데 민영 자매가 사온 하드를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바로 이어서 민영자매가 타온 시원한 쑥 미숫가루를 한 잔 마셨습니다. 그리고 한 30분 정도 흘렀는데 일 못하는 저희 부자를 아예 집으로 보내시기 위해 이제 집 마당에 가서 수박을 먹자고 하셔서 못 이기는 척하고 들어갔습니다. 사실 5시30분까지만 일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 민영자매가 가져온 수박을 먹고 이어서 방울토마토 화채를 먹고, 처음 열린 오이를 먹고 안집사님이 집 옆의 밭에서 캐 오신 보라색 양파를 한 묶음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 이 얘기를 했더니 그러게 왜 가서 권사님과 집사님 그리고 잘 쉬고 있는 민영자매까지 힘들게 했냐고 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차타고 오면서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왔는데 집사람이 확인 사살을 하는 바람에 쓸데없이 갔구나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배운 점은 농사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배워 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지 싶습니다. 천 평 좀 넘는 밭에 심겨진 마늘들........ 몇 접을 수확하시는지 잘 모르지만 100접이면 마늘이 만개입니다. 만약 1,000접을 수확하신다면(이 정도는 안 되지 싶습니다) 십 만개입니다. 무수히 널린 뽑힌 마늘, 이것이 다가 아니라 100개씩 세어서 묶어야 하고 그리고 팔려나가야 끝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밭에 다시 콩을 심으시고....... 농사의 끝은 어딜까 싶습니다.
예배당 옆에서 농사짓는 아저씨가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죽어야 끝나!”
두 분이 단짝을 이루어서 마늘을 뽑는 광경은 예술입니다. 처음엔 어떻게 두 분이 그렇게 같은 속도로 마늘을 뽑아 가시나 했는데 서로 맞춰 가시는 것입니다. 두 분 중에 누가 더 잘 뽑으시는 줄은 모르지만 상황에 맞게 더 많이 또는 덜 뽑으면서 같은 속도로 나가시는 것입니다. 아직 뽑지 않은 마늘을 두고 저는 더 뽑고 싶었는데 그만 하시라는 간절한 부탁을 받고 마늘 밭을 떠났습니다. ^*^ 저는 그날 양반 품앗이를 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이렇게 간식을 챙겨주는 집으로만 일하러 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