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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수미산순레기(완)- < ‘강가추’를 따라 ‘락사스 탈’호수로>
비록 마나스의 꼬라는 악천후로 완주하지는 못하였지만 치우곰파에서의 며칠간은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우리 혼합순레단은 별다른 해단식도 없이 개인의 일정대로 모두 뿔뿔이 떠나갔지만 해동의 나그네와 야마시다는 서쪽으로 ‘신장공로(新藏公路)’, 즉 응아리를 거처 신강위구르 자치구로 넘어가는 루트로 방향을 잡았기에 히치하이킹1)의 차편을 기다리기 위해서 다시 다르첸으로 가기 위해 치우곰파에 남았다. 근 한 달을 동거동락했던 정 때문에 그들은 돌아보고 손 흔들며 떠나갔다.
“가리페아 쿠슈라! [Goodbye my friends]"
마치 갑자기 텅 빈 호숫가의 정막을 이겨내기 위하여 다음날 한낮의 태양 볕이 숙으러들 무렵 또 하나의 신비한 호수를 향해 길을 떠났다. 마을의 온천수가 흘러내려 이룬 하천을 따라 달뜨면 돌아오려고 의도적으로 혼자 느즈막이 길을 떠났다.
물론 간밤에 난로 가에서 차를 마시며 동네사람에게서 들은 전설에 이끌려서이지만 이미 그 전에 조사된 자료가 흥미를 끌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무엇보다도 이 하천의 이름이 강가 추 이였기 때문이었다. 추 는 티베트어로 하천이란 뜻이기에 이 하천의 이름은 그냥 한마디로 작은 강가(Ganga), 즉 영어식으로는 갠지스(Ganges)2)였다. 이 작은 하천이 인도의 영혼의 젖줄인 갠지스 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문헌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어떤 식이라도 연결고리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어찌 보면 ‘강가의 시원지’라는 뜻이 아닐까?
불자들에게는, 현장법사는 ‘강가’를 긍가하(殑伽河)라고 불렀고 일반적으로는 “항하(恒河)‘란 이름으로 친근하다. 그리고 그 강이 붓다의 고향 인도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부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시간도 넉넉하니 여기서 강가의 전설을 좀 들어보기로 하자. 성스러운 갠지스 강의 여신, ‘강가’는 원래 하늘나라의 은하수로서 흐르고 있었다.
중인도 아요디야(Ayodia)의 태양왕조 싸가라 왕에게는 6만 명의 말썽꾸러기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싸가라왕이 말을 바치는 희생제를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 이 때 신들의 왕 인드라(Indra)가 장난기가 발동하여 성tm러운 말을 훔쳐서 불의 신, 까피라의 숲속 오두막에 묶어 두었다.
왕의 아들들은 이를 오해하여 까피라를 도둑으로 몰아 죽이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까피라는 신통력으로 아들들을 모두 태워 죽여 버렸다. 후에 전후사정을 알게 된 까피라 신은 절망에 빠진 왕에게 아들들의 타고 남은 재를 갠지스의 정화력(淨化力)으로 씻어 속죄시키도록 충고하였다.
이런 사연을 전해들은 왕의 친척 바기라타 선인은 하늘의 강가여신이 땅으로 내려와 누군가 그 위력을 느낄 수 있도록 약속할 때까지 고행을 계속하였다. 이에 시바(Shiva)신은 강가여신을 제어하겠다고 나섰고 강가여신 또한 시바를 굴복시키겠다고 하고 땅으로 하강하였지만 오히려 시바신의 머리카락에 붙잡히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은하수였던 강가는 땅으로 흘러 인류의 죄를 정화시키게 되었고 싸가라왕의 아들들도 정화되어 승천하게 되었다 한다.
시바는 인류의 속죄를 위하여 지금도 강가여신을 그의 머리카락으로 붙잡아 놓고 있는데, 이른바 시바의 춤이라 불리는 ‘강가 나타라자’라는 유명한 조소상이다. 그러나 시바의 부인 파르바티는 이를 오해하여 가끔 바가지를 긁는다고 설화는 전하고 있다.3)
‘강가’의 전설을 음미하면서 다시 길을 재촉하였다. 말벗 삼아 소년 목동 ‘니마라’[낮에 태어났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달밤에 태어나면 ‘다와라’이다]와 함께 당나귀 한 마리를 동무삼아 데리고 떠났는데 그는 무척 명랑한 아이여서 한시도 입을 가만두지 않고 떠들어 댄다. 사투리가 심하여 그의 말을 거의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니마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손짓발짓을 해가며 계속 떠들어 대었다. 그의 말 중에서 ‘냐 샤르’란 말이 계속 되풀이 되었는데 그 말은 ‘물고기, 노란, 금’이란 뜻이었다. 가만히 종합해보니 바로 ‘황금색 물고기’를 가리키는 것 같았다.
티베트어는 우리와 유사한 점이 많다. 주어동사의 어순이 같기에 배우기가 어렵지는 않지만 다만 형용사가 명사 뒤에 오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물고기’는 나의 오랫동안의 화두였기에 귀가 번쩍 열리며 후에 다시 여러 종류의 문헌적인 자료를 확인해보니 바로 이 두 호수와 연결되어 있는 시냇물인 ‘강가 추’에 얽힌 전설이었다. 이름하여 환상적인 ‘황금 물고기’의 전설이었다.
카일라스 아래에 펼쳐진 스와스티카[卍]평원에는 마나스 이외에도 이웃한 또 하나의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티베트어로는 ‘라앙초’이고 범어로는 ‘락사스 탈(Raksas Tal)’이라고 부른다. 흔히 달의 호수 또는 ‘어둠의 신의 호수’로 불리고 있어서 마나스와는 정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마나스가 해․양(陽)․선(善)․빛․지혜를 상징하는 반면 락사스는 달․음(陰)․악(惡)․어둠․무지를 대변하는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반되는 두 호수는 전설에 의하면 태고적에는 하나의 호수였다고 한다. 히말라야가 바다 속이었지만 지금은 지구의 지붕이 되었듯이, 원래 하나였던 호수가 갈라져 두 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때 그곳에는 거대한 두 마리 물고기가 살고 있었는데 호수가 갈라짐에 따라 그만 헤어지고 말았다. 한 마리는 황금색이었고 또 한 마리는 남색이었다. 황금물고기는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여 두 호수 사이에 터널을 파기 시작하여 오랜 작업 끝에 수로(水路), 즉 지금의 ‘강가추’를 완성시켰다.
그러나 두 호수가 연결되어 두 마리 고기는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그 힘든 작업으로 인해 황금물고기의 멋진 비늘이 벗겨져버려 황금물고기는 끝내 죽게 되었다는 것이다.4)
그러니까 강가추는 물고기가 판 수로였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두 마리 물고기가 바로 온 세상의 물고기의 조상이라는 것이다. 물고기 조상들의 전설치고는 꽤나 로맨틱하면서도 애달픈 스토리이지만, 태초의 생명의 시작을 두 마리 물고기를 주인공으로 하여 딴뜨라 이론으로 포장한 이 전설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티베트인들은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 불살생의 계율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도 양과 소는 주식으로 삼고 있기에 승려들도 이런 육고기는 먹는다. 그들이 물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신성한 동물이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한다.
왜 신성시하느냐? 에 대하여는, 대답은 여러 가지로 나눠진다. 용신(龍神), 즉 ‘나가’의 화신이라는 것, 신성한 호수에 사는 영물이라는 것, 항상 눈을 뜨고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 곧 사람으로 환생할 것, 이라는 등등의 이유이다.
특히 티베트의 팔보(八寶)의 하나인 ‘쌍금어문(雙金魚紋, Two Golden Fishes)’의 의미는 특별하다. 물에서 솟아오르는 음양의 두 마리 금어는 윤회에 바다에서 벗어나 열반에 이르는 진리에의 추구를 상징한다. 여기서 황금색은 빛을 의미하며 반야의 지혜를 상징하며 음․양은 생명의 ‘창조의 원리’를 의미한다.
그 외에도 그들의 고대 전설이 시사하는 상징성은 더 있다. ‘물고기의 고향’은 물고기의 ‘모천회귀성’을, ‘생명의 인자’에서는 현대 현미경이 근대에 이르러 밝혀 낸, “꼬리 달린 정자(精子)의 모양” 을 의미하고 있어 일찍부터 스스로를 원숭이의 후손5)이라고 지칭하는, 그들 민족의 초과학적 천재성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움을 더하고 있다.
한 나절 만에 저쪽의 호수 락사스에 도착하였지만 그 곳은 완전한 정적의 호수였다. 일체의 생명체가 없는 죽음의 호수였다. 볼리비아 출신의 티베트 불교 까규파의 승려 고빈다도 이 호수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마나스는 많은 사원과 은둔처가 있는 반면에 락사스 주변은 아름다운 풍경과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음에도 불고하고 민가만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빛과 선의 화신으로 숭배하는 신성 못지않게 어둠의 무섭고 파괴적인 신 역시 숭배할 만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빛을 숭배하는 것 못지않게 어둠을 숭배하는 탄트라에서는 이 양극간의 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데 성공하였다. 이는 탄트라 철학의 위대한 발견이다.”
전설을 되새기며 황금 물고기가 파놓았다는 전설의 강가추를 따라 치우곰파로 돌아오는 길은 우리 셋의 그림자가 앞서 가고 있었다. 그리고 등 뒤로는 오늘도 어김없이 빨간 노을은 지고 있었다. 문득 하나의 의문이 머리 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과 ♀는 왜 꼭 만나야만 하는가?”
“사바세계 염부제주 해 뜨는 해동의 나라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있었네.
그 강가에 한 사내가 있어 오랜 세월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고 있었네.
물길을 거슬러 올라오는 물고기 떼만 바라보면서…
어느 날 그 사내 한 마리 물고기로 변해 나그네 길 떠났다네.
산 넘고 물 건너 온 세상을 헤맨 끝에 마침내 전생의 고향 땅에 도착하였네.
그 곳은 해와 달과 별들의 고향,
눈과 바람과 천둥의 고향,
그리고 그 곳은 모든 강들의 고향이었네.
우주의 중심 수미산 밑의 아름다운 호숫가였다네.
그러나 그 곳에는 그를 기다려주는
가족도, 일가친척도, 친구들도 없었다네
하, 덧없음에 고개 들어 하늘을 본 순간
그의 몸에서 한줄기 빛이 터지며 ‘황금물고기’로 변했다네.
<小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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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1999년도 순레기 추가분 >
* 달의 호수 와 해의 호수
제한된 인도인 이외의 외국인에게는 금지된 리풀랙 고개길을 운전기사를 달래며 어렵사리 올라오면 히말라야 산맥의 분수령인 굴라만다타봉(일명 나무나니, 7,728m) 중턱이 되는데, 그 고개에서 내려다 본 달의 호수 , 락사스탈은 참으로 신비스러웠다.
살아 있는 것이 전혀 없는, 아니 완전 정지된 진공상태 같았기에 그것은 아름답다는 차원을 넘어 어떤 슬픔 같은 것을 자아내게 하였다. 절벽까지 다가가 내려다 본 수면은 너무나 맑고 투명하였다. 도대체 물이 고여 있다는 것 자체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호수에 생명체가 없다는 것 자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비록 처절하게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이 호수는 무지와 어둠의 호수이고 선에 대항하는 악마의 호수이다. 창조의 논리가 아니고 파괴의 궁전이라기에는 그 곳은 너무 아름다웠다.
이런 음양적인 지형들이 바로 딴뜨라 원리의 이론적 발원지라는 것은 이미 앞에서 충분히 이야기 한 바 있다. 이곳에서는 정북으로는 카일라스 산이 바라다보이고 밤에는 그 위에 북극성이 항상 머물고 있다. 그리고 왼쪽으로는 달의 호수, ‘락사스 탈’이 넓고 푸르게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해의 호수, ‘마나스’가 역시 태양아래 빛나고 있다. 음양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우주에 하나 밖에 없는 천하의 명당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곳은 카일라스 순례길에 꼭 들려야 하는 곳임에도 차편과 허가의 어려움으로 대개의 순례자들은 이곳을 포기하게 마련이다. 해동의 나그네도 역시 사정은 같아서 카일라스에 올 때 마다 이곳에 올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1999년 여름]에는 사정이 달랐다. 늘 혼자였던 해동의 나그네의 수미산 순례길은, 이번의 3번째 순례길은 십여 명의 ‘한국순례단’과 함께였다.6) 비록 자격(?)없는 몇몇의 단원이 끼여 있어서 우여곡절을 거치긴 하였지만 시바신의 신벌(神罰)만은 면하고 무사히 한 달간의 순례를 끝마칠 수 있었다. 자아에 집착하지 않는 몇 몇 분들의 은덕 때문이었으리라. 덕분에 한국 여성으로서는 첫 번째 수미산의 전 꼬라를 완성할 수 있는 행운을 갖게도 되었다.
각설하고 우리는 조용한 언덕에서 아침에 준비해간 김치겉절이를 우역우역 씹어 가며 점심을 먹으면서 너무나도 이상한 고요함에 말을 잃어 갔다. 차량과 인적이 완전히 끊긴 고개를 조금만 내려가면 옛적부터 카이라스 순례자의 요충지인 국경도시 푸랑[Purang. 普蘭] 일명 타클라코트(Takracot)이 나타나게 된다. 50년 전에는 인도령이었던 이곳은 중국의 티베트 점령 후에는 고립된 군사도시가 되어 버렸다. 다만 중국․인도간의 협정에 의하여 일년에 3백 명만 이 길을 통과하여 순례길을 오를 수 있을 뿐이기에 이 유서 깊은 순례로는 정적만이 감돌 뿐이었다.
옛 인도의 순례자는 히말라야를 천신만고 끝에 도보로 넘어 와 처음 이 고개에서 호수 너머에 솟아 있는 카일라스 산을 마주 대하게 되고 그 발 밑에 꿇어 엎드렸다. 그들에게 카일라스는 그들이 가장 사랑하고 그러면서도 가장 두려워 하는 시바신(lord Shiva), 그 자체이기에 감히 마주 올려다 볼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 고개에서 순례의 사자를 자신에게 보내준 신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해 한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어 무서운 고산병과 풍토병이 기다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다만 두 눈만은 성스러운 봉우리에 고정시키고서….
그들이 다음 도착하는 곳은 마나스 호수 가의 치우곰파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그곳 체링마당에서 성욕(聖浴)을 하고 성산을 순례할 마음과 몸의 준비를 하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시바신의 초청을 받은 행복한 자만이 올 수 있는 곳이라고 믿으며 감사하고 또 감사해 하며 성산의 품에 안기게 된다.
물도 흘러가야 하듯이, 나그네도 떠날 때를 알아 스스로 떠나야 한다. 그것은 바로 흰구름의 길 이 아니겠는가?
언제까지나 떠나고 싶지 않는 마나스 호수이지만 흰구름은 벌써 서쪽으로 흘러가고 있었기에 마음 정리도 할 겸 꼭 들려야 할 곳이 있어 다시 치우곰파의 토굴로 들어가 버터초에 불을 붙이고 삼배를 하면서 스승 구루 린포체, 빠드마삼바바에게 작별인사를 하였다. 스승은 다시 만나자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뭐,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지----안녕, 마나사로바 호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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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포인트>;
다르첸에서 30km 거리에 있는 치우곰파는 마나스호수 코라의 베이스캠프에 해당되는 곳이다. 교통도 편한 편이고 온천도 있고 하여 여러모로 편리하다. 만약 카일라스 순례시에 다르첸에 도착해서도 고산증세가 가라앉지 않으면 호수코라를 먼저하고 다음에 산으로 가는 방법도 좋다.
이곳을 기점으로 104km의 호수를 우회전이나 좌회전이나 골라서 할 수 있다. 민박집에는 간단한 생필품도 팔고 있다. 보통 3박4일 걸리는 호수의 꼬라는 식량과 숙소만 해결하면 해볼만한 순례코스이다. 군데군데 토굴속에서 수행하는 고행승이 있는데 이야기만 통하면 숙식도 해결할 수 있다. 혹 인연 있으면 맨눈으로 물을 끓이는 ‘투모술’의 초능력자와 축지법, ‘렁곰술법’도 행하는 도인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치우곰파 위의 산꼭대기에는 빠드마삼바바의 토굴이 있어 그의 소상이 모셔져 있다. 그 곳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으면 저절로 삼매에 들 수 있는 천헤의 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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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7월초 필자의 3번째 카일라스 순례는 송암스님, 무용가 홍신자선생, 실크로드 이상원사장 등 10여 명과 함께였다. 대규모 순례단이였기에 일반적인 순례길에서 벗어나 색다른 루트를 짤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본대보다 10일 먼저 출발하여 라싸로 들어가 제반허가를 받은 다음 4륜구동 짚차 3대와 트럭 1대에 한달 간 쓸 식량, 음료수, 기름, 야영도구 등를 가득싣고 출발하여 3일간을 달려 티베트와 네팔과의 국경선인 '잠무-코다리'의 국경선으로 마중을 갔다.
그래서 약속된 시간에 네팔의 코다리국경을 통해 들어온 일행을 만나는 극적인 연출을 하였다. 당시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국경선에서 3시간의 시차로 인한 착오 등으로 한 동안의 애를 태운 뒤에 우리들은 극적으로 합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폭우로 인해 길이 끈길 것을 염려하여 바로 중간마을 니에람까지 올라가지는 의견과 고도적응차 잠무에서 첫날을 보내자는 의견으로 팀이 양분되는 사태를 맞았다. 그러나 우리들은 니에람으로 출발해 무사히 폭우를 피해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쌍둥이 고개를 넘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우정공로를 벗어나 좌회전하여 페이코크 호수에서 이틀째 야영을 하고는 다시 3일을 달려 다르첸에 도착하여 카일라스와 마나스 순례를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는 구게왕국을 경유하여 서부티베트의 중심지인 응아리를 거처 창탕고원을 돌아 귀환하는, 한 달 간의 Full Course였다. 그렇기에 한국음식까지 먹으며, 지금까지 가보지 못했던 곳까지 편안하게 티베트고원을 누빌 수 있었다.
당시는 일행 모두, 필자부터도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이른바 ‘성격적인 아집’을 버리지 못해서, 불협화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일생을 통해 그렇게 귀중한 기회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소중하고 행복했던 기회였다. 그러나 당시는 그것을 몰랐으니, 참, 우리 인간들처럼 어리석은 중생이 어디 있을까? 뒤늦은 참회이지만, 당시 묵묵히 고생길을 같이 해주신 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1) 응아리를 거처 신장위구르로 가는 공공노선버스가 없음으로 트럭이나 우편배달차 같은 것을 이용하면 되지만, 어떤 운전수는 태워 주지만 어떤 이는 절대로 태워주지 않는다. 그날의 운세에 맡기고 무작정 기다려라.
2) 갠지스 강(힌디어: गंगा 강가, 문화어: 강가 강)은 인도 북부를 흐르는 큰 강이다. 전체 길이는 2506km, 유역 면적은 840000km 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강고토리 빙하에서 발원하여 인도 북부를 동쪽으로 흐 르다가 비하르 주 동쪽 경계에서 남동으로 방향을 바꾸어 벵골 평야를 지나 벵골 만에 흘러든다. 갠지스 강은 힌두인에게 성스러운 강이다.
3) 안젤리제․페터카일하우어 공저, 전재성역, <힌두교의 그림언어>, 동문선, 1994
첫댓글 드디어 순레기가 끝났군요. 수고,,감사,...
한국수미산순례단...Great Pilgr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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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뭉클합니다.
수미산순례단 멋집니다
두제체~~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