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약세를 보였던 강남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북권도 오름세가 꾸준하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말과 이달 초순(조사 기간 : 3월 22일~4월 4일)에 법원 경매 입찰에 부쳐진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은 98.8로 , 1~3월에 비해 크게 올랐다. 월별 낙찰가율은 1월 92.0%, 2월 93.2%, 3월 92.8%였다.
강남권 저가 물건에 입찰자 몰려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경우 경매 시장에 우량 물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도 바빠진 듯하다. 시세보다 싼 경매물건에는 21명이 몰리는 등 일부 물건에는 입찰 과열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낙찰가율도 101.5%로 전월보다 크게 뛰었다. 강남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1월 89.9%, 2월 88.7%, 3월 92.1%를 나타냈다.
입찰 경쟁률도 치솟았다. 이번 조사기간 입찰 경쟁률은 8.1대 1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올 1월에는 3.1대 1, 2월에는 4.3대 1, 3월에는 5.1대 1을 기록했다.
강남구 낙찰가율 125.1%로 전월 대비 34.8p 뛰어
강남권에서 가장 눈에 띄게 오른 곳은 강남구로, 낙찰가율이 125.1%에 이른다. 지난달에 비해 34.8%포인트나 뛰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경매에 부쳐진 강남구 수서동 신동아 아파트 17평형의 경우 21명이 달라붙어 감정가(1억8000만원)보다 훨씬 높은 2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무려 144%에 이른다. 같은 날 진행된 도곡동 동신아파트 30평형에도 5명이 응찰해 감정가(6억원)보다 1억1500만원 이상 높은 7억1580만원(낙찰가율 119.3%)에 낙찰됐다.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낙찰가율이 103%와 95.5%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달보다 송파구는 3.7%포인트, 서초구는 6.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경매시장 참여자들이 강남권의 모든 경매물건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주 동안 강남권 아파트는 43건이 경매 진행됐으나 낙찰 건수는 8건에 불과했다. 진행건수 대비 낙찰 건수의 비율이 18.6%로 매우 낮았던 것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이는 서울 전체 낙찰율(51.3%)에 훨씬 못미친다”며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 가운데 시세보다 싼 것에만 응찰자들이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노원구 등 강북권 강세 지속
강북권(강북ㆍ노원ㆍ도봉ㆍ성북ㆍ은평구)은 서울 5개 권역(강남권, 강북권, 강동권, 강서권, 도심권) 중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다. 106.6%로 3월 92.1%에 비해 14.5포인트 올랐다.
노원구는 올 들어 줄곧 낙찰가율이 110%선을 넘고 있다. 이번 조사 기간에도 변함없이 높은 112.1%로 집계됐다. 노원구의 경우 낙찰가율이 3월에는 112.7%, 2월 119.8%, 1월 113.8%였다.
강북구는 100.6%로 지난달 91.2%에 비해 9.4%포인트 상승했다. 성북구도 106.8%로 지난달 101.7%보다 5.1%포인트 올랐다. 도봉구는 107%을 기록했으며, 은평구는 79.7%로 강북권 중 가장 낮았다.
강북권은 전체 41개 경매 아파트 중 32건이 낙찰되면서 78%라는 높은 낙찰률을 보였다. 강남권(18.6%)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강서권은 보합권 머물러…금천구 약진 두드러져
강서권(강서ㆍ관악ㆍ구로ㆍ금천ㆍ동작ㆍ양천ㆍ영등포구)은 낙찰가율 93.4%로 3개월간 큰 변화가 없다. 강서권에서는 금천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조사 기간 동안 120.4%를 기록, 지난달보다 14.7%포인트 오른 것이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아파트 43평형의 경우 11명이 달려들어 감정가(3억4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높은 4억4160만원을 써낸 응찰자에게 돌아갔다. 낙찰가율 129.9%였다.
도심권(마포ㆍ서대문ㆍ용산ㆍ종로ㆍ중구)은 97.3%를 기록하며 지난 3개월 사이 가장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경기ㆍ인천은 하락세, 신도시는 상승세
경기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103.8%로 지난달 106.1%에 비해 2.3%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100% 이상의 높은 낙찰가율을 보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흥시 낙찰가율은 120.7%로 지난 3월 116.0%에 비해 4.7%포인트 올랐다. 의정부시는 121.0%로 지난달(117.1%)에 비해 3.9%포인트 높아졌다. 감정가 1억8500만원의 시흥시 정왕동 대림아파트 42평형은 지난 26일 경매됐는데 9명이 응찰했고 2억4170만원에 낙찰됐다.
동두천시 하락세 뚜렷
경기지역에서 하락 폭이 두드러진 곳은 동두천시로 88.6%의 낮은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지난달보다 20%포인트 빠진 것이다. 동두천시 생연동 파크타운 28평형은 감정가격 7500만원이었으나, 이보다 훨씬 못미치는 6411만원(낙찰가율 85.5%)에 4일 낙찰됐다.
신도시 아파트 낙찰가율은 113.9%로 지난달(106.2%)에 비해 7.7%포인트 상승했다. 분당이 80.9%로 가장 저조했다. 나머지는 100%를 넘겨 높은 낙찰가를 보였다. 일산 122.6%, 평촌 122.5%, 중동 111.7%, 산본 107.6% 순이었다.
인천은 92.9%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지난달(100.3%) 비해서는 7.4%포인트 낮아졌다. 남동구(87.4%)와 서구(87.4%)가 지난달보다 각 15.2%포인트, 10.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계양구(103%)와 연수구(103.9%)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낙찰가율 100%를 넘는 등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