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학습혁명>
학창시절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이었던 내가 공부를 못한다.
머리가 나쁘다고 자책하기 시작한 건 대학교에 입학한 뒤였다.
중,고등학교안에서도 성적 경쟁이 있긴 했지만 그래 봤자
시험 없이 추첨으로 들어간 일반계 힉교 안에서였다.
같은 시험을 보고 비슷한 성적을 받아 입락한 학생들과 경쟁해
A+, A가 아닌 B나 C라는 전수 1,2등이 아닌 몇십, 몇백 등이라는
등수를 받고 당시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사회에 나와서 학교에서의 경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직장에서 실적을 쌓고 매출을 올리는 데 학교에서
배운 영단어나 수학 공식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지능 검사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들 업무에
필요한
수치를 못 외우거나 심지어는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못 받으면 한심하다.
머리에 뭐가 들었냐는 소리를 들었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자만,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 교사나 힉부모가 원하는학생 상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어린이 또는 젊은이에게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
즉, 시대가 변하는 만큼 학습에도 혁명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교사나 강사들이 갗춰야하는 '기본기'중 하나는, 대량의 정보를 소화한
다음
이를 학생들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잘게 쪼개어 전달하는
것이다.
(중략)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보 전달을 준비하는 일에 너무나도 익숙한
우리는,
준비된 강의를 진행하는 동안 정작 학생들은 강의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자주 간과하고 있을까? (p.23)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엘렝 랭어가 쓴 <마음챙김 학습혁명>은
현재 널리 퍼져 있으나 학습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7가지 잘못된 통념 또는 마인드 세트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조목조목 반박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가 반박하는 교육에 관한 통념 첫 번째는
'기본이란 완벽히 익혀 제2의 턴성이 되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이 중요하다.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고 할 때 '기본' 또는 기초란 학습자 개개인의 특성이나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가르치는 사람이 가르치기 쉽도록 만든 것에 불과하다.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을 둘로 나누어
한 집단은 기초부터 시작해 단순 암기로 피아노를 배우고
다른 집단은 새로운 스타일을 계속 시도하며 배우게 했다.
그 결과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며 배운 집단이 성취도와 만족도 모두 높았다.
기본을 익히기보다는 다영한 시도를 통해 적합한 학습법을 찾고
흥미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가 더 높다.
저자가 반박하는 두 번째 통념은 '한 번에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한 집단은 단편 소설을 집중해거 읽고 내용을 그대로 암기하게 하고
다른 집단은 같은 소설을 읽되 다른 시점에서 읽거나 다른 결말을 상상하게 했다.
그 결과 소설을 집중해서 읽은 전자보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읽은 후자가 더 많은 내용을 기억했다.
이 실험은 생각할거리가 많고 주의 집중할 대상이 많을수록 기억력이 낮아지기는커녕
높아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쉽게 산만해지는 학습자는 꾸짖을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학습법을 알려줘야 한다.
우리가 학창시절과 그 이후의 생애는 "지금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그 보상을 받을
것 이다."
또는 "숙제 먼저 끝내. 그러고 나면 나가서 놀아도 돼"와
같은
명령과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황금기'라는 것은 정년퇴직한 뒤에야 찾아온다. (p.77)
저자는 '즉각적인 욕구를 참았다가 더 큰 보상을 얻으라.'는 믿음에도 반기를 든다.
놀지 말고 공부하면 나중에 더 큰 즐거움을 누릴수있다는
'보상 위주의 학습'은 학습의 본질을 훼손하고 영영
공부로부터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만들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배울 것인다. 저자는 공부를 놀이로,
놀이를 공부로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자고 제안한다.
하기 싫은 공부나 일을 놀이처럼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자유도'를 높여야 한다.
자유도를 높인다는 것은 학습자 스스로 변형하고 구분해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학습자의 재량을 높이고 창의력을 살리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좋다.
놀이를 공부로 만들기 위해서는 보상이나 결과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보상이나 결과를 의식하는 순간 보상이 주어지지 않거나
결과가 나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부담이 된다.
이 밖에 교육에서 기게적인 암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배운 것을 잊어버리는 것은 문제다.
니능이란 이미 정해진 사실을 아는 것이다.
정답과 오답은 엄연히 존재한다는 식의 통념에 대해 저자는
심리학 이론과 실험을 예로 들어 철저하게 반박한다.
개인차를 반영하고 학습자의 재량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실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엄청난 규모의 사교육 시장과 그에 투입되는 자본과 인력을 생각하면
무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입시 목적의 사교육에 투입되는 자본과 인력을 이 책에서는
'학습 혁명'에 쏟아붓는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